베스트 라이브

오늘은 괴인을 일찍 제압했다


제압이 아니라 죽였다고 해야하겠지만 딱히 중요한건 아니기에 상관없다


왠지 최근들어 약한 괴인들이 많이 오는것 같다. 수로 밀어붙여보려는 생각인걸까?


나야 일찍 처리하고 얀붕오빠한테 안겨있을 시간이 늘어나니까 좋지만


.....가슴이 살짝 답답하다. 또 커진거려나? 나중에 얀붕오빠랑 나갈때 사러가야겠다


협회에 요청해도 되겠지만 이상한 레이스나 망사형태만 가져다 줘서 기분이 더럽다


머리까진 돼지들이 날 보는 시선도 역겨워 죽겠다. 시선으로 강간당했다는건 이럴때 쓰는 말인듯 싶다


품평이라도 하듯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핥듯이 꼬라보는데 눈알을 뽑아버리고 싶다


아니야 얀붕오빠 보러가는데 얼굴을 구기면 못쓰지. 오빠목소리 녹음한거나 들으면서 인상좀 펴야겠다


"그러니까 그애들한테 필요한건 매니져가 아니라 상담사나 의사란 말입니다"


어라? 얀붕오빠 목소리다 


"그만, 이유가 있으니까 이러는것 아닌가. 적당히좀 하게"


아.....그 리버스 투블럭 돼지를 상대하고 있나보네


그럼 틀림없이 회장에 있을거다


나는 오빠를 빨리 보고싶어서 달리기 시작했다


"자네가 할 일은 자네가 맡은 아이만 잘 케어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넒은지 모르겠군"


나는 회장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봤다


키도크고 눈매도 매서운 얀붕오빠앞에 선 협회장....아니 그 돼지는 키도 작고 꼴사나워 보였다


짝!


.............저새끼가......오빠를 때렸어.....오빠를...오빠를...


"아.....하하하.....하....."


죽여버릴거야


찢어발겨서 육포로 만들어버리겠어


"마지막 경고일세. 우리일에 참견말고 우리가 준 일이나 똑바로 하도록"


오빠만 없었으면 너넨 진작에 나한테 죽었는데...



오빠는 바닥에 침을 뱉고는 내가 엿보던 문으로 걸어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T자형 복도 모퉁이로 몸을 숨겼다


"때려치든가 해야지 원...."


오빠....?


왜 그런말을 하시는거에요...?


저한텐 오빠뿐인데...


오빠가 없으면 저는....저는....


나도 모르게 모퉁이에서 몸을 들어내고 말았다


오빠는 살짝 놀란듯 당황해하셨다


"ㅈ.....저 더 잘할테니까요....!"


울면 안되는데


"그만두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요"


오빠 없이 난 더이상 버틸 수 가 없는데


"저 이렇게 빌테니까...!"


참고 참았지만 결국 울어버렸다


한심하게 질질짜는 나를 얀붕오빠는 상냥하게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따듯해서 너무 편안해서


그리고 마음속 한켠이 서러워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어느정도 진정되고 내가 눈물을 그치자 오빠는 나를 보며 말했다


"너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야. 그냥 협회 돌아가는 꼬라지가 별로 마음에 안들어서 그래"











역시 협회가 잘못된거다


오빠도, 나도, 다른 후배 마법소녀들도 아닌 협회가 글러먹은거다


웃음이 나온다


역시 오빠도 나랑 같은 생각이셨어


고개를 들어 오빠를 봤다


오빠의 뺨이 붉은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얀붕오빠....누가 때린거에요....?"


그 돼지새끼


"이거? 별건 아니고 그냥 친구들이랑 농구하다가 공에 맞아서 그래"


아뇨 그 개새끼가 그런거잖아요


"거짓말. 저 다 봤는걸요"


왜 그런 새끼를 감싸시는건가요


저는 마음만 먹으면 협회도, 이 나라의 썩어빠진 윗대가리들도 오직 오빠를 위해서 죽일 수 있는데


".....봤어...? 어디서부터....?"


아...아아.... 오빠


그             표          정            도                     너    무

        꼴            려      서      미            칠         것        같

  아       요


"얀붕오빠가 의사부르라고 할때부터요"


오빠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왠지 모를 가학심이 생긴다


지금 내가 방에 들어가면 오빠가 걱정하시겠지


안심시켜드려야 할텐데


오빠가 방 밖에서 강아지처럼 내 눈치를 살피는 모습을 상상했더니


"......저 방에 먼저 들어갈게요"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말이 먼저 나왔다


오빠가 날 싫어하면 어쩌지


귀찮은 년이라 여기면 어떡해


왜 그런거야


왜 그 잠깐을 못참아서


"어....응.... 먼저 들어가"


오빠......


상냥하신 저의 얀붕오빠..........


나               만    의     

   얀   붕          오       빠


방에 들어온 나는 방 밖을 투시해봤다


복도에서 머리를 긁적이더니 핸드폰으로 뭔가를 보고 협회밖으로 나가셨다


설마 떠나시려는건가요


이젠 저에게 질려버린건가요


제멋대로 행동하는 년이 싫으셨었나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저사람 돌아올겁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방안에서 들렸다


"안녕하세요 얀순씨. 저희는 초면이죠?"


부정형의 검은 안개같은 뭔가가 내 방 안을 떠다녔다


".........당신은 누구시죠?"


"아! 제 소개를 안했군요.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저는 세잔. 여러분이 싸우는 괴인들은 저희의 부하입니다"


부하? 그러면 이사람은 간부급인가?


나는 마법봉을 집었다


"워   워   진정하세요"


"진정? 너희가 한 짓거리를 생각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름모를 수만명이 죽었고


2년전 불현듯 나타난 괴인에 맞서 마법소녀들이 나타난 작년 전까지


전세계에서 수십만명의 군인들이 이름없이 사라졌다


"얀순씨는 마법소녀 같은것 보다도 저희같은 간부가 어울려요"


상냥한 여성의 목소리가 방을 채운다


"최근들어 상위괴인들조차 가뿐히 밞아버리시더군요


그리고 지금의 당신에게서 엄청난 살의가 느껴진답니다"


".....그래서 뭐"


"저희와 함께 싸워주세요"


미친년인가 진짜


"당신이 원하는것은 무엇이든 가지게 돕겠습니다"



"...........그게 끝이야?"


"무얼 더 원하시나요?"


"협회를 박살내고 싶어"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검은 안개가 내 몸을 감싼다


"뭐하는거야"


"당신에게 더 잘 어울리는 옷을 주는거죠"


안개가 내 몸에서 떨어지자 쓸모없는 프릴장식이 하늘거리는 분홍빛 옷이 깔끔한 올블랙 메이드풍 드레스로 바뀌었다


"마음에 드시나요?"


".....괜찮네"


벌컥


방문이 열렸다


".........얀....순아....? 그거.... 뭐야...?"


아아 오빠


돌아와주셨군요


오빠는 한손에 뚜X주르 케이크를 들고 오셨다


비싸셨을텐데..... 절 위해서......


"얀순씨? 저분은 누구죠?"


'당신과 친분은 있어보이는데요'


텔레파시인가? 이런것도 가능하구나


'물론이죠'


음.... 저분은....


"아.... 내 매니저분이셔 그리고




내가 너무 사랑해서 같이 데리고 갈 사람"


나는 마법봉을 들었다


내 손에 마법봉 대신 오빠의 팔뚝길이 정도의 얇은 지팡이가 잡혔다


'마법봉이랑 똑같아. 아니 조금은 다르겠지만 너가 쓰던 마법은 다 쓸 수  있어"


그립감은 오히려 이쪽이 더 편했다


깔끔한 디자인도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지팡이를 오빠를 향해 겨눴다


"얀순아 진정하고 그거 내려놔


일단 진정하고, 아까 그 사람은 누구니? 힘든일 있으면 내게 다 말해도 된다고 했잖니?"


상냥하신 오빠......바보같을 정도로 착해 빠지신 오빠.....


"오빠를 너무 사랑하는데 오빠는 그걸 몰라주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랬어요




그리고 오빠가 힘들어 하는거 보고싶지도 않아서요"


이       제             내

     꺼          야


오빠를 납치하는건 쉬웠다


텔레포트를 쓰고 범위를 못벗어나게 기절마법을 걸었다


텔레포트가 끝나고 도착한 곳은 넓고 세련된 방이었다


가구, 화장실, 식탁, 침대 어디하나 모자란 부분없이 멋진방이었다


"그래서 내 마법봉이랑 다른점은 뭐야?"


나는 간부에게 물었지만 그 안개는 내 곁에 없었다


"아아 미안해 조금 늦었지?"


글래머한 몸매에 웨이브를 준 긴 장발의 여성이 방에 들어왔다


".....? 당신 누구?"


"어라? 너를 이리로 데려온 사람인데 모른척하기야?"


그 안개였구나


"아무튼 이 지팡이는 마법봉이랑 뭐가 다른데"


그녀는 내게 거미를 보여줬다


"......뭐 어쩌라고?"


"오토메틱 이라고 주문을 외워봐"


"....오토메틱"


거미가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서서히 거미가 마네킹 제질의 인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다리부터 몸통 그리고 머리까지 완전히 변했다


"이제 명령해봐"


"뭐를?"


"아무거나, 거미가 할 수 있는건 다 할 수 있어. 그것 말고도 정찰이나 독거미를 이렇게 만들면 암살도 가능해"


나는 거미를 조종해 방안에 날아다니는 모기를 잡았다 


"....편리하네"


"그지? 그건 인형사의 지팡이라고해


세상 모든걸, 네 힘만 받혀준다면 모든걸 인형으로 만들어서 네 수하로 부릴수 있어"


헤에......편리한 지팡이...


"........ 부탁하나만 하자"


"뭐든지. 내가 가능한거면"


나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얀붕오빠의 뺨을 쓰다듬고 말했다


"나는 얀붕오빠를 사랑하는데 오빠의 과거에 대해 들어본적이 없어. 오빠가 의도적으로 피했거든. 그거좀 알아봐줄 수 있어?"


"식은 죽 먹기야. 맡겨만 줘"


그녀는 방을 나서며 말했다


문이 닫히고 나는 오빠를 내려다 봤다


멋지고 귀여운 우리 오빠


"....사랑해요...."


나는 천천히 오빠의 입에 내 입을 겹췄다











진도를 빼려했으나 그러는 일은 없었다

얀순이 시점에서 서술하느라 모든 힘을 다 쓴 유동은 진도를 빼내지 못했다

병신쉐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