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화면 이치카는 기타를 치고 있다

그런데 살면서 기타를 손에 잡아본 적도 없는애임

인연스에서 어쩌다보니 센세 앞에서 연주한게 처음이다



강에서 기타치는 사람 보고 "나도 저런거 하면 어떨까"

-> 생각나서 악기점 앞에서 멍때리다 센세한테 딱 걸림

이왕 흥미 간 거 한번 제대로 사서 해보자! 하는 센세 덕에

쇠뿔도 단김에 빼자며 악보까지 사버린 이치카



하와와 여고생쟝답게

못쳐도 뭐라하지 마시라며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는데



그런데 난생처음 손에 잡아본 기타인데

코드 두세번 잡아더니 처음 보는 악보도 바로 연주해버림

알고 보니 이치카는 ㄹㅇ '전부 잘하는' 탑티어 재능충인것



센남 앞에서는 아무거나 골라보셔도 연주해보이겠슴다!

라고 의욕붙었지만 막상 집에와서 혼자하니까 흥이 안남

-> 센남 앞에서라 들뜬 것 뿐이지,


진심으로 기타에 관심이 생긴게 아녔던 것 

아하하 하는게 상당히 허탈해하는 느낌으로 나온다

-> 뭐든 잘하니까 매사에 의욕도 없고 취미도 못 가진다


비슷한 문제를 겪는 학생으로 토키, 사쿠라코가 있지만

토키는 학교생활이란 토먼트급 난이도의 어려움이 있고

사쿠라코는 취미가 없는거지 의욕이 없는 문제는 아니다


게임 하나로 키보토스 최강자 '유즈퀸' 자리에 올랐지만

게임 플레이 -> 만들기로 도전에 뛰어든 유즈와도 다르고,


자아찾기를 노동으로 하느라 아직 취미 가질 여유가 없지,

자기 취향도 있지만 자각하지 못했을 뿐인 사버지도 다름


가장 비슷한 케이스는 아스나.

자극을 못 받으면 인사불성이 되어버리는 수준인데

이치카는 그게 몸이 아니라 심리적인 쪽으로 오나보다



손대는 족족 어려움 없이 다 잘 풀어버리니까

이치카한테는 도전도 없고, 성취감도 없고, 의욕도 없는 것

일상생활에서 '즐거움', '자극', '배움' 의 기회를 못 갖는거임

어떻게든 취미 가져보려고 이것저것 사와봤는데

 


그때마다 금방 숙련도 만렙찍은 나머지...

저번의 그 기타처럼 벽장행으로 간 물건들이 하도 많아서

중고거래 플래딱지를 달아버린 수준으로 어메이징 재능임


백귀야행이나 밀레니엄부터 찾아와서

중고가로 싸게 샀다고 기뻐하는 학생들 모습 보는게

이치카가 그나마 성취감을 느끼고 기뻐할 수 있는 일이다

-> 폐지 주워다 파는 아야네나 캬루 만나면 친해질거같다



아, 그런데 센세랑 같이 산 기타는 안 팔았음

"센세한테 칭찬받은거니까"


이거만봐도 존나쎆쓰한 암컷인데



"기타 갖고 싶어하는 다른 학생이 나온다면 팔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저한테만 잘해주시는게 아니라는 건 잘 안다"

-> "그러니까 저도 선생님께 잘해드릴 기회를 달라" 라면서



뭔가 곤란한 다툼에 휘말리거나 고민이 생기면

자기를 꼭 불러달라고 센세한테 약속을 받아낸다



표현이 서툴러서 사랑싸움 얘기라는 걸 드러내놓고 말하는 카즈사랑 비교하면

말재주 부려서 "센세 -> 다른 학생이 사갈지도 모르는 기타" 에 은유하고 있는거다

물론 둘 다 자업자득 박는만큼 센세는 카즈사한테도 이치카한테도 따먹힐 운명이다


이런 이치카한테도 불가능한 일이 아주 없는건 아니다

츠루기 억제기 역할은 사실 츠루기 스스로 판단해서 날뛰는거라 자기 손을 벗어난 일이고

이번 이벤스처럼 성공하냐 마냐를 떠나서 그 자체로 부담스러운 일이라면 부담감을 느낀다



자기 손을 벗어나버린 "이미 망해버린 일들" 이라면

-> 노력해서 된다 안된다까지 금방 아는 수준의 재능임



이 고민은 이치카가 자기 성격만큼 철저히 숨기는 고민이다

원래 성격부터 "아 이거 지금 줘패면 바로 해결되는데" 처럼

재능에 실력이 더해져서 더 답답한 걸 참는 것 같기도 한데,


당연히 이런 어메이징한 비틱질을 털어놓을 상대는 없음

이치카가 매사에 적당히, 필요한 정도로만 처리하더라도

이미 정실부 안에서 엄청 칭찬받는 몸이라 더욱 그런 상황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자기한테 의미있는 칭찬은

"아직 자기를 잘 모르는" 선생님한테 받는 칭찬뿐이고

그래서 이치카는 "자기 모습을 더 드러내고 싶다"

-> "재수없게 보일까봐 두렵다"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걸 보고 다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읽어보면

하스미가 츠루기 데려가서 받아올 만큼 열심히 준비하는데

이치카는 아무런 의욕도 느끼질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니까

의욕넘치는 분위기를 못 견뎌서 도망쳐버렸다는 얘기가 됨



사실 정실부는 유난히 의욕충만한 집단임

뭔가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 몰두하는 학생들만 모여서다

나츠가 세 치 혀로 순식간에 꾀어낼 정도로 욕망들이 큰데

'정의실현' -> 이건 어지간한 욕망이 아니면 할 수 없어서임


'정의가 뭔지 판단하고 행동으로 실천한다'

마시로는 인연스 내내 그거만 고민할만큼 어려운 과제임



근데 이치카는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자연스럽게 '정의실현'

-> 도움이 필요한 사람한테 도움을 주는 일을 그냥 잘 한다

별 고민없이 아 이럼 되겠슴다 하면 그게 정의실현임ㅋㅋ

얘는 진짜로 사소한 일도 중요한 일도 '그냥 다 잘한다' ㅇㅇ


하지만 이치카는 이런 면에서 오히려 컴플렉스가 심하다

손대는대로 다 해낼만큼 실력도 자신도 있는데 대체 뭐가?



이치카는 남들이 의욕있게 뭔가 몰두해서 도전하는 것

-> 그게 성공하든 실패하든 '진심' 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그 모습이 존나 빛나서 부러워하다 못해 자기비하를 한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리 많아도,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의미가 없잖슴까"


'좋아하는 일이 있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빛나보인다'

자긴 전혀 빛나지도 않고 이런 본모습이 무서웠던거임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선 찾을 수가 없으니까



마시로, 코하루는 정의덕질이랑 섹스덕질을 하고 다니고

하스미는 위시리스트도 있지, 다이어트도 해야 하지,

츠루기는 애용품을 한 상자 가득 모아서 간직하는데



이치카는 그런 진심이 담긴 뭔가가 하나도 없었다

'센세가 칭찬해준 기타' 하나가 처음이자 유일한데

진심이 없다는 진심을 처음 고백한 상대도 센세뿐임

-> 이걸 털어놓기까지 내적고민이 어땠을지를 보자



자기보다 압도적으로 빛나는 사람들한테 둘러싸여있고

자기처럼 못되먹은 성격에 진심으로 어울리지도 못해서

헤실헤실 웃는 척만 하는 사람이 다가가다 남들이 본다면?



무슨 업무든 다 잘 하면서 "업무 핑계로 못 만났다"

-> 마음만 먹으면 "아 제가 하겠슴다" 하고 올 수 있지만

자기 본모습을 센세가 안좋게 볼까봐 무서워서 못한거임



눈에 보이는대로 센세빼고 줘팼다가 겨우 진정했을때,

이치카의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하면 꽤나 피폐물이다

역시 이런거보면 공식이 제일 피폐맛집임...



그런데 이런 초재능여고생한테서 센세가 본 것은

'노력' 이다



이치카의 진심은 "개빡치는데 전부 패버리고싶다" 였음

하지만 "그런 진심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또한 진심이다

-> 둘 중 어느 쪽을 이치카의 '진심' 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진심이라고 믿으면 그게 진심이다"

괜히 넘치는 의욕의 카스미랑 같이나온게 아녔던거임



"일단 찾는 걸 그만두고, 마음 가는대로 해보자"

인연스에서 내린 결론도 이벤스의 '노력' 과 같은 의미임


이치카는 자기 진심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그것이 자기가 유일하게 '노력' 하는게 가능한 일이니까

하지만 '노력이 진심을 증명한다' 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1. 진심을 증명해낼 경우, 그것은 노력이 아니라 재능빨임

2. 진심을 증명 못할 경우, 그래도 노력을 계속할 수는 있음

-> 1번보다 2번이 이치카의 '믿음' 에 타당하다 여겨진거임



자기 진심이 어떤지는 이미 찾아낸 지 오래지만,

"이런 것이 나의 진심일 리 없다" 라고 믿어버린 탓에

노력하는 동안에는 자기 진심에서 눈을 감을 수 있었다


따라서 센세가 제시해준 선택지는

다른 어딘가에 자기 진심이 있을거란 "믿음을 버려라"

-> "너 자신을 믿어라" 라는, 존나 심플한 결론이 된다



그리고 이미 이치카는 타인의 진심을 믿을 줄 알기 때문에

남들은 에덴조약 3장까지 빡세게 구르며 겨우 깨달았는데,

재능충답게 그 자리에서 "잘 모르겠지만 믿겠다" 라고 한다



"너의 진심을 믿어라" 라는 센세의 말을 "믿는다"

너의 진심 -> 센세에게 '이치카라는 타인' 의 진심인데,

센세의 말 -> 이치카에게 '센세라는 타인'의 진심이 됨


언어의 마술사 아니냐고 눈치깐 것처럼 이건 말장난임

너의 진심 -> 이치카에게는 이치카 자신의 진심이고,

센세의 말 -> 센세에게는 센세 자신의 진심이 되니까


자기불신은 "나 자신을 믿지 못하겠다" 라고 믿는건데,

"센세는 이치카가 자신을 믿을 거라고 믿어요" 해주면?

센세 믿기 vs 자기불신 믿기 중 전자를 고를 수밖에 없음

역시 말장난으로 에덴조약 긴빠이에 성공한 센남충답다



그런데 이치카가 센세를 믿고 자기 진심을 받아들이자...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을 마음껏 즐기기 시작한다

이치카가 눈뜨면서 하트 띄울때 센세 반응이 ㄹㅇ임




로딩화면 이치카는 정황상 이런 일들이 지나간 다음임

남들 앞에서 벽장에 넣어뒀을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이건 독점선언보다 훨씬 더한 암컷어필이다


"기타연주에는 관심 없다"

"선생님이 칭찬해준거라 갖고 있다"

이건 이치카랑 센세만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센세와 이치카만 이해할 수 있는 둘만의 애정표현이다

남들 시선 신경 안쓰고 자기 진심을 전할 방법을 찾은거임



이런 이치카한테 줄 수 있는 선물은

이것저것 다 잘하는 애답게 종류도 다양하지만

고급선물 선호가 따로 없는 애들도 있지만 얘는 있음


샤무엘라 더 비욘드 향수인데




메모리얼 열어준 날의 꽃향기가 떠올라서 그런걸까?

사무엘라 더 비욘드는 '사랑스러움의 향기' 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