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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알리는 수탉이 아직 잠든 새벽, 도시 바깥에 있는 조그마한 마을에 언제나 제일 먼저 불을 밝히는 집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항상 후끈한 열기와 쇠 냄새가 나는 톰의 대장간이었다.


톰은 다른 도심지의 뛰어난 대장장이들처럼 마법부여나 정령을 쓰지 못하는 지극히 평범한 대장장이였다. 결국엔 다니던길드를 때려 치고 이곳저곳을 방황하다 결국엔 조그마한 마을에 눌러앉았다.


톰은 매일 같이 용을 잡겠다며 허풍떠는 콧대 높은 모험가들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별명을 들이대며 으스대는 용병들이던져둔 무기와 방어구들을 손질하고 시간 나면 튼튼한 농기구를 만들어 주변 농민들에게 싸게 팔면서 살았다.


땅거미지는 어느 날이었다. 이제 손님은 그만 받고 밀린 일을 하려고 대문을 잠글 때 대문 밖에 넝마 차림의 누군가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거, 이제 손님 안 받으니까 내일 아침에나 오슈.”


“이거 고쳐줘.”


대장간의 불빛에 비친 모습은 누가 봐도 꼬마 거지로 보일 만큼 잔뜩 야윈 소녀였다.


마감 시간에 와서 주문받으라고 진상짓 하는 손놈들을 내쫓은 게 하루 이틀이 아니었던 톰은 평소와 같이 욕 한 바가지 하며 내쫓으려 했지만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얻은 교훈을 떠올렸다.


‘길 가다가 만나는 여자와 노인 그리고 어린아이를 조심해라’


어마무시한 마법과 괴물들이 널려있는 이 거친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교훈이었다. 그는 한숨 지으며 손님들이 주문한 것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리켰다.


“거따가 두고 내일 오후 4시에 찾아가.”


소녀는 넝마 속에 감추어둔 검 두 자루를 맨 뒤쪽에 두었다.


“하아... 손님 거긴 쓰레기 버리는 곳 아니라고...”


맡기려는 물건이 고블린들도 안 쓸 정도로 망가진 한손검 두 자루였다. 분명 이걸 수리해도 한 번만 세게 내려치면 두 동강 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그의 미간이 한껏 구겨졌지만, 그녀가 톰을 바라볼 때  느낀 왠지 모를 섬뜩함에 조곤조곤 그녀에게 이건 못 쓰는 거고 오히려 그녀에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잔뜩 실망한 그녀는 마치 코 묻은 용돈을 가지고 사탕 가게에 온 꼬마처럼 무기들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 푼돈으로 아무것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안 그녀는 다시 부서진 검 두 자루를 들고 안절부절해있었다.


“야, 너 얼마 있어? 보여줘 봐.”


구부러지고 녹슬어서 초록색이 된 동화 세 닢 택도 없었다. 톰은 한쪽 벽에 묶여있는 농기구들 뭉치에서 한손낫을 꺼내 보여줬다.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농기구밖에 없어.”


사실 그가 만든 농기구는 온전한 동화 네 닢은 줘야 했지만 나름 자존심 있는 모험가나 용병이 농민이나 쓰는 걸 좋다고쓸까? 그는 나가라는 말을 나름대로 돌려서 말했다.


하지만 꼬마 숙녀는 눈을 반짝이며 한손낫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잡는 법을 이리저리 바꾸며 손목을 조금씩 움직여 보였다. 칼밥을 먹고사는 사람들과 오래 지내다 보니 어느 정도 안목을 지닌 톰은 그녀가 드잡이질이나 할 법한 수준이 아니란걸 느꼈다. 


“잘 곳은 있니?”


꼬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미 야심한 밤이었다. 그는 저 족제비 같은 꼬마가 남의 씨암탉이나 훔쳐 먹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톰은 자신의 애마 스트로베리가 무사하길 기도하며 대장간에 딸린 조그마한 마구간에 자고 수탉이 울면 냉큼 꺼지라고하며 그녀를 마구간에 밀어 넣고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빵 한 덩이를 던졌다. 


그는 자기 나름대로 마을의 좀도둑을 예방했다며 뿌듯해했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그는 자주 찾아오면서 돈도 안 되는 진상 고객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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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패러디 두어편 써보고 처음 써보는 창작 소설이야 지금 내용을 보면 제목은 이게 괜찮을까? 얀데레 채널인데 써보니까 얀데레가 별로 안들어있네 다음편에 넣어보려고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