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데레의 꿈을 꾸고싶다


꿈속에서 외롭고 불쌍해 보이는 얀데레하고 놀아주는

꿈을 꾸고싶다


슬슬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되어 돌아가려는데

얀데레가 내 품에 달라붙은 채 나를 놓아주지 않는거야


그리곤 내게 부탁을 하나 하는거지 자기가 너무 외로우니

다음에도 자기와 만나면 꼭 함께해달라고 부탁하는거야


솔직히 꿈속인지라 현실에서 별 영향이 있는것도 아니고

만난다는 보장이 있는것도 아니라서 별 생각없이 흔쾌히 

허락했어


그렇게 매일 밤 꿈속에서 얀데레를 만나면서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거야


현실에서라면 시간이나 돈이 부족해 하지 못했던 것들

비싼 음식들을 먹으러 돌아다니고 백화점 명품관에서 

마음껏 쇼핑도하고 


남자와 여자가 할만한 짓들은 모두 해보기도 하고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꿈속의 얀데레도 조금 음침하게 생겼을 뿐이지

정말로 미인인지라 솔직히 일어나기 싫다는 생각이

더 컸어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하는거야 


잠에 드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는거지


처음엔 몇분정도 였지만 30분, 한 시간, 꿈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직장에 지각하는 날들이 늘어나고


슬슬 꿈속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즐겁지않고 초조해지기

시작해 얀데레에게 이만 가봐야하니 빨리 잠에서 깨어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얀데레는 자기가 왜 그래야 하는둥 그런 비참한 현실보단 

차라리 꿈속에서 영원히 자기와 함께하자는등의 대답만 

돌아왔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으려 알람을 여러개 맞추고

일찍 잠에 들어 잠자는 시간을 어떻게든 맞추려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어


결국 얀데레와 꿈속에서 함께하는 시간은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있었거든 


이제는 하루에 잠만 12시간 넘게 자버려서 직장 다니는것도

조져버렸는데 얀데레는 별 생각이 없었거든


어느샌가 얀데레의 소심했던 모습은 언제 그랬냐는듯 나에게

더욱 집착하며 꿈에서 깨기 전까지 절대로 놓아주지 않으려 

하고 


그렇게 한번은 단단히 화가나서 얀데레에게 지금 당장 

깨우지 않는다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지만 


얀데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는듯 


압도적인 힘으로 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강하게 

끌어안으며 자기한테서 대들면 후회하게 

해주겠다며 적반하장을 하면서 


힘이빠져 축 늘어진 나를 침대에 눕히고 온몸을 

주먹으로 패고있었어 더 이상 나약하고 불쌍한 

얀데레는 온데간데 없었고


그저 나만을 탐하고 집착하면서 지배하려 드는 

얀데레만 남아있었어


조금이라도 반항하려들면 내 목을 졸라대고 

주먹으로 사정없이 복부를 때리면서 손가락을 꺾어대고

그래도 사랑한다면서 짐승처럼 긴 혓바닥으로 내 

목구멍 넘어까지 탐하기도 했어


결국 죽다 살아나듯 꿈에서 깬 나는 얀데레가

진심으로 나를 꿈속에 가두려는 속셈이란걸 확신하게 되고


꿈속에서 조금씩 미쳐가는 얀데레와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워 꿈에서 깬 순간부터 잠에 들지 않으려 

커피와 에너지드링크, 카페인 알약을 입에 털어넣고 

잠에 들려 할때마다 몸을 꼬집어대기 시작했어



하지만 인간이 잠을 안자고 버티는데에는 한계가 있었어

결국 내 정신은 피폐해져 얀데레의 환청을 들으면서

제발 용서해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방을 헤집고


손톱을 뿌리까지 물어뜯기 시작해 

피가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와중에도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잠에 들지 않으려 더욱 심하게

자해를 하다가 결국 지쳐 쓰러져버려


그리고 꿈속에선 오랜만에 돌아온 나를 반기는 얀데레가

있었어


실제로는 2주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얀데레는 마치

내가 몇년을 도망쳤던 것처럼 기쁨과 동시에 원망이

섞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어디 갔었던거야? 그동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우리 애기 그동안 나 안만나려고 이런 개짓거리 했던거야?

내가뭐라고했지?뭐라고했어?야씨발좆같은새끼야너

바람피웠던거맞지?현실에있는년이랑눈맞아서날버리려했

던거지?안돼안돼우리애기여기서절대안내보낼거야내가

조금이라도한눈팔면바로도망칠거잖아내가슴에못을박아버릴

거잖아내가이제부턴우리자기서운할일없게해줄테니까알겠지?"


꿈속은 얀데레가 이상적으로 바래왔던 공간이었어


어두운 방과 두명이 눕기에 알맞은 크기와 과분할 정도로

푹신한 침대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는 방에 놓여진 침대에 얀데레와 

단둘이 누워 일방적으로 얀데레에게 사랑을 받다가 

정신이 불안정한 얀데레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면 

각종 고문기구들로 나를 고문하는거야


얀데레의 기분대로

칼로 난도질을 당하고

상처에 못이 찍히고

망치로 뼈가 부러지고

팔다리가 잘려나가



괴로움에 비명을 질러대긴 했지만

꿈이라 그런가 속으론 내심 나쁘지 않았어


팔 다리가 없어져 마치 애벌레와 같은 모습이 되어

드디어 화가 좀 풀린 얀데레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나를 끌어안는거야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오늘이 며칠 몇시인지 도망갈 마음이 사라져가고

내 기억과 기억속 사람들도 잊혀져가고


얀데레의 입맛대로 만들어진 기억이 그 자리를 꿰차기

시작하며 그날도 어김없이 내 귓속으로 혓바닥을 

집어넣어 기분좋게 핥아주고 있던날

문득 한 생각이 들었어


평생 여기서 얀데레하고 살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