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사회과학의 층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앤젤라는, 드디어 자신이 찾던 것을 찾아냈다.


"보아하니, 뇌도 있고, 살점들도 남아있으니, 이 정도면 쓸 수 있겠어."


도서관이 작게 요동치며 은발의 인형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롤랑, 곧 생일이었으니까."


지금은 도시 기준 5월 14일.


내일은, 롤랑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해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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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 롤랑!"

"하하, 이거 부끄럽네."


오늘은 5월 15일, 나의 생일이 밝아왔다.


다들 나에게 이런 저런 선물을 줬고..


"롤랑, 이건 내 선물이야."

"오, 뭔데?"

"생일빵!"

"잔상이야."

"썅!"


...이런 식으로 생일 빵을 날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나는 티페리트고, 나머지는 게부라였다.


"롤랑, 나도 선물을 준비해봤어."

"오, 앤젤라가 준비한 선물이라?"


게부라한테 얻어맞아 흐르는 피를 닦으며 나는 앤젤라의 말을 들었다.


"선물이 뭔데?"

"일."


그러자, 수많은 책들이 나의 앞에 떨어졌다.


"일해."

"아 젠장."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곳에 있는 책들은 글자는 없고, 오로지 악보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이거 뭐야, 예술의 층 거인가?"

"새로 생긴 층이 있거든, 그곳으로 옮기면 돼."

"뭐, 알았어."


그렇게 계단을 타고 층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자연과학의 층으로 내려가는 중간 쯤에, 새로 생긴 층이 보였다.


"보자...음악의 층, 지정사서는...이름이 안나와있네."


누구인지는 감이 잡히질 않았다.


과거 회상에서 나온 로보토미 세피라들은 이미 다 나왔을 텐데.


"설마, 앤젤라를 만든 아인이라는 놈인가? 아니면 카르멘?"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며 생각을 정리할 때 쯤, 드디어 층에 도착했다.


"어이~, 책가져왔어!"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뭐야? 아무도 없어?"


텅 비어버린 공간, 나는 조심스레 책 정리를 하려 했다.


"후...도대체 어디로 간...어?"


그리고, 내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스치듯이 보인, 반짝이는 은발이.


"자..잠깐만!!"


이건 지정사서를 찾아서 였을까, 아니면 머리 색이 내가 알던 누군가와 너무 닮아서 였을까?


나는 전속력으로 달리며 은발의 흔적을 쫒았다.


"기다리라고!!"


점점 주변이 바뀌어 갔다.


안젤리카와 살던 9구 음악의 거리.


은발의 누군가는 나의 옛 집으로 달리고 있었다.


걸음을 할 수록, 달리기를 반복할 수록, 나의 의심은 점점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내 집 앞에 도착했다.


"허억....허억...허억..."


나는 떨리는 손으로 집의 문을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열어내었다.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그곳에서,


"아....아아..."

"롤랑."


내가 그토록 찾던 것을 찾아내고 말았다.


"아아아....."


나는 기뻐서 안젤리카를 끌어 안았다.


정말로 안젤리카였다.


환상도, 꿈도 아닌 안젤리카.


"다시....다시 만나서 정말..."

"그래요, 저도 반가워요, 롤랑."


안젤리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이것이 정말 앤젤라의 선물이라면...


정말로, 정말 감사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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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하니, 잘 만난 것 같네."

"이렇게 배경까지 바꿔주면서 둘을 만나게한 이유는 뭐야?"

"그냥, 생일 기념이랄까."


앤젤라는 행복해 하는 둘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생일 축하해, 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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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생각나고 롤랑 생일에 쓸까 했지만, 그냥 지금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