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도 아버지랑 애증의 관계라서 어떤 형태로든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충돌을 다루는 작품을 몰입해서 보는 편임

근데 이번에 유독 힌들리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던게 하필 나도 아버지한테 널 자식으로 생각안한다는 소리 들어본적이 있어서임 ㅎㅎ


아버지도 사람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식에게 잔인하고 속을 후비는 소리를 할 수 있음 나중에 불리해지면 비겁한 행동도 잘함

구체적으로 그걸 열거하기는 좀 그렇지만 당신도 사업이 망가지고 이혼하고 그러는 와중에 나를 대신 맡아서 키워주는 조부모님 하고도 갈등이 있다보니 사랑 이전에 의무가 더 큰 자리를 차지했던것 같고 그러는 중에도 2주일에 한번은 차로 4시간은 족히 걸리는 지방까지 꾸역꾸역 나 보러 왔던걸 생각하면 사랑했던건 맞지만 어른스럽게 행동하기에는 그냥 너무 여유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함


나는 이걸 해소하는 방식을 그냥 반골로 가져갔음 당신이 하는 모든 걸 당신보다 더 잘해내고 말겠다 절대로 당신이 쓰지 않는 방식으로


아버지는 당시에도 샤대를 졸업하고 군대도 국비 장학생으로 째고 미국유학을 가서 박사까지 받았으니 굉장한 사람이었음 다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괴멸적이고 태생적으로 오만한 사람이라 같이 일해보면 참 ㅋㅋ 호감작을 잘하는 분이었음

나도 아버지랑 전공이 같은데, 나는 모든 걸 반대로 했음 이공계였지만 기술은 베이스로만 삼되 커뮤니케이션, 프레젠테이션, 프로젝트관리 능력 같은곳에 몰빵쳤고 이걸로 아버지를 뛰어넘진 못했지만 지금도 밥 벌어먹고 가정도 이루고 잘 살고 있음 아버지는 내가 이런 식으로 본인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나름의 성공을 이루는 것에 매우 오묘한 기분을 느꼈던것 같음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나름의 길을 개척했다는걸 인정할수밖에 없는 위치까지 왔고 지금은 이게 내 인생의 가장 큰 자산임


힌들리를 비난하려는건 아니지만 힌들리 같은 캐릭터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갈등서사에 굉장히 자주쓰이는 템플릿임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으니까 자주 쓰이는거겠지?

하지만 모든 힌들리들이 그 한마디의 주박에 사로 잡혀서 인생을 ㅈ같이 보내는건 아님 오히려 한마 바키 빙의해서 내가 진짜 저인간 만큼은 재낀다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이겨내는 사람들도 있고 오히려 정말로 뭔가를 이루고 나서야 인간 아버지를 비로소 이해하고 용서라는걸 할 수 있게 되거든

그래서 그냥 힌들리가 너무 안타까웠음 다시 말하는데 비난이 아니고 정말 사람들이 여기에 걸려 넘어져서 다시는 못 일어나는 케이스도 많음 그래도 씨발 뭐 그런소리 듣고 꿍해있냐고 ㅋ 까짓거 너도 저 사람 니 아빠라 생각하지 말고 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 넌 그냥 너 스스로랑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옆에서 좀 붙잡아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좀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음 ㅎㅎ 


어차피 필요에 의해 서사가 만들어진 캐릭인데 무슨 게임스토리에 그정도 과몰입을 하냐고 할수도 있지만 ㅎㅎ 나이 서른 중반 아재가 시간 쪼개서 게임을 붙잡고 있다는건 그냥 그만큼 몰입을 하고 있어서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