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넬리의 배신에 대해서 좀 아쉬워 했잖아 

배신한 이유가 공감이 좀 덜된다고 

근데 원작을 읽고 한 번 더 진득하게 보니까...

넬리가 이해가 감 


간단하게 말해서 넬리는 ㄹ과 히스클리프에 끼어 버린 상황임

근데 더 환장한 건 이 ㄹ과 히스클리프는...

빌어먹을 희대의 정병 커플이자 상호 얀데레 커플이자 동시에 넬리 입장에서는 환장 하고도 남을 정도로 머저리 쑥맥 커플임 

왜 쑥맥이냐고?

간단함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데 그걸 정작 당사자 앞에서는 절대로 표현을 못하거든 


ㄹ과 히스는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데, 그걸 은연 중에 이미 서로 알고 있는데, 문제는 이 병신 커플은 정작 당사자 앞에서는 그걸 좆도 표현을 못하는 쑥맥 중의 쑥맥이라는 임 


근데 넬리는 이 둘이 서로를 사랑하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 애초에 둘을 키워낸 보모이기도 하고 ㄹ의 최측근으로서 그녀의 곁에서 말동무가 되어 주고 하는 것도 넬리였으니까. 히스클리프의 진심도 잘 알고 있었고. 


다르게 말하면 이 병신 커플의 가장 가까이에서 둘의 광기어린 사랑을 지켜보는 것도 넬리임. 그래서 원작 화자가 넬리인 거고. 


하지만 원작을 비롯한 일반적인 평행세계 넬리들은 미래를 알지 못하고 평행세계를 알지 못하기에 큰 문제는 없었음 

그냥 둘 사이에 껴서 흘러가는 작은 톱니바퀴였으니까 

그런데... 림컴의 넬리는 달라. 림컴의 넬리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미래와 평행세계들을 모두 봤음 

그러면서 깨달은 거지 

앞으로도 이 병신 커플은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끝없이 광기에 휩쌓이며 넬리 자신은 그 사이에 끼어서 고생만 한다는 걸 

그리고 자신 역시 이대로라면 똑같다는 걸 

여기에 더해서 이 병신 정병 쑥맥 커플이 어떤 평행세계에서도 그 쑥맥기질 못 고치고 지랄나는 걸 봤으니 

답이 없다 느낄 수밖에 없던 거지 


즉 안 그래도 미친 정병 커플에 끼인 상황인 것도 모자라서 미래에 평행세계를 알았는데 그 중 자신이 맨날 고생만 하고 원인이 되는 이 망할 커플은 끝내 쑥맥기질 못 고치고 엇갈리기만 하는 걸 봤으니 증오가 안 생길 수도 없는 거지 


그래서 림컴 본편에서 나태하다고 존나 까는 거임 


진짜로 사랑한다면, 그리고 용기가 있다면 고작 편지 따위가 아니라 직접 찾아왔을 테니까. 쫓겨나더라도 ㄹ을 만나기 위해 달려들고 또 달려들었을 테니까 

물론 이건 넬리 입장이고 히스클리프는 자격지심과 자기혐오 때문에 용기를 못 낸 거라 좀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폭풍의 언덕이라는 원전의 모든 비극은 결국 서로에 대한 소통 부족, 대놓고 말해서 정병 쑥맥 커플이 그 쑥맥 기질 끝까지 못 버리고 엇나가는 이야기고 넬리는 수많은 약간 다른 버전의 그런 폭풍의 언덕을 보고 당사자기도 한 입장이니 분노할만 한 거지 


하지만 이해가 간다고 해도 ㄹ이 사라졌음에도 황금가지 닌자짓 한 건 아직도 못 참겠다 

씨이발년 

그렇게 원하는 자유를 히스클리프가 줬음에도 그 은혜를 원수로 갚아?

존나 좆같네 

 

아니 그리고 금지어로 컨셉 지키고 싶은 건 잘 알겠는데 

드립이 아니라 진지한 글 쓰는데 존나 방해되는 데 적당히 하면 안 됨?

초성도 막아버리는 건 너무 하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