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이지고 난 뒤 버스에는 밤이 찾아왔다.

모두가 잠든 시간대 조용한 버스 안에는

뫼르소가 보초를 서고 있었다.


"뫼르소? 금일 보초 당번은 너가 아니라 히스클리프가 아냐?"


"이스마엘 수감자에게 보초를 대신 서주기를 부탁받았습니다."


나는 의야해져서 이렇게 물었다.


"이스마엘이? 아니 잠시만 그건 그렇다고 치고 왜 너가 이스마엘 대신 보초를 서기를 자처한거야?"


"이스마엘 수감자와 마찰이 일어날 경우 회사 내의 업무효율이 감소할 것이라 판단되었기에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자 보초를 서기를 자처했습니다."


"그렇구나 고생이 많네"


"..."


...나는 문득 예전부터 궁금해진 물음을 던져보았다.


"뫼르소...너는 감정을 느껴?"


"슬픔과 기쁨 등의 감정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느낍니다.그러나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혹시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물어봐도 될까?"


"...그것이 명령이라면.."


"사람들은 저마다 감정을 드러내며 살아갑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서로 불필요한 감정마저 드러내며 후에는 크고 작은 불화를 일으킵니다."


"저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분노와 슬픔을 드러내는 것이 타인과 자신에게 불화만을 일으키기에 저는 그것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맞는말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감정을 타인에게 쉽게 보이곤 한다.그러는 과정에서 간혹 서로가 서로의 기분을 상하게 하며 끝에는 안 좋은 기억으로 남으며 끝이 나는 경우가 대게 많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확실히 타인에게 분노나 슬픔같은 감정을 나타내는 게 불화의 불씨가 될 수도 있어.그렇지만 그 불씨마저 보지 못하면 우리는 그 사람의 안에서 불이 나는지 안 나는지 조차 모르고 물을 가져다 주지 못할꺼야."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에게 스스로를 드러내야 해.

그래야만 타인이 내 마음을 그리고 내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공감과 위로 혹은 이해를 건내줄 수 있게 될꺼야."


"..."


우리는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다.

뫼르소는 내가 한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는건지

그저 정자세로 굳게 앉아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나는 정적을 깨고 이내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물론 지금 당장에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어.

하지만 삶을 살아간다면 결국 내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야 하는 때가 올거야.그리고 그때는 자신도 모르게 이성적인 판단이 앞서기 보단 네 마음이 먼저너를 대변하게 될꺼야."


"...관리자님이 말씀하신 발언은 아직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해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내 말이 전해진걸까...아닌걸까...뫼르소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그렇지만 이걸로 그가 스스로를 드러내며 타인과 어울리며 삶을 살아가는데 미약하게 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그렇게 버스 내의 고요한 밤은 지나가고 눈부신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태양이 뜨고 있네...벌써 아침인가봐 이제 보초도 끝났고 슬슬 들어가봐 뫼르소."


"알겠습니다.지정된 업무를 끝내고 수감자실로 복귀하겠습니다."


"그래...수고했어 뫼르소.."


뫼르소와 같이 보초를 서서 그런가

몸이 피곤한 나는 이내 그렇게 간략한 인사를 끝으로 내 방으로 복귀했다.

자려고 내 침대에 누웠을 때 아침 태양은 그 무엇보다 밝게 내 눈에 내리쬐곤 하였다.


"...햇빛이 참 눈부시네..."


이내 태양이 계속하여 따갑게 내 눈을 내리쬐곤 하였지만 날을 센 피로탓일까 그조차 얼마 안 가 나는 태양빛 아래에서 짧은 낮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