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아 군대에서 휴가 나와서 3일 동안 꾸준히 밀어서 결국 오늘 엔딩까지 다 봤다.

일단 첫 감상 후기로는,

이걸 군대에서 처음을 따였으면 씨발 존나 자살마려웠을 거다

경던 6스테 잠긴 상태로 거의 1달 넘게 손해 봤는데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물론 그 전에 스포는 최대한 피하고 싶었는데 순간의 실수로 들어간 곳에서 캐서린 얼굴을 봐버렸지만 거기서 끝나서 다행인 듯


6장은 5장처럼 무슨 인생의 교훈이 담겨있다거나 특별한 의미라는 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음.

다만 그만큼 그 모든 것들이 서정적인 측면과 감정 쪽으로 몰아붙여 순수하게 스토리 그 자체로 안타깝고 아프고 가슴 사무치게 슬펐던 것 같다


서로가 말하지 못한 진심으로 와전되고 왜곡된 진심에서부터 시작된 비극이 결국 그 당사자를 넘어 주변인까지 끌어들이는데 정작 그 과정에서 누군가 처음부터 그 비극을 계획한 것도, 악의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 너무 애처로웠다. 누군가 원인이라도 있다면 옳지 못한 일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해결로 복수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조차 없으니 말 그대로 해결책 자체가 없는 비극이라 전부 속수무책이었지


그 비극의 원망은 결국 자신을 넘어선 또 다른 세계의 자신까지 흘러들어가 모든 세계의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그 비극을 끝내려는 무간지옥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끊임없는 방황과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고


이게 특히 슬펐던 이유는, 처음에 마왕 히스클리프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것이 히스클리프의 괴로움이었구나, 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후 캐서린마저도 결국 같은 비극을 반복하고야 말았음


그러면서도 정작 서로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서로를 위해서 각자의 속죄로서 스스로를 죽이고 또 죽이려는데 그저 비극 그 자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더라


말 그대로 6장의 제목인 '마음이 어긋나는'과 제대로 아귀가 들어맞는 스토리였다


와일드헌트들을 돌파하고 넬리의 배신을 뒤로하며, 서로의 진심을 서로가 마주볼 수 없는 곳에서 마주하고 마침내 옥상에서 결착을 지어 비극의 굴레를 끊어냈지만 그 이후에도 남아있는 건 결코 사라지지 않을 흉터와 구멍뚫린 가슴이더라


결국 오해는 풀었지만 그걸 안고 기억할 유일한 사람인 캐시는 세계에서 존재를 넘어선 개념 자체가 사라져버렸고 수감자들도, 그리고 가장 가까웠던 사람인 넬리조차도 아예 없는 사람이 되어버림. 그야말로 해피엔딩이라고는 할 수 없는 비극적인 결말


히스클리프가 확실히 나아가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입은 상처들은 어쩔 수 없고 그것마저 안고 나아가려는 히스클리프의 의지는 엔딩곡에서도 느껴짐. 가사 도중 '살아지네'가 발음으로 '사라지네'를 언어유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음


초중반은 '흠....이 정도인가?' 싶었는데 갑자기 후반부에서 이렇게 터트리면 아주 좋소


그리고 이번 6장은 스토리 외적으로 연출적으로도 상당히 마음에 든 부분이 많았음


대표적으로

1. 길수햄 등장씬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만큼 충격도 컸고 전율도 엄청났음 게다가 같이 싸우는 연출까지 넣어주니 죄종 미친듯이 죽이면서 지루해지던 모든 속이 뻥 뚫려버렸다

단순 독백인줄 알았는데 진짜 나올 줄은 몰랐다고 아 ㅋㅋ


2. 히스클리프 시체자루

목소리도, 연출도 너무 절박해서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 정도로 괴로워야만 하는 것인가?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길래? 라는 질문을 나도 모르게 할 정도였음

중간에 속성 질투에서 분노로 뒤바뀌는 게 ㄹㅇ


3. 모든 세계의 캐서린 난입

화면 깨지고 새로운 보스로 진입하는 장면은 이전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터라 그저 전율이었다. 또 그 와중에 마왕 히스클리프가 일갈하면서 원래로 돌아오는 것도 캐서린들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기분이라 보스전 하는 내내 심장이 흥분상태를 유지했다


4. Clear All Cathy

이건 그냥 와 씨발 소리 절로 나오게 되더라

처음에 모든 캐시 삭제 이러길래 이거 누르면 진짜 데이터 삭제 되는 거 아닌가 싶다가 긴가민가해서 눌러봤는데 누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음 이 미친 변태새끼들 진짜 미친 천재새끼들

네가 내 가슴을 찢어놓은 게 아니야!!!






배경도 배경이고 스토리도 스토리에 브금까지 미쳐버리니 그저 한 편의 비극을 전부 감상한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넬리 이 씨발련 진짜 쳐죽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