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6.5장은 워프열차로 예정되어있는데, 워프열차 이벤 자체 외에도 워프열차에 남아있는 여러 떡밥이나,

7장에 나올 돈키 스토리 빌드업을 워프열차에서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거임.

그런데, 내 생각엔 돈키 스토리 떡밥 자체는 시간살인시간에서 빌드업이 끝났다고 생각함.

히스클리프 자체의 스토리가 20번구의 기적에서 빌드업되었고 육참골단은 T사와 뒤틀림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된 것처럼,

워프열차는 돈키의 이야기보다는 7장의 중심소재가 등장할거라는 추측임.


그럼 왜 시간살인사건에서 돈키 빌드업이 되었냐는 말이 나올거임.

알다시피 돈키는 그 이야기의 대부분을 철창에 갇혀 보냈으니까.

그리고 그걸 설명하기 위해선, 시간살인사건의 등장인물 몇몇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음.



우선 로쟈.

이번 시살시가 로쟈 스토리라고 할 정도로, 시살시에서 로쟈에 대한 요소가 많이 풀렸음.

복잡한 심경이라던가, 웃고다니는 얼굴 뒤에 감춰둔 우울함이라던가.


다음은 마이,

시살시를 플레이한 사람은 알겠지만 이놈은 사실 마이가 아니고 휴버트임.

감사직 같은게 아니라 무려 T사 대표였고.


마지막으로 시간 살인마

처음 등장했을땐 간지나게 생겼는데, 본모습을 드러내니까 뇌둥둥 집합체였지.


이 셋의 공통점은, 그게 중요한 것이든 사사로운 것이든, 셋 다 거짓을 말하거나 보여주고 있었다는것임.

로쟈는 말할 것도 없고, 대표님은 이름부터 직책까지 뭐 하나 맞는게 없었고, 시간 살인마는 본모습을 감추었지.

탐정소설을 오마주한 스토리에서, 탐정과 조력자와 범인이 죄다 거짓을 말하는 대환장 상황이라는거지.


개인적으로는, 시간 살인마에다가 이야기 전개상 별로 필요도 없는 '거짓' 이라는 요소를 일부러 붙여두었다는 생각도 들고 있음.

얘 본모습이 너무 딴판이라 실망한 사람 많았을텐데, 최소한 디자인팀 중 누군가는 그걸 예상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음?

그런데도 그런 디자인을 유지했다는 건, 유저가 실망하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얘에게 '완전 딴판인 본모습' 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어야 했다는 얘기가 된다는거지.



그래서 이게 왜 돈키 스토리 빌드업이라는 이야기로 이어지느냐?

왜냐면 많은 유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이 '거짓' 이라는 요소가 돈키 떡밥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거짓이 가장 큰 의미를 가지는 순간은 그게 거짓이라는 게 밝혀지는 그 순간이기 때문임.

거짓이 거짓으로서 드러나면, 그 다음부턴 거짓이라는 요소는 중요해지지 않음.

단순한 빌드업 과정에서 그걸 밝혀버리면 그만한 낭비가 없다는거지.


주제를 조금 돌리자면, 1~3장이 수감자들 개개인의 스토리보단 전체 스토리 빌드업에 좀더 중점을 두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 많을거임.

1장은 N사 빌드업이었고, 3장은 데미안네 애들 빌드업이었지.

2장은 소냐가 있어서 N사 + 데미안 빌드업 이라고도 여겨졌었는데,

어쩌면 2장은 '수감자들' 에 대한 빌드업, 정확히는 '얘들이 작중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함.

그럼 그게 왜 시살시에 와서 터지느냐? 왜냐면 로쟈는 이제 이야기상으로 감출 필요가 없으니까.

감췄다가 드러낸 것으로 '수감자들이 무언가 개인적으로 감추고있다' 라는 사실을 완성시켰으니까.

그 과정에서 자기 이야기를 풀어냈으니 6.5장이 로쟈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지. 감추지 않아도 되는 애는 얘뿐이니까.



이제 돈키가 가진 요소들을 살펴보겠음.

돈키는 작품 외적이나 내적으로, 뭔가 숨기는 일이 많음.

시돈키는 자기가 겪는 정신적인 고통을 숨겼고,

T돈은 징수대상에 대한 감상을 직접 말하지는 않고(다른 사람들이 속아넘어가는지는 둘째치고),

중돈은 빵빵을 숨겼음. 아니, 감춘걸 드러냈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그리고 20번구의 기적을 보면 에필로그에 돈키가 장식품 챙겨오는 부분이 있음.

대충 이런 내용임 :


20번구의 기적 당시에는 돈키니까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면 이상한 부분이 있음.

저 커다란걸 들고오는데 저걸 버스 좌석까지 들고오는 과정에서 아무도 몰랐을까?

거기다 로쟈 정도면 다른 사람에게 관심 없는 편도 아님. 오히려 집어오는 걸 발견하고 물었겠지.

수감자들 중에서 남들 행동을 놓치지 않고 관찰할 수 있는 사람은 뫼르소 정도인데,

이야기 다시보기 하면 알겠지만 걔는 저 장면에 없었음.

저거 끝나고 직후에 히스한테 포커스가 돌아가면서 걸어오는 효과음이랑 등장했으니까.

그러면 다른 수감자들, 최소한 저 장면에 있던 단테, 로쟈, 히스, 그렉, 싱클은 저 커다란 보따리를 못 봤다는거임.



돈키가 물건을 감추고 있던 장면은 또 있었음. 그것도 시살시에 :


뭘 수집해봤거나, 최소한 이야기라도 들어본 사람은 이 문장의 모순을 눈치챌 수 있을거임.

세상 어느 수집가가 소장용을 들고다님? 망가지면 어떻게 하려고?

거기다 이야기 전개상 수감자들이 탐정 역할을 맡게된 건 저곳에 가고서 회의를 거친 후에나 결정된 것이었음.

그 전엔 시간 누진세를 어떻게 지불하는가의 문제였지.

그런 상황에 탐정 복장을 좋다고 챙겨가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음.


이건 억측이지만, 돈키가 개인적으로 뭔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아공간같이 물건을 효율적으로 감추고 보관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함.

장식이나 탐정복장도 거기서 꺼낸거지.



마지막으로, 에고 연출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드러나고있음 :

품 속을 뒤적거리다가

창을 꺼냄.

돈키 외의 수감자 기본 에고가 전부 '처음부터 손에 들고 등장' 하는 연출을 보여주는걸 생각하면

(그렉도 감췄다가 드러내는 형식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얘는 팔 자체가 변하는거라 그렇지 팔이 없는것처럼 보이진 않으니까

처음부터 가지고 등장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함)

돈키의 기본에고는 명백하게 '감춘다' 라는 요소를 가지고있음.



결론을 내리자면, 돈키는 그게 물건이든 감정이든, 무언가를 숨기는 일에 상당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음.

그리고 시살시는, 누구든 감추고 있는게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고.

그런데 감추었다는 사실을 빌드업에서 까버릴 수는 없으니, 이제 안 감춰도 되는 로쟈를 통해서 그걸 드러낼 수밖에 없던것같음.

따라서, 시살시는 돈키 빌드업이었다는게 결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