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고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시즌의 이름과 그 시즌의 메인이 되는 스토리는 생각보다 서로 관련이 깊다.
1시즌, Orientation. 다른말로 신입교육.
단테가 림버스컴퍼니에 입사하여 회사의 목적을 알아가고, 수감자들을 이끌어가는 현명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것을 생각하면, 신입교육이라는 단어와 꽤나 잘 어울리는 스토리다.
2시즌, Reminiscence. 한국어로 추억, 또는 회상.
4장에서 변해버린 옛 벗들과 고통스럽던 과거에 의한 트라우마에 삶의 의지를 잃어 무너져 내렸던 이상이 과거에 흔들리지 않고 현재에 남은것들을 마주하여 자신의 날개로 날아올랐던것을 생각하면, 추억(회상)이라는 말은 4장을 관통하는 단어라고도 볼수 있다.
3시즌, Bon Voyage. "여행 잘 다녀와!"라는 프랑스의 인삿말.
5장에서 자신의 목표와 방향을 잃고 광적으로 에이해브에게 꽃혀 방황하던 과거를 지나, 끝내 자신의 나침반을 찾고 자신만의 항해방식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나아갈 이스마엘에게 전하는 말로 완벽한 단어라 할수있다.
4시즌, Clear All Cathy. 모든 캐시 삭제.
다들 알고있듯이, 6장의 엔딩을 인게임 시스템과 연관지어 언어유희로 풀어낸것이다. 어찌보면 대놓고 6장을 스포한것. 시즌이 처음 나왔을때는 다들 이걸 진짜 써먹네ㅋㅋ하고 웃어넘겼는데 하편이 끝나고 머리가 띵해졌다는 글도 심심찮게 올라왔다.
이처럼 시즌의 이름은 스토리와 관련이 깊은데, pv가 풀리며 5시즌의 이름이 공개된 지금, 필자는 조금이나마 앞으로 펼쳐질 7장에 대한 스토리에 대해 추측해볼수 있다.
도대체 7장은 어떻게 풀어가려 하길래, Ovlivion이라는 이름과 함께 찾아오는것일까?(맨 아래에 세줄 요약 있음)
Oblivion. 망각이라는 뜻이다. 7장의 주역인 돈키호테의 상징색이 oblivion yellow, 즉 망각의 노란색이라는것을 생각하면, 꽤나 의미심장한 단어. 이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꽤나 중요한 관련이 되어있을것 같다.
(※여기서부턴 필자의 뇌피셜 다량 함유※)
이전부터 돈키호테의 스토리에 관한 예측은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는데, 필자는 망각이라는 단어에 주목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키호테의 목표이자 꿈은 "정의로운 해결사"가 아니라는것이다.
? 이 새끼 스토리 안봄 ?
나도 알고있다. 돈키호테가 해결사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을 반짝이고, 갖고 있는 해결사 굿즈도 무척이나 많을정도로, 해결사를 동경한다는것. 하지만, 이제까지의 스토리에서 다른 수감자들의 목표(에이해브를 죽이는것, 캐서린을 만나는것, 부서지고 깨진 날개로 다시 날아오르는것 등등)는 간접적으로 정말 조금씩 언급이 되거나, 메인 스토리가 다가와서야 알수 있었던것에 반해, 돈키호테의 꿈인 "해결사"는 0장부터 강조되며 우리의 머릿속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리잡았다.
..헌데, 너무 노골적으로 강조를 하고 있지 않은가? 마치 진실을 숨기고 잊게 만드려는것처럼.
이쯤에서, 원작을 잠깐 보고가자. 돈키호테 원작은 다들 결말은 모르더라도 "어떤 기사에 미친 할아버지(알론소)가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고 모험을 떠나는것"정도까지는 알것이다. 그런데, 원작의 주인공인 알론소는 기사도문학에 꽃혀 미쳐버리기 전까지는 선량하고 성품도 좋은, 그저 평범하고 인망 좋은 귀족이였을 뿐이다. 우리가 아는 림버스의 돈키호테 와는 꽤나 다른 모습이지 않은가?
그냥 프문에서 재해석해서 그런거 아님?
필자도 그렇게 생각해왔지만, 이번 6.5장 웦살사에서 이 원작의 멀쩡한 알론소와 너무나도 비슷한 인물이 등장해버렸는데, 바로 로시난테를 벗고 혈귀가 되어버린 돈키호테다.
보시다시피 우리가 알던 돈키호테와는 다르게, 말투와 분위기부터 원작의 멀쩡했던 알론소가 생각나게 하는 모습이다. 자연스레 혈귀 돈키와 원작의 정상적인 알론소 할아범과, 우리가 아는 인간 돈키와 기사도 문학에 정신이 팔려 이상해진 알론소가 가깝게 연관되는데.. 확실히 이렇게 생각하니 원작과 더 잘 매치되지 않은가?
그래, 그것까진 이해하는데 그래서 평범한 알론소-혈귀돈키 / 미친 알론소-인간돈키가 돈키 꿈이 해결사가 아닌거랑 뭔 상관인데?
다시 말해, 원작의 알론소는 기사도 문학에 깊게 빠져들어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며 미쳐버린것인데, 다르게 말해 평범했던 알론소가 "기사도정신 투철한 기사"를 꿈꾸다 미쳐버렸다는것이 된다.
그럼 돈키호테의 꿈이 정의로운 해결사인게 확실한거아님? 둘다 정의롭고 강인하잖슴, 뭐가 문제인거임?
자칫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돈키호테는 원작에서의 미쳐버린 알론소와 매치된다는것을 다시 떠올려보자. 원작에서 기사의 꿈을 꾸던 알론소는 미치기전까진 분명 멀쩡했다는데, 왜 인게임에서 해결사라는 꿈을 꾸는 돈키호테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정신 나간 알론소처럼 행동하며 해결사라는 꿈을 꾸는것일까?
그러니까.. 원작에서 기사의 꿈을 꾸던 멀쩡한 알론소와 혈귀 돈키가 성격상 더 비슷하니, 인게임에서의 돈키호테의 꿈은 인간 돈키의 꿈이 아니라 혈귀돈키의 꿈일것이다, 뭐 그런거임?
그렇다. 다시말해, 7장의 이름인 "꿈이 끝나는"에서의 꿈은, 우리가 아는 인간 돈키호테의 꿈이 아닌 혈귀 돈키호테의 꿈이라는것이다. 프문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전하던 "정의로운 해결사"라는 꿈이 사실은 맥거핀이라는것.
그럼 그 혈귀의 꿈은 뭔데? 뭐 대단한꿈이라도 있는거임?
필자가 생각하는것은, 바로 혈귀 돈키호테가 도시의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는것이다.
?????? 이해가 되게 설명해봐 근거가 뭔데
자, 필자가 위에서 원작의 알론소 할아범이 기사를 꿈꾸다 진짜 기사는 아니지만 기사처럼 행동하게 되었다는것을 말했었는데, 우리는 이것을 "완전한 인간"을 꿈꾸는 혈귀 돈키호테에게 대입하여 바라보자. 그러면 현재의 돈키호테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혈귀가 잠들어있는, 마치 미쳐버려 기사처럼 행동하지만 진짜 기사는 아닌 알론소 같지 않은가?
근데 그건 돈키호테의 꿈이 "정의로운 해결사"여도 맞는말이잖아, 해결사처럼 행동하지만 해결사는 아닌거니까, 내 말이 틀려?
현재의 림버스 컴퍼니의 버스팀은, 도시의 의뢰해결, 뒤틀림 제압 등등, 사실상 해결사들이 하는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업무들을 하고있다. 그러니까, 돈키호테의 꿈인 "정의로운 해결사"가 정말 7장에서 말하는 꿈이라면, 그것은 닿을수 없는 별도 아니고, 이미 이루어진 꿈이나 다름이 없는것.
필자는 원작에서 멀쩡한 알론소가 기사를 꿈꾸다 미쳐버려 기사의 행세를 하는것처럼, 혈귀인 돈키호테가 인간이라는 꿈을 꾸다 미쳐버려 인간행세를 하는 혈귀가 되었다는게 좀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대체 왜 혈귀 돈키가 다시 인간을 꿈꾸는건데?
라오루의 엘레나를 생각해보자, 그녀는 자의로 혈귀가 된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어찌보면 강제로 혈귀가 되었는데, 돈키호테가 이런 경우로 혈귀가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평범했던 인간이 누군가로 인해 강제로 피를 갈망하는 괴물이 되었을때, 그 누가 온전히 그것을 받아들일수 있겠는가?
평범한 인간이였던 돈키호테는, 괴물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혐오하고 간절히 인간으로 되돌아 가길 바라며, 혈귀였던 자신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어했을것이다. 비록 혈귀에게 인간이란 닿을수 없는 별이였을테지만.
그러니까.. 지금의 혈귀 돈키호테는 그저 기척을 숨기고 인간인 척을 하는 껍데기에 불과하니, 다가오는 7장에서 황금가지의 힘으로 혈귀 시절을 잊고 다시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가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되기 위해 라 만차 랜드로 향하는것이 아닐까.. 라는게 내가 말하고 싶었던 내용인데.. 뭔가 너무나도 길어져버렸다.
-세줄요약-
1. 7장의 제목인 꿈이 끝나는의 "꿈"은 사실 혈귀 돈키의 꿈이다.(정의로운 해결사 아님)
2. 원작의 평범한 알론소 할아범이 혈귀돈키와 유사하고, 정신이 나간 알론소가 인간돈키와 비슷한것을 그 이유로 들수있다.
3. 7장은 돈키호테가 혈귀 시절을 잊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한 스토리일것이다.
..쓰고보니 글이 중구난방한데다 결론이 뭔가 흐지부지 된거 같긴한데.. 아무튼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