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혹시 전투중에 휘발되는 지식이, 개인적인 기억을 휘발시키는 경우도 있냐?”
남자는 자신의 상사인, 여자에게 질문을 했어
지식을 수행하는 디에치 협회에서 질문은 또 다른 지식을 쌓는 좋은 방법이기에, 부장과 부하 사이에 다양한 질의응답을 통한 연구는 흔한일이야.
하지만 이번에는 이 남자가 부장에게 질문하는것은 그런 목적은 아니고, 개인적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인 것 같아.
“글쎄요... 본인이 잘 아는것처럼 저희 디에치 협회의 해결사는 특별한 전투를 하지요, 쌓아온 지식을 연료삼아 이를 휘발시켜 싸우지요”
“그래 그 머리가 텅 비어지는거같은 기분 말이야, 하지만 이번에 느낀건 그런게 아니었단 말야? 내가 아무리 책 읽는거를 미룬다해도 디에치의 해결사로써 꾸준히 지식을 쌓고는 있단말야.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라 부장.“
”압니다, 그러니 지금의 과에 배정되었겠죠, 하지만 만약 더 이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하여 디에치의 전투를 지속한다면 어떻게 될것이라 생각하나요? 본 협회에서는 그런 상황을 지양하기에, 그러는 경우는 없겠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설마... 지식 대신 기억을 휘발시켜서 사용한다는 말이냐?“
남자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답하였어.
그럴듯한 추측이고, 답변이지만 여자에게는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었나봐.
”아쉬운 답변이네요, 그런 일이 없습니다. 그런 사례도 못봤고요. 디에치의 방식에는 최소한의 제어장치가 없지는 않습니다. 만약 무분별로 지식을 소모한다면 언어나, 기본적인 상식도 휘발되겠지요. 기억도 그렇습니다. 안전장치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만약 지식을 전부 소모했다면 디에치의 방식의 힘을 쓰지 못하고 지식의 소모는 멈추는게 일반적인 사례죠. 이는 디에치 협회 신입들의 기초 교육에서 배운 내용인데 그 지식을 휘발시켰나 보네요. 다시 한번 관력 책을 정독하는걸 권장합니다.“
”그런게 있었나... 아무튼 고맙다 부장, 해결은 안됬지만 도움은 된거같아”
남자는 여자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 떠났어.
이 남자를 부하로써 오랜 시간 보았지만, 저런 복잡한 표정을 하는건 처음이었기 때문일까. 그녀가 그에게 흥미를 느낀건 이번이 처음일거야.
남자는 자신의 숙소로 들어와 눕고 눈을 감았어.
이 이상한 기분은 무엇일까
이 찝찝함은 무엇일까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었어.
내가 잊어버린 기억이 뭐였을까
남자는 자신의 삶을 한번 다시 돌아봤어.
남자는 어린시절부터 뒷골목을 해매면서 살아왔어. 우연히 행운이라 해야할지 불행이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느 둥지의 대부호에게 눈에 띄어 그 대부호의 저택에서 살았어.
하지만 성인이 된 남자는 그 저택을 바로 뛰쳐나왔어. 그 곳에 있는 동안 모멸과 핍박, 무시만을 당해왔기에 당연한 결과였을까?
그 후 도시를 돌아다니며 방황하며 살아갔어.
디에치 협회의 높으신 분과 우연히 만난 그는 디에치 협회의 해결사가 되는것을 권유받았어.
그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확고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하나? 그 열망을 지식을 쌓기위해 해보는 건 어떠냐라는 제안에 그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해결사가 되었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의문점이 들었어.
그 저택을 도망친게 당연한 결과였을까?
그저 나는 매 순간순간의 파도에 휩쓸려서 살아온 사람이었나?
이 의문점이야 말로 그가 ‘무언가’를 잊어버렸다는 찝찝함을 남겼어.
세븐 협회의 한 해결사과 우연히 친해져,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던 중, 반대로 생각하는건 수사에서도 지식을 쌓는 탐구의 과정에서도 좋은 방법이라는 내용의 토론을 하기도 했던게 떠올랐어.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난 이유가 있어서 그 저택에서 남았고
이유가 있어서 그 저택을 떠나고
이유가 있어서 디에치 해결사가 되었어.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자신의 손에 항상 껴 있는 반지를 보았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신체처럼 항상 같이 있는 반지. 왜 있었는지 의문도 안가지고 가장 소중한 물건으로써 항상 끼고 있었지.
반지안에는 어떤 글자가 적혀있었지만, 낡고 닿아 더 이상 어떤 글자인지도 보이지 않는 이 반지.
갑자기 감정이 벅차오르고
이유 없는 눈물이 난다.
이 감정은 뭐지?
이유없는 슬픔? 비통? 그리움?
무언가를 잊었다는 나 자신에 대한 분노인가?
마치 유리가 깨지는거같은 기분이기도 하였다.
눈앞에서 누군가 있지만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기분이다.
나는 누군가를 향해 그 이름을 애잔하게 외치고 싶은걸까?
아닌가? 누군가가 나를 향해 내 이름을 애잔하게 외치는데 나는 그 목소리를 듣지 않는건가?
모르겠다.
감정이 소용돌이 친다.
내 감정이 폭풍처럼 몰려온다.
내 심장이 천둥처럼 울린다.
내 몸이 산산조각나 찢어지는 기분이다.
눈물은 소나기처럼 계속하여 흐른다.
이런 감정을 왜 지금 느끼는걸까?
그렇다면 이 감정은 뭐라 형언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잊고 있던게 이 감정이라면
이것이 내 삶의 원동력이었다면
이 감정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감정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자, 머릿속의 안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어.
아아, 난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했구나
그녀가 나를 사랑하였는지는 확신 할 수 없지만 그녀가 나의 삶의 목표이자 원동력이었구나.
나는 그녀가 있었기에 그 지옥같은 저택에서 버틸 수 있었고
그녀에게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여 자괴감에 의해 도망쳐 나왔고
언젠가 그녀에게 당당하게 돌아가고, 그녀 곁에 있어도 모두가 비웃지 않을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이 협회에 들어왔구나‘
남자의 생각은 정리되었어
하지만
왜 그녀를 잊어버렸는지
그녀의 이름이 뭐였는지
애초에 그녀가 있었는지에 대한 정답은 그 누구에게도 듣지 못할거야.
하지만 이 협회에서 일하면서, 그리고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쌓았기에, 그의 추론능력은 잘 다듬어졌어.
이 추론은 정답에 가까운 추론일거야.
하지만 정답은 모르는, 혼자만의 망상일수도, 답이 없는 해답이지만.
하지만 남자는
이 감정을
이 추론을
소중히 여기고자 하였어.
‘언젠가 그 잊어버린 그녀를 다시 볼 수도, 떠올릴 수도 있겠지’
‘망상이라면 뭐, 혼자서 쪽팔리고 마는거고’
이 감정을 떠올리자, 눈물이 흐르던 눈은 빛나기 시작했어.
이전의 그의 눈빛이 공허하고, 허무한 평범한 도시 사람의 눈빛이었다면
도시를 바꾸는 사람들이 가지는 그런 눈빛을.
이 난해한 이야기를 푸는것이 디에치 협회의 해결사로써, 해야할 과제이기도 할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는 얼굴을 씻고 방을 나왔어.
시간은 지나 야간 학습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에 그의 동료는 그에게 넌저시 농을 던졌어.
“갑자기 기분이 좋아 보이오, 마치... 혹시 연애라도 하는것이오?”
“아니, 내가 연애할 틈이 어디있냐”
그러고는 피식 웃으면서 동료에게 답변했어
“상사병인가보다.”
글 쓰다가 제바찌로 잘못쓴거 의식 1도 못해서 찐빠난거 빠르게 삭제하고 다시쓰기
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