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버스 컴퍼니 4장 스포 주의!!!!!!!!!!!!!!!!
신기하네.
도, 동랑...
네가 날 붙잡는 것도, 네가 날 그런 눈으로 보는 것도.
전부 처음 겪는 일이라 그런가, 무척 낯설고 신기해.
하지만... 조금 살살 잡아주면 좋겠어, 이상.
L사에 입사하면서 힘이 제법 세졌구나.
어찌 그대는... 그리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것이오?
정말 그대가 동백을 죽인 것이오?
어째서...
말했잖아, 어쩔 수 없었다고.
동백의 목표는 우리 K사의 특이점이었으니, 난 K사의 직원으로서 동백을 죽일 수밖에...
아니.
그것이 아니오, 동랑.
그대도 구인회에서 우리가 함께 한 나날을 기억하고 있을 테요.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날의 향취가 느껴지는데.
내게 있어 그 시간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벗과의 시간이었소.
그대에게도 그렇지 않았소, 동랑.
고작 K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동백을 해친 것도 모자라, 그 사실을 태연히 말한다니...
구인회는 언제나 우리 모두의... 가장 포근한 그늘이었을 텐데...
...
그게 문제였어, 이상.
...!
구인회는... 우리는... 내겐 너무 크고 거대한 그늘이었어.
내가 받고 싶었던 한 줄기 빛조차 막아버리는 가림막이었지.
내 기술을 원한 이는 없어. 알폰소 이사님조차 내게서 구인회의 기술만을 바랐을 뿐이었어.
그대의 기술은... 우리가 원하지 않았소.
하하, 잔인한 농담을 하는구나? 이상.
정말 우리가 내 기술을 원했다면, 개념소각기에 불살라진 건 내 것이 아니었겠지.
...
너도 기억할 거야.
내 기술이, 어린애 장난감에 지나지 않다고 말한 눌인 말이야.
동백도, 고작 이런 기술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 말했어.
그 말에 홀로 울적해졌던 때가 있었지만, 이젠 나도 그 말에 동의해. 그때의 난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지.
구인회의 그 누구와도... 비견될 수 없었을 거야.
어찌... 그렇게 자신을 표한단 말이오.
내가 K사 식량자원개발부의 팀장이 될 수 있었던 건, 구인회 출신이라는 것.
오직 그 때문이었어.
그런 내가... 너처럼 구인회를 사랑했을까?
그 마음이 너처럼... 마지막까지 변치 않을 수 있었을까?
하여...
구인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렸기에... 동백을 죽이고도 태연할 수 있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오, 동랑?
...
내 입으로 말하게 하고 싶은 거야?
못 보던 사이에 잔인해졌네, 이상.
...
하하.
내가 할 말은 아니었네. 그렇지?
그럼 이제...
...!
미안, 이상.
전기충격을 주는 호신용품이야.
기술해방연합과의 전투가 있었던 후로, 늘 가지고 다니고 있지.
그거 알아? 동백은 날 찔러죽이려고 했어.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면 그날 죽은 건 동백이 아니라 나였을 거야.
...
네게... 내가 동백 대신 죽길 바란 건 아니었냐고 묻진 않을게.
그건 너무 잔인하잖아?
...
그래, 목소리도 안 나오겠지.
마음 같아선 널 안전한 곳까지 옮겨주고 싶지만... 나도 시간이 촉박하거든.
삼조 씨가 언제 들킬 지 몰라.
...
부디, 안전하길 바랄게.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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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 료슈 씨!
어디로 가려는 건지라도 말 좀...
도착했다.
네?
아, 여긴...
3월 27일의 방공호잖아요.
이 안에는 정말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들어가면 안 되는...
어?
...쯧.
사람 그림자...
삼조 씨?
...
삼조 씨가 안에 있어요!
싱. 네가 꺼내라.
네?
바깥 소리는 거의 안 들릴 테니, 창문에 얼굴을 들이대고 크게 소리쳐라.
네가 그 녀석을 꺼내는 동안...
후욱, 후욱...
끼기긱-
아, 아앗!
내가 저것들을 막고 있겠다.
서둘러.
아, 알겠어요!
-쾅쾅쾅
엇...
삼조 씨이! 나와요!
저 자는...
지휘팀 소속의 직원?
왜 여기까지 와서...
문 열라고요! 나오세요!
나오라고요?
걱정 마십시오, 이 안의 아무것도 안 건드렸습니다.
그냥 조용히 들어가있기만...
그 방공호에 누가 들어가있으면, 바깥 사람들이 위험해진다고요!
네?
그럴 리가...
동랑 님은 그런 말씀 없으셨단 말입니다. 그런 곳에 절 들이셨을 리...
바깥은 이미 환상체 천지예요!
빨리 안 나오면 ALEPH급도 대거 탈출할 거예요!
(허둥지둥)
자, 밖으로 나왔...
후우욱-
으아악!
(퓨슉-)
허, 허억...
대체 이게 무슨...
이제야 나왔나?
잘 됐군. 덕분에 우리 회사가 개판이 됐어.
모. 분. 대. 박을 해주지.
료, 료슈 씨! 잠깐!
저기, 삼조 씨. 방금 뭐라고 했죠?
네, 네?
여기에 들어가라고 지시한 게, 동랑 씨예요?
이상 씨 친구분이요?
마, 맞습니다만...
...
료슈 씨. 삼조 씨는 제가 데리고 갈게요.
환상체들을... 부탁드려요.
(끄덕)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으...
으윽...
...
큭.
으윽...!
'어리석은 내 벗이여, 떠나기로 결정했나?'
그렇소, 구보.
'돌아갈 곳도 없으면서, 비틀거리는 그 몸뚱이로?'
비틀거릴 수밖에.
구인회가 저문 그날부로, 나는 마치 절뚝발이가 된 것 같았으니.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지 않겠소.
이대로 동랑을 보냈다간, 이미 부서지고 망가진 내 마음은 언젠가 꺾인 내 날개처럼 완연히 꺾여버릴 테니.
'어디에 닿든, 그곳이 정말 집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곳이 나의 집이 되어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으나...
어느덧 이곳 L사가 나의 집이 되어있으니.
나 또한 마음을 담아 이곳을 대해야 하지 않겠소.
그렇기에 동랑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소.
나는 필히... 내 책임을 다해야 하오, 구보여.
'부디 푹 놀고 있으시게.'
'황혼이 될 때 다시 돌아올 테니.'
황혼이 되기 전에는 돌아오라는 그대의 말을 잊은 적은 없소, 구보.
나는 그저... 선택했을 뿐이오.
'무엇을?'
무엇을...
무엇을 선택하려 하는가, 나는.
동랑을 막으려 하는가.
동백에게 동백을 죽인 책임을 물으려 하는가.
L사를 어지럽힌 대가를 받아내려 하는가.
내가 그럴 수 있을까.
내가... 날개를 잃고 새장에 갇힌 내가.
동랑의 마음을 헤아리지조차 못한 내가.
무언가를 이루려 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인가...
...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 것 같구료...
이 회사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는 분명...
이사아아앙 구우우우운!!!!
...돈키호테 양.
괜찮은가? 쓰러져있을 때가 아니네!
자, 어서 일어나세!
회사가 위기에 빠졌네. 지금이야말로 정의의 창을 드높일 순간일세!
그대는 괜찮소?
나는 괜찮네만, 그대야말로 다친 게 아닌가?
걱정 마시게, 내가 금방 회복로로 데려다줄 테니!
아니오.
돈키호테 양, 나는 그곳이 아니라...
하층으로... 향해야 하오.
하층 말인가?
그곳은 지금 탈출한 환상체들 때문에 무척 위험하네만!
그럼에도... 가야 하오.
왜냐하면...
'비나 양을 만났구료.'
'양?'
'앗'
동랑이 목적한 곳은... 하층부이기 때문이오.
동랑? 그 자는 그대의 벗이 아닌가?
아아! 알겠군!
위기에 처한 벗을 구하려는 것인가!
해결사에게 걸맞은 태도로군!
이상 군의 정의가 그것이라면, 내가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겠네!
아, 업히겠는가?
아, 아니오.
뛸 수 있소. 직접 뛰겠소.
그렇다면 놓치지 않게 잘 따라오게!
자아, 달리자, 로시난테!
정의는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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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작성 창에서 아카콘을 쓰려고 아카콘 버튼을 클릭하면 로딩이 한참 걸리고 자꾸 튕기네요. 응답할 수 없으니 나갈지 대기할지 누르라는 것도 자꾸 뜨고...
다른 기능은 잘만 써지는데 왜 아카콘만 이럴까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