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원작 읽은 독자가 말해주는 림버스 스토리

드디어 4장의 하이라이트 하(下)장



쓰면서 느낀 건 원래도 스토리가 좋은 림버스 스토리 중에서도 가장 준수하고, 이상과 동랑, 그리고 동백의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개성이 매력적이었다.

근데 친구가 말해준 정보와 구인회에 대해 조사하면서 찾아본 자료들을 보니, 정말 프문은 고증 변태란 걸 새삼 느끼게 해줬다. 작은 디테일부터 시작해 있을 법한 개연성과 캐릭터성을 더 부여하여 몰입도가 굉장했다.


하지만 4장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이번 장은 조연들이 너무 픽픽 죽는 것도 그렇고, 뭣보다 우리들의 마운틴 삼조의 다이빙이 가장 어이가 없었다.


그에 비례해 그놈의 전투 때매 특정 전투 이외엔 친구가 보다가 졸았으며, 전투의 피로도가 산으로 갔다.

그리고 4장 첨 나왔을 때면 다들 알 것이다.


정신력 패치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금 정신력 상승 조건이 반토막났으며, 동시에 지면 인격 특성과 상관 없이 정신력이 깎이는 패치를 했는데, 이게 시즌 2 초반 유입들은 쥐쥐 조합 없었으면 깨지 못했으며 황소를 이악물고 깼던 그 '아름다웠던 추억'을 남겨줬다..


두번째는 림버스 최악의 사태,


"7.25"


이거 때매, 특히 하꺼던과 4동기화 때매 잠시 내가 접은 시즌이기도 하고, 유저들의 밸런스 불신과 버/너프를 민감하게 만들었다고 무방할 정도. 말 그대로 림버스를 잠시 암흑기로 만든 사태.

이처럼 웃기게도 스토리는 완벽에 가까운데, 출시초 전투랑 주변 상황이 비참해진 장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지금은 다시 4장을 돌면서 안 좋은 옛 과거를 뒤로하고, 정말 저 위의 두 개만 없었으면 그때 당시 웃으며 했을 텐데 아쉽다. 그러니 기본 인격으로 다시 해야지.


하장,



"아, 그리하여...

여전히 난 '아무 것도'인가?"


동백을 도넛으로 만든 직후, 시공간이 히오스가 되어 모두가 시공 속으로 들어갔을 때의 소감은 강렬했다.


"료이키 텐카이?"


틀린 말은 아닌데.. 그건 뒤로 두고, 황금 꼬챙이로 인해 이상의 자아심도에 들어가서야 드디어 구인회의 언급과 과거사가 시작됐다.

물론 대본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대본 일부분만으로도 실제 구인회 몇몇을 잠깐이나마 고증한 구석이 있었다고.

첨에 기억 속 구인회를 들어가기 전, 족쳤던 적들이 되살아난 것을 보곤 내심 불안했었다. 그 당시 나도 동백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냔 불안이 있었는데, 얘도 2차전 가냐 묻더라.

다행이 좀비 버전 합선생의 등장은 없었고, 쭉 밀다 보니 기억 속의 구인회에 입장. 그곳에서 동랑을 마주치니 얘 또 뭘 숨기고 있냐더라. 하지만 의외로 고분고분 같이 행동해서 정말 속을 알 수 없었다고.



자아심도 안에는 옛 구인회 터가 구현되어있었고 현재 그 자리에 없는 구인회 인물들의 대본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연극을 연상케 했다.

대본 받은 직후, 바로 극이 시작되는데 여기서 웬만한 구인회 인물들이 나와 놀랐다. 또한, S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함과 동시에 현재 처한 상황을 보아 실제 구인회가 있었을 당시 일제강점기 상황도 비슷해 더 와닿는다고.


T사의 색을 박탈 당한 건 아마 일제강점기 당시, 나라도 잃고 박해받으며 식민지화로 정체성까지 빼앗긴 한국인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같단 문과적 감상에 감탄스러웠다.


아무튼 연극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실제 구인회의 인원들끼리 본인의 작품들로 친목을 나눴던 것처럼, 림버스의 구인회 또한 본인들의 발명품들을 선보이는 낭술회로 잘 치환했단 평을 내렸다.


연극 초반 동랑과 동백의 대화에서 나온 누렁이에 대한 대화에서 상당히 의외였다. 속 시커멓게 보이는 놈이 자기 소를 그리워하는 듯한 묘사는 의외면서 어쩌면 당연할지도. 유치진도 변절 이전엔 농민들로 작품을 집필했다고 하니.


그 이후에 나온 건 구인회를 파국으로 이끈 유리창이었다.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정지용 유리창1 1~3절 -


시인 정지용에 대해 찾아보면서 느낀 건, 왜 유리창 묘사에서 나비를 보여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2020학년도 수능특강 푼 사람들은 알 만한 시고...

낭술회에서 유리창 공개 이후의 반응은 감탄과 불안이 섞여 나왔다.


취미로 만든 발명품치곤 완성도와 용도가 높았고, 동백이 '그때의 일'이라고 언급하는 것을 보아 그것을 계기로 만들었나 싶다. 정지용의 시 유리창은 어릴 적 세상을 떠난 자식을 위해 쓴 시로도 해석되는데, 아무래도 여기와 연관된 듯 보였다. 친구도 이런 디테일에 소름끼친다고.

여기까지 개인의 발명품으로도 대단하지만, 이상은 바로 유리창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영지의 제안에 '거울'을 제작했다. 또한, 그 거울에 붙인 연심이었는데, 뜻이 이상이 만났던 기생의 본명이었단 사실에 역시 고증 변태답단 생각이 든다.


그렇게 그 거울 속에서 만난 것은 왼손잡이의 자신인 '상이'었다. 여기서 친구는 정말 이상의 작품, 거울을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악수(握手)를모르는왼손잡이오"

-이상 거울 3절-


위의 글인 이상의 작품 거울처럼 왼손잡이의 자신과의 대화를 유독 즐겼다. 이렇게 완성한 거울을 구인회 낭술회에서 발표하며 자신의 작품에 만족했다. 그러나 여기서 모든 게 잘못되었다고도 무방할 정도였다.



낭술회 당시, 모두가 있었다. '모두'가. 거울이 완성될 시점에 구보가 있었다. 동시에 유리창의 정보가 새어 나와, 이미 소규모 친목 발명 모임이 점점 세간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은 자신의 작품 거울을 구인회의 추억으로서 간직하자며, 동랑의 세간의 발표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의 구인회는 점차 상황이 안 좋게 흐르게 되는데, 옆동네에서 왔다고 지독한 텃세와 세금에 자금난 문제는 여전했으며, 취미 목적으로 만든 발명품들이 대중에게 노출되어 영지는 날개의 초대까지 받을 정도로 유명세가 커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구인회에 새로 온 멤버가 추가되면서 구인회의 본질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초기엔 자신의 발명 '작품'을 소개하는 친목 단체가 '유리창' 기술을 만든 단체로 인식되면서 동랑의 심기를 긁기 시작한다.

주변에 비해 자신이 초라한 재능이다 못해 자신의 작품까지 무시 받으니 빡칠 만하지.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정말 ㅈ된 것처럼, 인기가 너무 많아져 결국 그놈의 사업자 등록 독촉장이 날아왔다. 사업하려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거 정말 ㅈ같다.

구인회 일부 멤버는 자금난에 시달려 자신의 발명품을 팔아넘긴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다 뺏기게 생겼으니 속터지는 장면에, 왜 ㅈ같은 것도 세세하게 구현하냐고 다소 빡친 소감을 남겼다. 아마 KC 인증마크가 생각난듯.


돈 안 냈으니 뺏기는 건 ㅈ같으니까 없애잔 극단적인 발상과 KC 인증 마크 찍잔 동랑의 논쟁이 오갔다. 여기서 동랑의 타락 계기가 나오는데, 같은 말이라도 곱게 하라고 동백의 개같은 말투로 팩폭해 꼭지가 돌아 자기 작품을 태워버렸다.

태운 것도 서러운데 자기 작품과 비교조차 못하는 대기업 물건까지 봤으니 미칠 노릇.


하지만 이러한 결단마저 무색하게, 마치 부끄러운 머한민국의 그분들처럼 시민들 못 괴롭혀 안달난 것마냥 KC 인증하러 온 T사의 등장으로 상황은 파국에 치닫는다.

여기서 은근 고증이 잘 된 게 보였다고. 싱클이 맡은 아능이 위치를 흘렸는데, 실제 아능 조용만은 친일파였다고.

그렇게 다들 KC 인증 마크 하나 못 찍었다고 T사에 끌려가 코렁탕을 먹거나,


기술을 긴빠이 쳐서 딴 회사로 취직하거나,

한놈은 뭔 중2병 대사를 하곤 추노하더니, 나중에 대갈통이 어항이 되서 왔다(5장).


그렇게 결국 징수직이 유리창과 거울을 회수하러 왔을 때, 다들 어떤 새끼가 유출시켰나 지하실의 존재까지 알고 쳐들어왔다.


여기서 갑룡이 배신했냔 언급이 있던데, 찾아보니 갑룡 이무영도 친일파더라. 그래서 박살날 시점에 잠적한 거고.

그렇게 배신자는 누구냐 찾다가, 동랑의 자백과 함께 우리의 동백은 폭발은 예술이다를 몸소 실천했다.


"이봐, 이상이. 내가 왜 왔는지 아는가?"

"뭐, 뭣!"


물론 후에 나올 이상의 말에 이건 연극에서 한 동랑의 존재하지 않는 자백이고...



동백에서 황금 꼬챙이로 박을 때 한 티배깅에 절규하는 성우분 연기가 지렸다고...


이 장면까지는 동랑이 개새끼로 보였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지 작품도 태워, 사실상 지 연구는 의미도 없어, 덤으로 T사의 인증 마크단이 회유하니 넘어가는 게 납득이 된다고. 마치 독립운동을 지지했다가 가망이 없어보여 친일파가 된 사람들처럼.


후에 자신의 보금자리조차 잃은 이상은 체념하고 KC 인증 마크단에게 납치되든 말든 손 놓고 있을 때, 정말 의외의 인물이 이상을 데려가는 것에 놀란 반응이었다.

바로 구보 박태원이었는데, 실제로 이상과 절친하고 작품 중 일부 이상을 모델로 삼을 만큼 사이가 굉장히 좋았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걸수도.



이후 N사 연구소로 데려가는 것을 보아, 역시 친일파 행적에 더해 월북 같은 비슷한 행보를 걷는 것은 확실하고 또 이용하려는 부정적인 묘사를 더해줬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상을 연구실에 가두기만 했지, 강압적으로 굴지 않고 오히려 챙겨주면서 연구를 해도 좋다는 등의 모습이 친구라면 친구 같아 보였다고. 이 모습이 마치 날개의 초입부와 유사하단 평을 내렸다.



그렇게 이상은 N사 연구실에 틀어박힌 채, 아무도 대화하지 않고 오직 거울 속의 상이하고만 대화를 하는 모습도 자기 자신에 틀어박힌 소설 날개를 연상케 했다.

이후 헤르만의 거울을 통한 가능성의 파괴 연구를 제시하고, 그것에 충격 먹은 이상은 상이에게 도망가란 것을 보아 구인회 해체 후 여간 심적으로 많이 지친듯하다.

어느 순간 다시 돌아온 상이는 지친 이상에게 구보가 주는 약들을 모으란 조언을 하는데, 저 약 암만 봐도 매트릭스인데 싶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친구도 마찬가지였다고.


하지만 진작에 모든 걸 내려놓은 이상은 의욕이 없었으나 일단 해보라는 상이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

그렇게 사흘 후가 지나니 정말 시간차 이벤트 비밀 스테이지인 것마냥, 문은 열려 있었고 알약은 환각제란 걸 알아 친구의 반응은 어이가 없었다.


"아달린 주는 아내 역할이 구보네."


그 한마디에 BL이 잠깐 떠올랐지만, 아내 역할을 구보로 치환할 수밖에 없다 생각했다. 4장에서 아내가 나왔길 해, 여친이 나왔길 해.

암튼 참 이상하게도 구보에게 들켰음에도 이상을 강제로 데려오거나 처리하기는커녕, 나중에 다시 돌아오라는 말이 너무 공허한 이별이었다. 아마도 친구로서의 마지막 배려가 아니었을까 싶은 맘이 아니었을까 그런 견해를 남겼다.


그렇게 이상의 차례가 끝나고, 다음은 동랑의 차례.


중간중간 나오던 눈물의 기억부터 서술해야 하는데, 간단하게 평하자면 알폰스 도데의 별을 잘 뒤틀었단 평이었다.



"밤하늘의 가장 밝은 별 하나가 길을 읽고 내려와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노라고."

-알폰스 도데 별 마지막 구절-


구인회 스토리가 진행되던 중간 사이사이에 나온 K사의 눈물 스토리에 잠깐 뜬금 없지만, 이전에 뿌린 동화책 떡밥을 잘 회수한 느낌이었다.

소설 별 자체를 모티브한 것보다 위에 있는 별의 마지막 구절을 잘 각색했다고. 또한,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해달란 소원을 꼭 그런 식으로 이루어줬어야 하냐며, 다시 한 번 림버스의 혐오를 키운 것 같다.



구인회를 팔고, T사의 추천에 K사로 입사한 동랑은 불쌍하게 여기서도 이사 알폰스에게 영지형과 구인회 말만 듣는다. 이쯤되면 나라도 살자 마려울듯.



그렇게 길고 긴 극이 끝나게 되고, 이스마엘의 누렁이 도발과 흑역사 공유자들의 위로 아닌 위로, 막타로 그토록 느끼던 열등감의 원인인 이상의 이해를 받은 동랑은 야마가 돌았나, 아니면 지금까지 한 짓에 대한 자괴감 딜미터기가 터졌나 뒤틀리기 시작한다.


"화려하게 빛나고 있지만... 그 안엔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

내가 구인회가 아니었다면 얻을 수조차 없는 껍데기.

그래서 사진이 좋았어요. 사진은... 정직하게 내가 담겨 있잖아요.

어느 날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면... 아무것도 안 보여.

거대한 그늘 속에 가려져 있는 것 같이..."



뒤틀린 동랑과 열심히 스파링 뜨다 보면 애가 점점 변하기 시작하면서 지랄하는데, 거악귀들은 차피 페이즈 다 보기 전에 죽이므로 보기 힘든 광경일 것이다.


그렇게 신명나게 쳐맞은 우리 동랑은 뒤지기 전 주마등이라도 보는지, 누렁이를 마주하게 되는데 첨엔 슬픈 장면인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 림버스 컴퍼니 ~

지가 키운 소도 손수 족치고,


K사 입사 당시의 과거를 회상하며 원코인 찬스를 썼다.


"그러니... 더 이상 네가 없어도 될 것 같아."


"그러니까 너도 마음을 멈춰.

괴롭고 슬픈 마음을 대신해서 눈물을 흘리는 건 그것의 몫이니."



그렇게 시작된 4장 최고의 하이라이트, 개화 E.G.O::마름으로 2차전이 시작된다.

스토리 중간 사이의 전투로 피곤해보인 친구도 동백 전처럼 재밌게 보기 시작했다. 뭣보다 밀리 노래가 최고였고.


이때만큼은 7인 전투기도 하니 뽕이 아주 차올랐다.

그렇게 과거를 뿌리치고 당장의 앞만을 바라보는 동랑은 집중적으로 이상을 죽이려 하며, 동료들은 이상을 보호하면서 전투를 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렇게 동랑을 막아서며 끝까지 몰아붙이는 것에 성공했지만, 동랑의 마지막 발악을 맞자 자신의 선택이 과연 맞을까의 고뇌를 하는 이상.

그러나 단테의 질문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동백의 위로로 가능성, 상이의 격려로 다시 한 번, 날고 싶단 소망을 꿈꾸며, 날갯짓을 펼쳤다.




"그저... 한 번 더... 날고 싶었소."


그렇게 상이의 뜻을 깨닫고, 과거의 끝맺음을 짓기 위해, 이상은 날개를 펼치며 자신만의 E.G.O 오감도로 오랜 친구를 찔렀다.



"새장을 깨고,

자유롭게."



"그날의 봄을 기억한다네.

우리의 눈에는 별들이 떠올랐지."


과거를 외면하고 독선적으로 직진하려는 동랑과 과거를 받아드리고 새로운 길을 걷는 이상의 결투는 동랑의 패배로 끝이 났다.


"반짝거렸지.

네 날개만큼... 반짝거렸어.

나는... 구인회라는 그늘에서...

항상 벗어나고 싶었지만...

결국 끝에 끝에서 품어주고 마는 건... 그 그늘이구나."


동랑은 끝까지 구인회를 애써 외면했으나, 결과적으로 돌아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릴 적부터 함께 해온 친구의 손에 의해 구인회의 그늘 밑에서, 추억과 함께 숨을 거두게 됐다.


사건이 수습된 이후, 계약에 따라 기억 소거를 거쳐 버스로 돌아왔을 때의 이상의 대화는 소설 날개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 했다.

앞으로의 남은 것을 마주하며, 날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단 대사는 마치 소설 날개가 떠올랐다고.

동시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도와달란 부탁을 하는 이상은 소설 날개의 주인공보다 더 밝은 희망을 얻은 것처럼 보였다고.


'잘 지내시오?

거울을 볼 때마다 문득 인사를 하곤 하오.

인사란 서로 주고받아야 자연스러운 것이라 하지만...

언젠가 전해질 거로 생각하기에 괜찮소.

모든 건 결국, 변하지 않겠지만...

나 역시도 이제, 변하지 않을 테니.

너무 걱정들 하지 마시오. 내 곁에는 새로이 벗들이 생겼소.

그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들을 벗삼으려 하오.

그럼... 끝에 부쳐. 사는 내내 모두가 평안하시길.

이상.'



그렇게 현실이란 새장에 갇혀 박제되버린 천재는, 다시금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번 장은 등장인물들의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들의 디테일을 살리면서도, 실존 작가들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각색하여 만들었다. 또한 상당히 입체적이고 현실적이게 잘 만들었는데, 아무리 천재라도 극복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쳐 체념하거나 엇나가는 등 실제로 있을 법한 주제로 다가와 더 공감이 갔다.

더불어 동랑 같은 캐릭터는 미화로 평가가 나락을 가기 쉬운 케이스임에도, 공감과 동정이 가면서도 철저하게 미화를 배제시켜 캐릭터성을 더욱 승화시켰다.


실존 인물들과 작품을 섞어 만든다는 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걸 해내면서도 철저하게 고증과 오마주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다시 한 번, 프문의 디테일과 정성에 감탄하며

이것으로 기다리다 까먹은 날개 독자가 말해주는 4장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길고 장황한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7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