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나는 등장 씬으로 시작하기
노인과 바다, 그 이후부터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쪽빛 노인.
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언제나 그렇듯 주관적인 해석이니 재미로만 봐줘
1. 「노인과 바다」
원작부터 짧게 이야기해보고 가자.
한 때, 정말로 뛰어났던 어부였지만,
이제는 늙고 노쇠하여 모두가 무시하는 노인으로 몰락한 노인의 이야기야.
그가 추구하는 이상은 이제 아무도 듣지 않고,
잔인한 현실은 노인이 늘 허탕치게 만들기 일쑤지.
그러나 그럼에도 노인은 자신의 마음을 굽히지 않으며, 자연을 경외하며 낚시를 나가.
그리고 조우한 청새치. 여태 본 적 없는 크기의 고기
그를 경외하며, 그러면서도 그와 맞서 싸워, 기어코 이겨내지.
비록 그 고기는 상어들에게 모두 뜯겨나가 빼앗기고 말지만...
결과물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음에도, 마을 사람들을 경탄시키기엔 충분했어.
노인이 잃어버렸던 명성을 되찾을 뿐더러, 경외까지 새로이 얻었지.
그럼에도 노인은 자랑하지 않아. 지치고 병든 몸을 다시 뉘일 뿐이지.
하지만 분명, 앞으로도 낚시는 멈추지 않았을 거야.
노인이 잡은 물고기는 파괴되었지만,
노인이 싸운 투쟁은 승리했어.
그렇기에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라고 한 거지.
2. 경외하는 노인
림버스 컴퍼니에서의 이야기는, 그 후일담으로 보여.
여전히 낚시를 계속하는 노인의 이야기.
드높아진 명성도 신경쓰지 않아.
그가 바라는 건 낚시. 자연에 대한 경외와, 그것과의 사투.
오직 그 뿐이야.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러나 노인은 묵묵히, 언제나 홀로 사투를 나갈 뿐이야.
경외하기에, 끝없이 사투하는 거야.
맞설 수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질 때까지, 투쟁하겠지.
3. 멈추지 않는 낚시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노인은 그것들을 경외하며 싸워나갈 거야.
그것은 언제나 해왔던 낚시.
노인에게 낚시가 투쟁이 아니었던 적은 없어.
그렇기에 역으로, 그 어떤 사투도 한낱 낚시일 뿐이지.
노인은 그 낚시를 계속해나갈 거야.
사람들이 항상 하던 일을 하며, 그 삶의 방식대로 나아가듯,
쪽빛 노인은 언제까지고 낚시를 이어나가겠지.
그것은 불가해한 것들에 대한 경외와 사투.
동시에 늘 하는 낚시.
그에게 그것은 자랑할 만큼 대단한 일도 아니며,
동시에 다른 무언가에 흔들릴 정도로 연약한 것도 아니지.
4. 물들여지지 않는 자아.
5장에서는, 방황하는 많은 이들과, 방황하는 이들을 자신의 것으로 칠한 에이해브가 있었어.
그 가운데 쪽빛 노인의 존재는, 그들과 대조적으로 확고한 길을 가지고서, 방황하지 않고 평생 나아가는 자 이겠지.
그 누구에게도 칠해지지 않고, 그 누구도 칠하지 않을 거야.
자신의 길은 자신만의 것이니까.
자신 혼자서 오롯이 겪고, 이겨내며, 나아가야 하니까.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일 필요도 없고,
다른 누군가에게 의지할 필요도 없지.
그 가치는, 자신만이 온전히 이해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노인은, 아마 낚시를 멈추지 않을 거야.
평생토록.
그리고 그가 파괴될지언정,
그의 의지는 절대로 지지 않겠지.
그렇기에 쪽빛 노인은 패배할 수가 없는, 패배하지 않는 인간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