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72178831 <- 전편
개인해석 과분, 캐붕일지도 모름. 안젤리카 정보가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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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저에게는 무슨 볼일이죠."

"언제부터 우리가 이유 없이는 만날 수도 없던 사이였지? 섭한데."

"이제 곧 중지의 패거리들이 닥칠거에요. 시간 낭비 하고 싶지 않으니 이만 가도 되죠?"

"하하.. 안젤리카. 나 이러다 정말로 눈물 날지도 몰라.."


아르갈리아 오빠는 눈시울을 붉히는 시늉을 하고는 들고 있던 대낫으로 자신이 걸어들어온 입구쪽을 가리켰고,


그곳에는 시신이 가득히 쌓여있었다. 


입고 있는 옷은 모두 중지 특유의 복장이었고.


아무래도 내 생각보다 중지의 결속력이 좋았던모양이다.


그리고 하필이면 푸른 잔향에게 걸려서 모두 터져버린 모양이고.


"안젤리카가 시간을 낭비할 요소를 제거했으니, 이제 오빠와 이야기 할 시간을 내줄 수 있겠지?"

"영양가 없는 사담이라면 하고 싶지 않은데요."


오빠가 내게 무슨 볼일일까.


우리는 롤랑, 내 남편을, 그에게 있어서는 좋은 매부를 잃었을 때 빌어먹을 피아노 앞에서 맹세했다.


반드시 이 일에 대해서 뭐든지 샅샅이 알아내서 이와 연관된 자들에게 이에 합당한 댓가를 치루게 만들어주겠다고.


우리의 작은 낙원을 부순자들을 철저하게 심판하겠다고.


그 전까지는 쓰잘데기 없는 접촉은 하지 말자고 했는데.


오빠는 내 마음을 읽은듯 품에서 양피지 한장을 꺼내서 건넸고.


"이걸 봐. 안젤리카. 내가 재밌는 사실을 좀 알아왔거든."

"이번엔 좀 영양가 있는 정보면 좋겠네요."


나는 양피지를 받아서 적혀 있는 내용을 읽어봤다.


"?? 구L사? 뒤틀림?"

"그래. 백야, 흑주 사건 알지? 온 도시를 환하게 비추다가 갑작스럽게 꺼져버린 사건."

"잘 모르긴 하는데, 그게 뭔가 연관이 있나요?"


나는 결혼하고 나서 해결사 일을 내려놓았었고,


내 머릿속에는 오직 그와의 행복과 우리의 아이를 어떻게 잘키울까, 라는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백야, 흑주라. 온 도시가 3일간 매우 밝은 빛에 휩싸였다가, 칠흑 같은 어둠에 뒤덮였었던 적이 있긴 했지.


내가 아는건 딱 그정도였다.


"하하.. 하긴, 안젤리카는 잘 모를수도 있겠는데. 아무튼 그 백야흑주라는게 있은 뒤에 뒤틀림이라는게 일어났고."


오빠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금 이어갔다.


"피아니스트는 뒤틀림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괴물이야. 그리고 난 그 뒤틀림이 구 L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

"그 구 L사가 있던 곳에 도서관이라는게 생겨났다는 정보를 입수했지."


구L사. 분명 에너지 회사였던가, 이전에 구L사가 몰락한 뒤 전기료가 비싸져서 한참 열을 냈던 기억이 있긴했다.


근데 그 회사가 내 남편의 원수와 연관이 있다니.


"그럼 당장 그 도서관이라는 곳에 처들어가서 정보를 수집하면 되는건가요?"

"하하.. 안젤리카. 나 정말 눈물나려그래.."

"눈물샘을 찢어버리기 전에 이제 그만 본론을 이야기하세요."


아르갈리아 오빠는 손가락을 딱! 퉁겼고.


"플루토. 내 대신 안젤리카에게 자초지종과 계획을 설명해줘."


어느샌가부터 오빠의 충실한 부하 역할을 하고 있는 해골바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쉽게도 아르갈리아 님과 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마법이라고 했던가. 해골바가지는 특이한 힘을 많이 사용했다.


특이점이라고 하는 온갖 신기술이 존재하는 도시에서도 정말 말도 안되는 여러 능력을 가진 자.


그 자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내게 인사를 해보이고는 말을 이어갔다.


"아마 당신이 가세해도 그건 변치 않을겁니다. 도서관의 주인은 도서관에서는 무적이니까요. 그리고 남편의 복수인데 고작 죽이는 것으로 만족하실겁니까."

"계속 말해보세요."

"네. 아르갈리아님은 안젤리카님에게 제안하고자 합니다. 당신은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서 그곳의 주인의 신뢰를 얻으세요. 그러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녀를 도와 도서관을 성장시키는 일을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밖에서 힘을 비축해둔 후 때가 무르익으면 도서관을 칠겁니다."

"원수를 도우라고요??"

"네. 신뢰받는 도끼가 되어 발등을 찍어버리시는겁니다. 그리고 확실하진 않습니다만.."


해골바가지는 말을 잠시 흐리면서 뜸을 들였다가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롤랑님이 살아나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남편이요?"

"확실하진 않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적어도 지금 취하는 방법보다는 생산적이지 않습니까?"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죽이고, 죽이면 더 고급 정보를 알고 있다는 녀석을 죽이고, 또 죽일뿐의 반복이었으니까.


그게 지나쳤던 나머지 나는 검은침묵의 장갑을 빼앗기고 특색도 박탈당했다.


물론 그런다고 멈출 나는 아니었지만.


그런데 그곳엔 어떻게 들어간단말인가.


"좋아요. 다 좋은데, 어떻게 들어가죠?"

"제가 마법의 힘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다만 아무리 저라도 당신 한분 외에는 더 들여보낼 수 없군요. 무리 했다간 진입 도중 주인에게 발각되어 갈갈이 찢길테니말입니다."

"..."


정말 허무맹랑한 소리였지만, 이 도시는 원래 허무맹랑한 곳이니까.


나는 승낙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안젤리카, 그러면 한동안은 작별이네. 한동안 안젤리카를 못본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가슴이 아픈데."

"느끼하니까 그런 소리 집어치우세요. 아무튼, 그럼 서로 롤랑을 위해 힘내도록 하죠."


그 뒤 오빠가 뭐라고 헛소리를 한 것 같았지만 나는 무시했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안젤리카님."


해골바가지는 들고 있던 주홍색 지팡이로 허공을 여러차례 휘젖는 시늉을 했고.


"..."


그에 따라 나는 의식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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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노선이랑 개인 독자노선 섞어서 갈거임. 반응 좋으면 계속 가본다.
마법이 너무 사기긴 한데, 보눈의 차원이동보다는 차라리 '마법' 이 나은거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