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이라 적혀있는 이 노란 종이쪼가리는 종이 주제에 질기고 잘 찢겨지지 않았다. 어쩌면 부적을 때네다 찢어져서 손톱으로 마저 뜯어내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이렇게 만들어진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부적을 만든 이도 이것은 예상 못하지 않았을까?


꿈틀꿈틀.


단테의 발치에서 싱클레어가 굼뱅이마냥 바르작거린다. 손발은 부적을 여러개 꼬아서 만들어놓은 간이 밧줄에 의해 다소곳이 모아 묶여져 있었고, 입은 부적에 의해 밀봉당하여 비명조차 못 내고 있었다.


"째깍째깍( 얌전히 있어. 부적을 붙이기가 힘들잖아.)"


단테는 그리 말하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싱클에어의 눈에 부적을 붙였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코에까지 부적을 붙여 싱클레어의 호흡을 차단했다.


"으으읍!!! 읍...!!"


싱클레어는 적어도 코나 입에 붙어있는 부적이라도 때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을 구르고 머리를 흔들어재꼈다.

그러나, 부적은 한치의 흔들림 없이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히려 숨만 더욱 부족해진 상황.


꿈틀꿈틀.


싱클레어는 마치 애벌레처럼 온몸으로 기어서 단테가 있는 방향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단테의 다리에 자신의 머리를 부비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희망이 없을땐 오히려 순종하는 것이 낫다. 오랜 학대로 싱클레어가 얻은 교훈이었다. 지금또한 희망이 없는 상황이었다.


단테는 싱클레어의 기대대로 싱클레어의 입가의 부적을 때주었다. 순간적으로 거칠게 때내었기에 입가가 아파왔지만 싱클레어는 상관하지 않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째깍( 싱클레어.)"

"녜...?"


빠각!


한가지 싱클레어가 실수한 점이 있다면, 단테에게 도움을 받고 나서 그 이후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단테는 구두 끝을 싱클레어의 입안에 쳐박았고, 싱클레어는 겨우 얻은 숨구멍을 차단당했다.


당연히 싱클레어는 격렬히 저항했다. 이빨로, 잇몸으로 단테의 구두를 짓씹기도 하였고 먹히지 않자 온몸을 이용해 단테의 자세를 무너트리려 하였다.


물론, 단테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싱클레어의 송곳니만 부러지는 결과를 낳았다.


단테는 싱클레어의 입속으로 점점 발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아예, 목젖까지 걷어차겠다는 듯이, 숨구멍을 막아버리겠다는 듯이 말이다.


찌지직...


싱클레어의 턱뼈, 어금니 그리고 볼이 마구잡이로 파열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싱클레어의 목젖을 단테의 구두가 찌부러트렀다.


"큽...!!! 쿠웁!!!"


기침을 하고 싶으나 목구멍이 막혀서 할 수가 없다. 당장이라도 제 입을 가득 채운 발을 빼내고 싶지만 할 수 없다.

점점 정신이 흐릿해진다. 눈에서는 자동적으로 눈물이 흐른다. 넓찍해진 입에선 침이 질질 흐르고, 이내 실금하기까지 한다.


기절한걸 넘어서 질식사 해버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