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K사 둥지 한복판의 한 식당, 험악하게 생긴 불량배들이 가게 안에서 갑자기 일어나며 행패를 부린다.


"뭐야 저 사람들 왜 저래?"

"왜 갑자기 가게에서 행패세요!"


손님들이 항의하자 불량배는 옆 자리의 테이블 위의 피자 조각을 한움큼 쥐어 던진다.


"꺄악!"


몇몇 손님들은 도망치고, 몇몇 손님들은 테이블 밑에 숨어 벌벌 떤다.


"사,사장니이이임!"

종업원의 마지막 음절이 끝나기 전에, 우람한 체형에 순한 인상을 지닌, 사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주방에서 뛰쳐나와, 당황한 표정으로 묻는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일당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사장에게 다가가더니,


"여기 치킨 메뉴들은 다 어디가고 피자만 있는거야!!!"


참 어이없는 소리를 쩌렁쩌렁 질러댄다.

잠깐의 정적, 사장도, 종업원도, 손님들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불량배들을 바라본다.


"너네 가게 때문에 우리 보살치킨이 문 닫은 건 아냐?! 바로 너네 가게 치킨 때문에! 근데 팔자 좋게 다 피자로 바꾸면 우린 뭐가 되는 거냐! 아앙?!"


"아뇨...그건 그게 사정이 좀 있어서...죄송합니다만..."


사장이 뭔가 말하려다가 뒤에서 손님이 쑥덕댄다.


"뭐야...보살치킨은 사장이 산업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서 망한 거잖아...왜 여기서 행패래?"

"지들 짤린 거 빡쳐서 여기서 화풀이하는 거야?"

"그래도 꼴에 여기 치킨 맛있었다고 와서 손님으로 온 건 개웃기네 ㅋㅋㅋ"


"닥쳐 이 개자식들!"

그러자 덩치가 가장 큰 불량배가 의자 하나를 번쩍 들더니 손님들에게 휘두르려 한다. 그러나 결국 휘두르지 못하고 멈춘다.


"손님들에게는 피해를 주시면 안됩니다...하하..."

사장이 한 손으로 의자를 막았기 때문이다. 순박한 얼굴에 난처해하는 표정이었지만 사장의 팔은 별로 힘들어하는 기색도 없었다.


"이...이새끼 뭐야!"


"야 덩치! 뭘 꾸물대고 있어! 설마 은봉이라고 가게 이름 짓는 네이밍 센스도 구린 머저리한테 힘으로 지는 거냐!"


똑띡


"무...무슨 소리래?"

"롭붕씨(종업원)...거기 얼룩진 국자 좀 던져 주실래요?"


종업원은 벌벌 떨며 주방에 있던 커다란 국자를 갖다주고는 손님들에게 귀띔했다.

'거기 계속 숨어계세요...'

그러고는 자기도 다른 종업원들을 데리고 주방 깊숙하게 들어갔다.


"허, 참나 너 지금 한번 해보자는 거냐앗!"

말라깽이 불량배가 품속에서 단검하나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


똥. 땅.


말라깽이 불량배는 쓰러졌다.


똥. 땅.


덩치 큰 불량배도 쓰러졌다.


남은 두목 불량배는 벌벌 떨더니, 남은 힘을 쥐어짜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손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궁뎅이에 입이 달린 이상한 생닭들이 불량배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으으아아ㅏ악! 뭐야 이 닭대가리들은!"


"손님...은봉은...제 어머니 이름이에요..."


"어...어...흐아아아아ㅏ아아아ㅏ아아악!"


똥.땅.떵.땅..땅.



그렇다. 이것은 림버스 컴퍼니가 다녀간 이후 은봉이네 치킨, 아니 피자집의 사장의 이야기이다. 이제 어머니도 맛있게 드실 수 있는 피자를 만들겠다는 것을 사업의 슬로건으로 삼으며 가게를 다시 열었다. 비록 처음에는 요리가 바뀜으로 손님들의 실망이 조금 있었지만, 사장의 비범한 요리 실력은 결국 단골과 신규 손님들을 불러 세우기 충분했다.


카르멘은 "넌 이제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을 거야. 사랑하는 어머니 조차도" 라며 사장의 뒤틀림을 다시 유도했지만, 비록 형태는 다를지라도 자신은 이제 어머니와 손님들을 행복하게 만들 방법을 찾았다며 목소리를 극복한다. 그 결과, ego를 발현했다. 그 국자 겸 흉기를 휘두르는 소리, 그리고 괴상한 소리를 내는 눈깔 달린 생닭들은 어느새 가게의 명물이 되어 있었다. 부가 효과로 그 근방의 치안이 매우 좋아졌다고 한다.


새로 뽑은 종업원들은 최저 시급보다 더 큰 액수로 계약했지만 한 시간 일찍 출근해서 영업 준비를 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괜찮았다. 그에게는 귀여운 친구 겸 직원들이 많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