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4106554.  1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4201536.  2편



림버스 최고의 츤데레 순정남, 분노 조절 아주 잘해, 싱클 머리통을 깨다못해 단테의 시계통까지 박살낼 뻔한 헤어쿠폰 긴빠이 전문가, 히스클리프.


이번 편에서는 다음 6장의 주인공을 맡을 히스클리프가 성장하게 된다면 어떻게 성장할지, 그 방향을 추측해보겠음.





1. 그가 깨달을 미덕


6장도 4장과 5장처럼 각 주인공이 성장하는 데에 성공하는 흐름으로 흘러간다고 가정한다면, 히스클리프가 성장하면서 깨닫게 될 미덕은 다음과 같아보임.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이상과 이스마엘이 그 다음을 스스로 고민하며 행동하듯, "생각하는 나", 케테르를 기본적으로 얻게 될 것이고. 


고통의 근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인 비나와 호크마, 둘 중에서 호크마인 "과거를 받아들이며 미래를 창조하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며.


이상이 얻은 말쿠트와 이스마엘이 얻은 예소드의 다음 순서인 호드,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깨달으리라 보고 있음.


케테르는 성장한다면 기본적으로 얻게 된다고 치고, 그럼 어째서 히스클리프가 호크마와 호드를 얻게 되는가? 이건 나중에 다루겠음.


일단 히스클리프의 모티브이자 원작, 폭풍의 언덕의 줄거리를 최대한 요약한다면 아래와 같음.




2. 폭풍의 언덕



거리를 떠도는 고아였으나, 죽은 아들이 생각난 언쇼 씨에게 거두어진 히스클리프가 친아들인 힌들리보다 더욱 많은 사랑을 받자, 이 부조리함에 열등감을 느낀 힌들리가 그를 아버지를 홀린 악마라고 생각하여 질투심에 휩싸이고, 그를 학대하기 시작함.


그와는 반대로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와 사랑하는 사이까지 발전하였으나, 아버지가 죽은 후 가문을 접수한 힌들리가 질투와 복수심에 불타 아예 하인 수준으로 전락시킨 히스를 도와주겠답시고, 하녀인 넬리에게 에드거와 결혼하겠다는 이야기를 함.


자신은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나 혼자서는 오빠에게 학대당하는 그를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기 위한 돈도 빽도 없었기에, 부자인 에드거와 결혼함으로서 그를 해방시켜주겠다는 이유로.


정작 히스클리프는 언제든 그들을 떠날 수 있었고, 이후에 막대한 돈을 벌어오기도 하는 상당한 능력을 지녔음. 그럼에도 그가 힌들리의 학대를 묵묵히 견뎌가며 떠나지 않았던 이유는, 그 또한 캐서린을 무척 사랑했기에 그런 것.


결국 그 이야기를 엿듣다가 "천하고 가난한 히스클리프와 결혼하면 내 품위가 떨어진다."는 말을 들은 히스는 그 날로 집을 몰래 떠나버렸음. 


이후에 그녀가 히스를 도와주기 위해서 에드거의 재산을 이용하겠다는 말은 듣지 못한 채. 물론, 그 말까지 듣는다고 해서 받아들이기는 어렵겠지만.


그 이후로는 정말로 떼돈을 벌어온 히스클리프가 자신을 학대한 힌들리는 물론, 자신을 저버린 캐서린과 주변 인물들의 재산을 빼앗으며 대부분 파멸시켜버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됨. 유일하게 피해를 거의 안 본 사람이 넬리 뿐이고.




3. 그들의 동기



폭풍의 언덕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가 선명히 이해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짓을 저지르고 말았음.


언쇼 씨가 길거리에서 떠도는 어린 히스클리프를 보고 죽은 첫째 아들이 떠올라, 그를 잘 돌봐주었던 건 분명 선행이라 볼 수 있으나.


둘째인 힌들리는 외면한 채로 오로지 그만을 사랑해주니까, 힌들리가 무척 분노하여 히스클리프를 질투하고 원망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함.


힌들리는 아버지가 왠 고아를 데려오더니 죽은 형의 이름을 붙이고 그만을 사랑해주니까, 히스클리프를 아버지를 홀린 악마로 생각하며 질투하게 되는 이유도 이해가 감.


그러나 질투심과 열등감에 휩싸여 히스클리프를 모질게 학대해버렸기에, 결국 히스클리프가 무척 날카로운 성격으로 뒤틀려버린 것과 캐서린이 그를 도와주고자 에드거와 결혼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함. 


히스클리프를 악마라고 생각하여 그를 원망하고 학대한 것이 결국, 정말로 히스클리프가 악마가 되어 모두를 파멸시켜버리게 된 것.


그리고 캐서린. 그녀는 분명 히스클리프를 사랑했으며 힌들리의 학대를 받는 그를 안타깝게 여겼음. 그를 도와주고자 하는 선의와 동기는 분명 당연해보이고 존경받을만하나, 방법이 한참 잘못되었음.


부자인 에드거와 결혼하는 것. 그 당시에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향한 마음은 여전하고 에드거의 재산으로 그를 도와주고자 최선을 다 한거겠지만, 히스클리프의 입장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을 거임.


결국 히스클리프는 그들의 재산을 모조리 빼앗아 파멸시켜버리는 복수를 하고 말았으며, 이를 위해서 접점도 잘못도 없었던 이사벨라와 가짜 결혼도 하고 2세들까지 고통받게 하는 악행을 저질렀음.


힌들러는 나름 사랑했었던 아내가 죽은 마당에 히스클리프에게 도박에서 져서 재산을 몽땅 빼앗기고, 분노하여 무기를 들고 달려들었으나 히스클리프에게 맨손으로 제압당해 두들겨맞고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으며.


캐서린은 자신때문인지도 모르고 집을 나간 히스클리프를 찾고자 비가 오고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갔다가 병을 얻고, 병이 악화되어가다가 에드거의 딸을 낳은 후에 사망함.



3. 위선, 독단, 소통의 부재



힌들리와 히스클리프 간의 사이는 극단적으로 나빴고, 끝내 히스클리프의 복수극으로 막을 내렸으나, 이 비극은 언쇼 씨와 캐서린의 위선적인 행동으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했음.


언쇼 씨는 죽은 아들이 생각났기도 하고, 불쌍한 고아를 거둬주는 선행을 하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정작 둘째인 힌들리는 외면했음.


그가 힌들리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주었더라면, 서로 사이가 좋아지지는 않아도 힌들리가 악마가 되어 히스클리프를 학대할 일까지는 없었을까?


캐서린이 돈과 빽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품위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직접 히스클리프를 도와주고 그 사랑의 결실이 이어졌더라면, 히스클리프도 언쇼와 린튼 가문에게 극단적인 복수을 할 일은 없었을까?


그리고 힌들리와 히스클리프에게도 책임이 있음. 힌들리가 어째서 히스클리프만을 아끼고 자신은 외면하냐면서 아버지와 담판을 지었다면?


언쇼 씨가 당장은 바뀌지 않았더라도 히스가 그를 이해하여 그를 설득해주었을까? 혹은 언쇼 씨가 자신이 죽은 형을 그리워한다는 걸 알리는 동시에 힌들리의 상처를 깨닫고 사과하여 그를 사랑해주었을까?


히스클리프가 천한 자신이 싫어서 에드거와 결혼한다는 캐서린의 말을 듣고는, 몰래 나갈 게 아니라 당장 그녀에게 가서 다퉈서라도 담판을 짓든 오해를 풀든지 했다면?


캐서린이 히스를 찾으려고 추운 날에 나갔다가 열병에 걸려죽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돈과 지금 자신의 모습이 문제임을 깨달은 히스가 직접 돈도 많이 벌어오는 유능하고 멋있는 남자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캐서린도 마음을 바꾸고 그와 결혼했을까?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해할 수 있었더라면, 이 모든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4. 호드



이들과 비슷한 고통을 안고 위선이라는 죄악을 저지른 자가 한명 더 있으니, 로보토미 교육팀의 세피라인 호드이자 전생인 미셸이다.


카르멘이 이끄는 연구소에서 제일 어렸던 그녀는 어린 나이답게 소심하고 유약한 편이었으며, 연구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실험들을 견디기 어려워했음.


아인은 그런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겨 비록 매정하게 보이더라도 담판을 지으려고 했으나, 카르멘이 그녀를 감싸줬기에 대화는 미뤄지고, 미셸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음. 그러나 결국 카르멘도 인간인 이상 죄책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음.


결국 실험에서 에녹이 죽고, 리사의 원망을 들은 카르멘이 끝내 자살을 하자, 미셸도 더 이상은 이를 두고볼 수 없었을 거임.


그녀는 이 비윤리적인 실험을 막고자 머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버렸고, 결국 조율자까지 행차해서 습격해오자 아인과 벤자민을 제외한 모두가 사망해버림.


그리고 미셸 또한 자신의 고발로 인해 모두가 죽었다는 죄책감에 자살하고 말았음. 잔인한 실험을 막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선하겠지만 그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죽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세피라로 다시 깨어난 이후에도 그녀는 어떻게든 자신의 죄를 만회하고자, 직원들을 위한 상담 캠페인을 여는 등 "좋은 사람" 행세를 하기 시작함.


그러나 직원들이 참 다양한 이유로 죽어나가는 미친 회사에서 상담 좀 해준다고 그들이 위안을 얻을까? 오히려 티파니처럼 엔케팔린을 뜯어내서 마시든 흡입하든 하는 게 낫지.


심지어 그들은 휴식 시간도 빼앗고 상담을 강제로 하라는 호드를 좋은 세피라인 척을 해야만 마음이 편해진다며 위선자 취급까지 해대니, 말 그대로 선하게 보일려고 도와줄려고만 하지 남들의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는 등, 과정이 뒤틀렸다고 볼 수 밖에 없음.



5.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



결국 호드든, 언쇼 가의 사람들이든. 그들은 분명 이해할 수 있는 동기가 있었고 선한 의도가 있었음. 그러나 그들은 그들 자신만을 생각했지, 남의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볼 수 있음.


진짜 자신이 남들을 위해 하는 것인지,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 하는 건지 한번 생각해보고, 직접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들, 또는 갈등이 생긴 이들과 진실한 대화를 나눴더라면?


실제로 자신이 모두를 위한다면서 독단적으로 벌인 일들이 전부, 자기 혼자만 마음 편하자고 저지른 위선이라는 걸 깨달은 호드는, 라오루에서는 더 이상 보조 사서들에게 독서 모임을 강요하지 않고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며 입장을 생각해주기 시작했음.


그리한 결과, 그렇게나 그녀가 바라던 대로 사서들도 자의로 참가하며 진심으로 독서 모임을 갖는 등, 이상적인 결과가 실현되었음.


인간 시절이던 미셸도 머리에 찌르기 전에 차자리 더는 잔인한 실험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며 모두에게 털어놓았더라면, 실험을 막을 수는 없어도 그들이 그녀의 마음을 알고 미안해하며 위로해주었더라면?


당장 완벽해질 수는 없어도,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이 생겼을텐데. 오해가 쌓이고 강요하며 소통을 하지 않은 끝에는 절망만이 남았구나.


결론적으로, 6장에서의 히스클리프가 성장하려면 다짜고짜 분노하며 소통하려고 들지 않는 채로 복수를 행하는 대신, 그간 쌓여온 온갖 오해를 풀어내기 위해서 침착한 태도로 진실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로 보임.


"과거를 받아들이며 미래를 창조하는 눈"으로 뒷골목이라는 천한 출신에서 나오는 열등감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어 낮은 자존감을 회복할 것이며.


마음에 들지 않아 다짜고짜 화를 내어 소통의 여지를 주지 않거나 말도 하지 않고 금고를 털어서 헤어 쿠폰을 긴빠이친 건으로 모두를 위험하게 만드는 독단적인 품행을 고치고.



"회사는 자아실현의 공간이나 사상을 설파하는 장소가 아니다. 취업규칙을 위반하면서도 돌발행동을 하겠다면, 자신이 치를 대가를 한 번쯤 더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도록." - 선지자 붉은시선 


(저때 돈키가 사고치지 않았으면 히스가 했을지도...)



고통스러운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려는 이상과 무엇이 옳고 그르며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이성적으로 분별할 수 있게 된 이스마엘처럼, 화가 나더라도 침착하게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전하고,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에는 동료들에게도 이를 알려서 다 같이 고민해보는 "생각하는 나"를 각성하게 될 것으로 보임.


6장의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그때에 알겠지만, 히스클리프가 성장하게 된다면 스스로 분노조절장애와 소통 불능을 고치고, 헤어 쿠폰 긴빠이치는 트롤짓도 허락받고 하던지 자제하든지 할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