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조가 4장 중반에 재생앰플에 다이빙을 했던 이유가 유리가 황금빛의 사과 안에 있는 황금가지를 가져오려다가 동화되어버리고 만 것이나 말쿠트의 생전 모습인 엘리야가 자신에게 코기토를 투여하려 했던 것과도 같은 부분이 있던 게 아닐까?


말쿠트의 생전 모습인 엘리야는 카르멘의 연구소에 있었을 때는 원래부터 의욕이 강하고 매사에 진지했는데 코기토 실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것에 충성심을 보이고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거절당하고, 결국 억지로 자신에게 코기토를 투여했다가 부작용에 전신에서 피를 쏟아내고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죽어갔었지.


유리는 예전에 로보토미사의 지부가 폐쇄될 때 구해 달라는 동료들의 애원을 뿌리치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혔고, 이후에 로보토미사에 돌아왔을 때는 환상체와 구 G사의 패잔병들에게 당한 동료들의 모습에 죄책감이 커지고, 새로 들어온 해결사 사무소는 선배인 아야의 죽음과 홉킨스의 배신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탓에 남은 길은 림버스 컴퍼니에 합류하는 것이지만 여기서 황금빛의 사과(거짓 사과)의 유혹에 넘어가는 바람에 공적을 쌓을 생각으로 무리하게 황금가지를 가져오려다가 구더기들에게 먹혀버리고 남은 머리통은 플레이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지.


삼조는 재생앰플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고, 이후로 여러 날개에 입사 지원을 하다가 그토록 바라던 K사에 입사하는데 성공해 동랑의 비서로서 일할 수 있었고 K사, 그리고 상사인 동랑에게 충성심을 보여줬는데, 4장에서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부담감이 쌓였고 결국 재생앰플의 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K사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에 재생 앰플은 안전하다는 생각만으로 정제되지 않은 원액에 다이빙했다가 녹아버리고 말았지.


참고로 삼조의 모티브는 동랑 유치진의 첫 작품인 '토막'의 삼조인데 여기서 삼조는 비중이 별로 없고 허황된 꿈과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던 한 명의 청년으로 이런 비중이나 돌발행동과 그로 인한 최후 또한 이 부분을 기반으로 삼으면서 엘리야와 유리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던 심리를 추가한 게 아닐까 싶다.


여기서 셋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무언가에 대한 부담감에 사로잡혀있다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돌발 행동을 벌였지만 그 행동이 자신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