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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기록 - 검열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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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기록 - 미쳐버린 연구원의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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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게부라랑 헤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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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기록 - 아무것도 없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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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도서관의 아침 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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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헤세드랑 게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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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게부라, 헤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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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기록 - 마탄의 사수 1


로보토미, 라오루 스포주의


"언어의 층 보조사서는 왜 3명 밖에 없어?"


"징계팀 관리직이 3명밖에 없었거든요."


"그런 거였나? 되게 단순한 이유..."


"아니 잠깐, 다른 곳들은 5명 전부 채워도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며. 매일 사람이 죽어가고."


"그런데 징계팀은 3명 밖에 없었다고?"


"네.. 뭐.. 어쩌다 보니 3명 밖에 없었네요."


"일단 게부라님의 성격.. 을 아무도 못 견디는 게 가장 컸죠. 이틀 버티는 놈이 없었어요."


"징계팀 자체도 업무 강도가 가장 큰 부서기도 했어요. 환상체 제압이 주 업무였거든요. 사망 위험도 높으니 아무도 안 오더라고요."


"그리고 3명 만 있어도 별일 없었어요. 과로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대단한걸~ 5명이 있어도 쩔쩔매는 일들을 3명이 처리하다니. 그것도 가장 업무 강도가 높은 곳에서 말이야."


"... 사실 4명이었죠. 저희가 3명이서 처리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거의 전부 그 녀석이 감당했었어요."


"그 녀석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엄청 유능했나 보네."


"그 친구는 지금 어디 소속 누구야?"


"그 녀석.. 도서관에서 안 살아났습니다."


"도서관에서 왜 안 살아났데?"


"... 롤랑님은 이해 못 하시겠지만.. 시계를 돌리는 바람에..."


"시계를 돌리는 게 왜? 환상체 말하는 거야?"


"그 시계로 사라진 직원은, 엔잴라님도 어쩔 방법이 없다 하시더라고요."


"아니 그 시계가 뭐길래 엔잴라도 손을 못 쓴데?"


"..."





기록 5


WAW - 거꾸로 가는 시계


모두가 이 시계를 좋아했다.

가만히 내버려 둬도 별일 안 일으킨다고,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구해준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내 유일한 버팀목을 앗아간 원수일 뿐이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인연을 지우고, 한 100명쯤을 구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렇게 할 것인가?


난... 그렇게 못 하겠다. 난 정말 나쁜 사람인 것인가.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한번 겪어보니 다시는 절대 그러지 못하겠다.


"하.. 팀장, 브리핑.


"...."


"브.리.핑."


"네.. 상층에 백야가 탈출했습니다. 그로 인한 여파로 지금 상층 환상체 대부분이 탈출한 상황입니다."


"아니.. 이거 맞아요?"


"게부라님... 죄송하지만 지금 가망이.. 전혀 없습니다, 전혀요."


"나도 알아! 나도 그 정돈 안다고!"


".. 현제.. 상층 관리직 전원 전투 불능입니다."


"우린 상층으로 간다."


"게부라님.. 저희가 상층으로 간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현제 제압은 물론이고 구조도 불가능합니다.."


"상관없어, 상층으로 간다."


"... 다 같이 죽을 생각이십니까?"


"야, 너 지금 상관의 말에


"씨발! 상층 아무도 못 지켰으니까 다 같이 저승까지 배웅해 주자는 거냐고요!"


"정신 좀 차려요! 지금 그게,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거, 게부라님도 알잖아요!"


"지금 상층은 버려야 합니다!"


"야..."


"네, 저도 기분 ㅈ같아요, 저희가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방관해야 한다는 거, 근데. 그거 말고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다 같이 동반 자살 하는 거 말고 방법이 있냐고요!"


"... 진정해 엘레나."


"하지만 게부라님.. 엘레나의 말이 맞습니다. 게부라님도 아시잖아요."


"... 씨발 새끼들."


"그렇게 불만이면 빠져, 나 혼자라도 간다."


"게부라님! 정신 좀 차리시라고요!"


그때 나는, 말만 선배였지 데봉과 엘레나를 조금 앞서는 수준밖에 되지 못했다. 우리 셋은 4등급. 최상위권 직원들 중에 속했다.


그리고 나랑 동기였던 그 녀석.. 회사 유일 5등급, 능력치 전체 EX 등급이었던, 황혼종 직원이었다.


"........"


"... 네, 갑시다, 가자 얘들아."


"선배님..."


"그래요 씨발, 다 같이 죽으러 가자고요..."


엘레나와 데봉은, 그저 따르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도, 동기도.


"야, 너마저.."


"아니야, 다 괜찮을 거야 은우야."


"내가... 해결할게."


"그래, 빨리 가자고."


"게부라님, 은우한테 할말이 있습니다,


"저희 둘만, 조금 있다 출발해도 되나요?"


"어, 우린 먼저 출발한다."


나와 동기를 제외한 셋은, 상층으로 달려갔다.

그 뒷모습이 마치... 절벽으로 달려가는 것만 같았다.


안된다, 절대!

다 같이 죽으러 가자고? 씨발! 다들 미쳤어!


난... 이데로 죽을수 없어.. 아니, 죽는 건 상관 없어도,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가서 죽을수는 없다고..


내 삶.. 영혼이.... 이토록 허무하게 사라질 운명이던가...


"안돼.. 안돼.. 난..."


"야, 정신 차려. 할 말이 있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걸.. 난 왜 그렇게..."


"야! 정신 차리라고! 아직 아무것도 안 끝났어!"


"지금 안 끝난 게 뭐 있어?"


"다 같이 죽으러 가는 거라고! 너도 알잖아!"


"아니야.. 내가.. 해결할수 있으니까..


"토끼팀도 처발린걸, 너 혼자서 뭘 하겠다고.."


".. 시계를 돌릴 거야."


"시계...?"


"야.. 너.."


"...."


"안돼, 그러지 마. 너도 알잖아. 시계는.."


"아니, 내가 해야만 해. 나 아니면 아무도 못 하니까."


"기껏 생각한 방법이 자살이야?"


"...."


"아니야, 그냥 다 같이 상층으로 가자. 혹시라도 이길 수도 있잖아? 어? 우리는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이번에는 혹시라는 경우는 없어."


"그럼, 저번에는 있었냐? 그때도 존나 불가능해 보였다고, 우린 근데 살았잖아? 이번에도 운이 좋을 수도 있어."


"은우야.. 너도 알잖아... 안 된다는 거.."


"아니야! 아니라고! 그거 말고도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제발... 너마저 가버리면 나는.. 나는 어쩌라고! 차나리 죽을 거면 나도 같이 죽어!"


나는 옆에 동기들, 가까운 후배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전부 죽었다.


나와 관련 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 빠짐없이.. 모두 내 앞에서 나에게 장기들을 흝뿌린체 죽어가는 거 같았다.


그런 내 인생에 유일하게 사라지지 않고 날 지켜주던 내 인생의 버팀목이, 지금. 내 앞에서 죽으려 하고 있다.


"씨발.. 그러지 말라고.. 갈 거면 나랑 같이.."


"아니, 너마저 가버리면 직원들은 누가 지켜?"


"그럼 너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기는 하겠냐?!"


"난.. 더 이상 못 버티겠어. 이 연옥에서 너마저 없으면 나는 어쩌라고!"


"... 넌 잘 할 거야."


"마지막으로 유언 하나만 할게."


"네가 나 대신. 모두를 지켜줘."


그 녀석은 황혼을 벗고, 나에게 주었다.


난 이거 입지도 못 하는데...


그렇게 시계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던 그 모습은. 나는 평생 잊지 못했다. 이 장면이 나를 평생 옥죄었다.


"...."


"... 조슈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지막이 그 이름을 다시 불러주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시계가 돌아갔다.


모든 환상체가 제압됐다.


상황이 종료되었다.


지금까지 항상, 긴급상황 종료 때는 내 옆에 조슈아가 있었다.


내가 죽을 뻔한 적도, 그 녀석이 죽을 뻔한 적도 많았다.


그래도 항상 우린 옆에 있었다.


그가 이젠 없다..


이젠 없다......


이젠.....


나 혼자네.


"..."


난 황혼을 입어보았다.


무거웠다. 침식이 느껴졌다. 조슈아는 지금껏 이런 걸 입고 싸운 건가.


난 주저앉았다. 절망 때문인지, 황혼의 무게 때문이었는지.


그러다 저 멀리서 셋이 달려오는 게 보인다.


"이봐, 지금이 무슨 상황이지?"


"은우야, 왜 갑자기 환상체들이 전부.."


"아니, 잠깐."


"네가 왜 황혼을 입고 있어? 조슈아 선배님은?"


"... 하."


"..."


"으아아아아!!!!!!!!"


당연하게도, 난 페닉이 풀리고 살았다.


난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회사가 날 필요로 했다. 날 죽이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조슈아가 죽었으니, 이제 내가 직원 대표니까.


처음에는 죽지 못해 살았다.


하지만 그러다 조슈아의 유언이 생각났다.


이제 나 아니면, 아무도 모두를 지켜줄 수 없다.


그래, 그래. 네가 죽었으니. 이제 내가 해야지.


네가 말한 유언의 무게가. 이제서야 느껴지네.


... 씨발 할게. 하면 되잖아.


내가 너의 자리를 대체하면 되는 거잖아. 네가 원하는 대로.


이제는 내가 모두를 지키면 되잖아...


"그 뒤는 짧게 말할게요."


"노력했고, 강해져서 황혼도 입고 모두를 지키려 노력했죠. 그 녀석만큼 못해서 절망하기도 했지만요."


"그렇게 살다가... 엔잴라님의 빛 탈취 사건... 그때 모두가 죽었죠."


"전 그때 죽음보다 그 녀석의 유언을 못 지켰다는게 더 괴로웠어요."


"아무튼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네요. 조슈아 없이."


"은우야.. 내가 무슨 위로를 해줘야 할지..."


"전 괜찮아요. 그 녀석은 지금쯤 하늘에서 절 봐주고 있겠죠 뭐."









"후...."


"네가 웬일로 술을 마시냐?"


"마시고 싶었다."


"뭐.. 적당히만 마셔라."


"....."


조슈아, 너 지금 나 보고 있냐?

그래. 이젠 너의 자리를 이어받은 거 같다.

나, 그 결심 이후로 강해졌어.

그래, 많이 강해지고, 많이 일하고, 많이 구했어. 지켰어.

난... 너의 유언 지킨 거다.

실망스러워도 뭐라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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