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스? 무슨 일이야?

이 오티스, 팀장님께서 탈출한 환상체 제압을 명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탈출한 개체가 White 피해에 약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White 피해에 특화된 무기를 지닌 직원을 호출하다니!

팀장님의 놀라운 혜안에는 늘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어... 그, 그래...

오티스, 한가한 것 같은데 단악수선 관리 한 번 하고 와. 

실패할 염려도 없고 쉬우니까, 신입일 때 한 번씩 해도 괜찮거든...

역시 팀장님이십니다! 조각 시간마저 쪼개어 회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려주시다니!

-그럴 것 없어. 딱히 너한테만 신경쓴 것도 아니고...

남들도 다 하는 건데...

겸손하실 필요 없습니다. 팀장님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지는 마십시오!

이 오티스가 언제나 열심히 보좌하겠습니다!

-아니, 난 됐으니까 네 사수 말이나 좀 잘 들어봐...

걔, 지난 번에도 네가 말이 안 통한다고 하소연을 얼마나...

아, 제게 복종을 강요하던 제 사수 말입니까? 팀장 직원을 제외하면 직원들 사이의 위계는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신입 직원 교육이라는 임무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그 자처럼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위계를 어지럽히는 일이 될 겁니다.

-야, 날 봐서라도 좀...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오, 진짜?

고맙다, 오티스.

비록 그 자가 팀장님의 위대한 광휘 앞에 사그라질 촛불만도 못한 자라고는 하지만, 하늘같은 팀장님의 명령이시라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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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너 요즘 신입들을 졸개라고 부른다며? 게다가 엄청 바쁘게 굴리고.

그렇습니다.

-야, 네 입으로 직원들 사이에 위계가 없다고 해놓고서, 정작 네가 걔들을 하대하면 어떻게 하냐?

후배들 생겼다고 가오 잡는 거야, 뭐야?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건 모두 팀장님의 지시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는 L사에 입사하기 전에 군인이었으며, 제가 맡은 부하들은 제 지시에 언제나 최상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 나도 그건 알아. 우리 부서 신입들의 성과가 다른 부서 신입들과는 비교도 안 되더라고.

그건 확실히, 네가 잘 해주고 있는 게 맞지...

과찬이십니다만, 이 오티스! 팀장님께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아니아니,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신입들을 졸개라고 부르는 건 좀 그래.

나도 널 졸개라고 불러야 할 것 같잖아?

팀장님께서 그리 불러주신다면 기쁘게 듣겠습니다.

-오티스야, 넌 상명하복 말고는 대화법을 모르니...?

이렇게 보니... 지휘팀의 네 동기랑 닮은 것 같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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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우리 이렇게 할까?

무엇이든 지시를 내려주신다면 이 오티스,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팀장님께서 잘못된 지시를 내려주실 리 없으니 말입니다!

-조슈아 팀장은 신입이 로봇마냥 구니까 가능하면 그러지 말라고 했다던데, 난 딱히 너한테 그러고 싶지는 않다야.

대신 한 마디만 할게.

앞으로 네 후배들을 하대하고 싶으면, 다음 징계팀 팀장이 되고서 해.

어떻게 그런 말씀을! 이 L사가 팀장님 없이 어찌 굴러갈 수 있겠습니까!

팀장님의 빈 자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자, 그럼 우리 상상해볼까? 내가 없는 회사를.

...

-긴 말 안 할게. 내가 퇴사했을 때 차기 팀장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해봐.

하대는 그 후에. 알았지?

...알겠습니다.

-이건 네 방식을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널 걱정해서야.

넌 능력도 좋고, 특히 상황을 복합적으로 보고 지시를 내리는 능력이 뛰어나잖아.

딱 팀장직이 천직인데,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단 말이야.

팀장님께 감히 반박을 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제게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임무가 주어진다면 성공해내는 것이 더 중요할 뿐이지요.

-그래, 그렇게 말할 것 같긴 했어.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봐. 안 될까?

그러면, 말씀해주신 대로 우선 팀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대는 그 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오티스.

가서 쉬어.

쉬어!

-복명복창할 필요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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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팀에 새 팀장이 부임했대.

-아, 나도 알아. 오티스 선배잖아?

-그 선배, 예전에는 후배들한테 막 대했는데 언제부턴가 사람이 바뀌었잖아.

-막 대했다고? 난 전혀 몰랐어. 

-나도. 나쁜 말도 안 쓰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엄청 좋았는데. 이 회사에서 몇 안 되게 우리를 사람답게 대해주는 사람이라니까?

-쉿, 오티스 팀장님이 방송하신다. 팀장으로서 하시는 첫 방송이니까 잘 들어보자.

아아. 들리나?

오티스다.

반갑다, 졸개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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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첨언합니다.

오티스가 팀장을 죽이고 그 자리를 꿰찬 건 아닙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