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버스컴퍼니 3장 스포 주의)

-똑똑.

들어오도록.

저... 실례합니다, 뫼르소 팀장님.

오늘 들어온 신입이군. 무슨 일이지.

이 서류 좀... 확인해주시겠어요?

읽어보지.

이 서류는... 네 입사 지원서의 복사본이군.

네. 거기 상단에 적힌 지원 부문을 보시면...

사무직이라고 적혀있군. 관리직이 아니라.

네, 맞아요.

사실 전 사무직으로 입사했는데, 정작 배정된 곳은 지휘팀 부서의 관리직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착오가 있던 것 같아요.

잠시 기다리도록. 확인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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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결과, 관리직으로 채용된 다른 직원과 바뀐 것 같군.

최근 사무직 직원이 필요 인원을 초과하였는데, 해당 잔여 인원을 재편성하던 중에 오류가 생긴 것 같다.

팀장님, 그러면 절... 

사무직으로 보내주실 수 있나요?

가능은 하지만, 이유를 묻고 싶군.

네? 그야... 입사하기 전에는 환상체가 뭔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알잖아요. 저런 괴물을 상대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무직이라면, 격리실을 드나들 필요가 없잖아요. 그래서 전 사무직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죽는 게... 무섭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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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클레어. 사무직 직원들에게는 권총이 한 정씩 지급된다는 걸 알고 있나.

네, 알아요. 그래서 깜짝 놀랐는걸요.

총기에 책정된 세금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이 큰 회사의 모든 사무직에게 권총을 준다니...

사무직에게 권총을 지급하는 부서는 복지팀이다.

네?

안전팀이... 아니라요?

환상체가 탈출하였을 경우, 권총만으로는 몸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 권총은 호신용이 아니라, 사무직 직원들에게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급되는 자살용 권총이다.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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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에 입사해서 기뻤는데, 이런 곳이었다니...

되돌리고 싶어요.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고...

하지만 선택할 수는 있다.

선택...이요?

네가 사무직 직원이 되고 싶은 이유는, 죽고 싶지 않아서인가?

네, 맞아요. 

그런데 사무직에게 자살용 권총이 지급된다는 걸 안 지금은...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네요.

이 회사의 관리직이 되면, 환상체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직원 수치를 단련하거나 에고 무기를 얻을 수 있다.

그것들은 권총보다 더 확실한 안전책이 되어줄 테지.

L사의 사무직 직원은 최소 인원만 있으면 문제없지만, 관리직 직원은 언제나 모자라니, 나 또한 관리직이 되기를 권유하고 싶군.

그러면, 사무직이던 관리직이던 다 죽을 수 있으니... 기왕이면 머릿수 딸리는 관리직이 되라는 말씀이신가요?

잔인한 말씀을 하시네요.

전 정말 무섭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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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팀장님을 탓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괜찮다.

관리직으로서 일하는 것이 어렵겠다면, 네 말대로 바꾸도록 하겠다.

곤란을 겪게 하여 미안하군.

...

그거 아세요? 전 가족이 없어요.

살해당했거든요.

그랬군.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의체혐오자인 제 친구가 동료들과 함께 제 가족들을 죽이고 있었어요.

그때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죠. 그저 겁에 질려만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종종 생각해요. 그때 만약, 그 새끼에게 대항했다면...

그랬다면, 내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고요.

...

아, 저도 알아요! 무의미한 발버둥이었겠죠.

하지만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저 자신이... 제 안에 너무도 아프게 남아버렸어요.

결국 가족을 묻고 마을을 떠나고...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다가 도망치듯 이곳으로 왔네요.

그랬군.

저는요, 무력감이란 게 뭔지 너무도 잘 알아요.

그 감정은 두 번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이곳 L사에 입사한 시점에서, 어차피 저 괴물에게 죽어야 한다면...

무력하게 제 관자놀이에 방아쇠를 당길 바에는, 차라리 관리직이 되어 제 손으로 환상체들의 가슴에...

말뚝을 쑤셔박아버리고 싶네요.

아, 죄송해요! 이런 말을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괜찮다.

말은 장황하게 했지만, 드리고 싶은 말은요...

관리직... 한 번 해볼게요.

그것이 네 결정이라면 존중하겠다.

네가 관리직이 된 건 착오가 있어서였기 때문이니, 원한다면 언제든지 말하도록.

사무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테니.

감사합니다, 팀장님.

실례했네요.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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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구료.

네. 지금 생각하니 좀 부끄럽네요.

한창 바쁘셨을텐데, 일 못하게 붙잡고 구구절절 제 얘기만 한 게...

그대의 진심이 전해졌을 거라 생각하오. 뫼르소 팀장께서도 무의미하다고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생겼소만. 

뭔가요?

그때 그대와 직종이 바뀐... 관리직으로 입사를 신청했으나 사무직으로 배정된 직원은 어떻게 되었소?

그야 물론, 지금 저희와 함께 관리직으로 일하고 계시죠.

사무직이 안 맞는다고 돌아오셨어요.

하긴, 료슈 씨에게 사무직 업무는 맞지 않으시겠지요.

(동공지진)

왜 그러세요?

료슈 양과 그대가... 

동기였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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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회 예고.

관리직에 지원했으나 사무직으로 배정된 L사 신입 료슈의 이야기.

이. 권. 뭐?

-이 권총이 뭐냐고 묻는 거야?

그래.

-환상체가 탈출했을 때를 대비한 자살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