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버스 컴퍼니 1장 스포 주의)

아, 안녕하세요.

어흠, 흠.

반가워, 유리 씨. 난 그레고르야.

일단 이거 받아. 직원한테 기본으로 지급되는 접이식 제압봉이야. 그리고 이건 신입용 매뉴얼. 그리고...

뭐야, 직원용 수첩이 어디에 있지? 아까 탕비실에서 챙겨놨는데...

저기... 천천히 하셔도 돼요.

아, 그렇지. 응.

유리 씨 말이 맞아. 급할 거 없지.

이거 부끄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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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유리 씨. 나도 선임이... 아니, 사수가 처음인지라 좀 답답할 거야.

사실 나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거든.

저는 괜찮아요. 그보다, 정확히 이 회사에서는 뭘 하는 건가요?

환상체를 관리해야 한다는 건 아는데, 죽을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렇지, 죽을 수도 있지. 환상체들은 되게 위험하거든.

그래도 우리 같은 신입들한테는 위험한 개체는 안 맡기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자고.

그런데 그레고르 씨, 그 팔은...

아, 이걸 설명한다는 걸 깜박했네.

일종의 의체야. 좀 징그럽지?

아니에요, 징그럽긴요.

그리고... 그런 말씀 마세요. 엄연히 인체의 일부잖아요.

어... 그렇지. 이것도 내 몸의 일부지.

고마운 말 해주네, 유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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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전팀에서는 환상체 탈출 시 행동 요령이나 훈련 방법을 만들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나나 유리 씨가 그런 걸 만들지는 않아. 그런 건 아마 근속 직원부터 손대기 시작할 걸?

대신 부서 중앙의 회복로는 종종 우리가 점검해야 할 텐데, 매뉴얼 보고 하면 쉬우니까 걱정 마.

아아... 이해했어요.

감사해요. 되게 잘 가르쳐주시네요.

이거 다, 내 사수 보고 배운 거야.

아, 그레고르 씨의 사수 분이 잘 가르쳐주셨나요?

아니, 이렇게 가르치면 큰일나는구나...하고 배웠지.

(웃참)

-야, 그레고르~ 뭐냐?

애기가 애기를 가르치고 있네~

...사수님, 조용히 좀 하시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양반 참, 나이도 먹을대로 먹어놓고선 유치하기는...

저 사람이야, 내 사수.

저렇게만 안 되려고 노력중이지.

(웃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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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체가 단악수선인가요? 되게 무섭게 생겼네요...

십자에 박혀서 떠있는 해골이라니...

보기에는 저래도 겁먹을 것 없어. 가장 낮은 ZAYIN 등급이니까.

용기를 가져. 죄를 가짜로 고하지만 않으면 돼.

네,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파이팅, 유리 씨.

되, 된 것 같아요.

음, 그래. 좋아.

첫 작업을 잘 마쳤네.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자고.

그레고르 씨.

걱정... 많이 하셨어요?

걱정? 내가?

아니이? 내가 걱정을 왜 해? 허 참, 유리 씨 재미있는 사람이네.

당연히 잘 할 줄 알았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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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레고르 씨.

만약에... 환상체들이 전부 풀려나버리면 어떻게 하나요?

응?

아, 그런 상황이라면... 예전에 종말새 사건이라는게 발생하고서 대충 매뉴얼은 정해뒀더라고.

우리가 할 일은 간단해. 환상체는 선배들에게 맡기고, 열심히 도망다니면 돼.

...유리 씨, 잠깐만.

경보...네요? 그런데 평소와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이건... 2단계 트럼펫...

큰일났다. 비상상황이야!

유리 씨, 일단 선배들한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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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레고르! 너 어디있었어!

유리 씨 데리고 단악수선 실습하려고 지휘팀에...

그보다, 무슨 일인데?

-미치겠네. 중층부에서 WAW급이 둘이나 탈출했어!

사무직들은 전멸에, 관리직들도 피해가 커! 게다가 우리 쪽에도 클리포트 폭주가 걸려서 도와줄 여력이...

그런데 네 후배는?

응? 당연히 여기에...

어?

유리 씨?

설마, 아직 저기에...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데, 가지 마라.

...금방 올게, 사수님.

-얌마, 그레고르! 가지 말라고!

내 말 들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유리 씨! 유리 씨, 내 말 들려?

대답... 읍!

-쉿. 작게 말해.

사, 사수님?

-미친 놈아. 어쩌자고 혼자 와? 여기에선 신입 챙기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어!

이 회사에서 신입은 소비재나 다름없다고!

...

사수님, 나 한 가지만 물을게.

사수님이 나 잘 안 챙겨준 거, 내가 곧 교체될 거라 생각해서였어?

-어... 

야, 그레고르. 그건...

가봐, 사수님. 나 혼자 갈 테니까.

-에이씨, 진짜.

에고 무기 하나 없는 놈이 무슨 허세를...

비켜봐, 내가 앞장선다.

...부탁할게, 사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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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마, 그레고르.

왜, 사수님.

-신입 녀석, 무슨 직원 수치가 제일 높디?

절제.

-어쩌면... 진작 패닉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다른 직원한테 제압당했을 수도 있겠네.

만약 그런 거면 그레고르 인마, 넌 나한테 죽는 거야.

하늘 같은 선배를 이런 사지로 끌고 와?

그러면 그냥 돌아가시지...

-쉿.

...?

(끼긱)

-WAW급이다. 백설공주의 사과.

복지팀에서 탈출한 개체가 여기까지 들어왔네. 제압하던 직원들은 다 당했나봐. 시신이 많아.

어...

왜, 사수님? 뭐라도 봤어?

-야, 그레고르.

돌아가자.

무슨 소리야, 갑자기. 여기까지와서 왜 돌아가?

저 개체 지나갈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그냥 좀 가자고, 그레고르야. 응? 일등 대리 그레고르야.

아니 왜 그러는건데? 이유라도 좀...

어...

-...

저기, 사수님.

저기 바닥의 덩굴 속에서, 빨간색인지 분홍색인지 모를 머리카락이 보이는데...

-하아, 진짜...

저거 설마, 유리 씨...

-가자, 그레고르.

늦었어.

아...

-말해두는데, 내 무기로는 패닉 상태 못 되돌린다.

너 패닉하면 죽이고 갈 거야. 닥치고 바짝 붙어서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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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저도 유리 좋아합니다.

+다 쓰고 올렸더니 신인격이 나왔네요.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