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파우스트에게 쥐어 짜인 이상이 방 밖으로 나온다)


 : "허리가 부러지는 줄 알았구료."


 : "근데 쪽바리는 왜 머리를 붙잡고 있소?"


 : "아.컵."


 : "그대의 컵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니 체념하시구료."



 : "컵이 그 컵이 아니었단 말이요?"


 : "오오! 그대들도 아시안컵을 보았는가?"


 : "아."


 : "이야. 아시안컵 우승 후보들께서 이곳에 모여 계셨네요."


 : "이상 씨는 '아시안컵 최대 실점'이 더 쪽팔리세요? 아니면 '말레이랑 동급'인 게 더 쪽팔리세요?"


 : "시발. 그만 하시오."


 : "그래도 42년 만에 이라크한테 따인 누구보다는 낫네요."


 : "ㅗ"


 : "부끄러워서 뒤지고 싶구료...."


(그때 파우스트가 다가왔다)


 : "무슨 일이지요?"


 : "아시안컵 결승후보들 인터뷰 중이에요."


 : "이번에 여러가지 업셋이 있었던 것에 대해 말하는 중인가 보네요."


 : "하지만 파우스트는 결국 그건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아요. 적은 표본으로 경기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통계학적으로도 의미가 없답니다."


 : "그러니 이상 씨는 빨리 와서 아침치 아달린이나 드시죠."


 : "아니....."


 : "한 판의 승패라도 분명 그것은 의미가 있소."


 : "그럼 말레이랑 동급하시던가요."


 : "좋소. 내 그들이 강한 상대였다는 걸 인정하는 바이오."


 : "이제부터 한국과 비긴 말레이가 독일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을 인정하리라."


 : "그게 무슨 개소리....."




 : "덕분에 추억을 상기할 수 있어서 기분이 훨씬 좋아졌소. 고맙소, 파우스트 양."


 : "......"



(이상은 아달린으로부터 생존했다)



 : "한동안은 무사하겠구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여담)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축구 말인가요? 저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 "중국 축구 많이 늘었더라? 2실점 밖에 안 하고."


 : "대륙은 언제나 우월하니까 축구도 잘 하겠죠 뭐. 일단 한국, 일본보다는 덜 먹혔네요."


 


 : "시발. 왜 쪼개고 그러세요?"


(아시안컵 16강 대진표를 확인한 홍루가 자기의 머리를 깨는 건 얼마 후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