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가 주딱에 의해 징집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만약 그가 나를 선택했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챈질만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텐데.


그가 이런 날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참으로 통탄할 지경이다.


하지만 티를 내는 것은 금물, 이는 분탕으로 몰릴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내가 사랑하는 그로부터 더욱이 멀어지는 꼴밖에 되지 않기 떄문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건, 언젠가 그가 이런 날 봐 주지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품고

꾸준히 챈에 똥글과 똥댓을 싸는 것뿐.


거기에 굳이 하나를 더하자면, 주딱의 반발 심리를 일으키기 위해 자기는 파딱 따위

할 생각이 없다는 티를 팍팍 내면서도


은연중에 월 500씩이나 버는 파딱이 부럽다며 진심을 내보이는 것 정도일까.


물론 파딱이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건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나같이 일평생 동안 누구 위에 서 본 적이 없는 하찮은 인생의 주인공에게

파딱의 직위란, 무급이 아니라 돈을 내고서라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운 좋게 주딱의 눈에 들어 이미 파딱의 자리를 얻은 이들은 감사해하며

그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직무를 성실히 행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자신은 파딱 따위 되고 싶지 않았다며 선택받지 못한 이들을 기만하듯 떠들어대니

내 심정이 어떻겠는가?


아아.


저들에게,자신들이 얼마나 운이 좋은 건지도 모르고 불평이나 해대는 자들에게,

벌로 노년 여성의 털 한가닥 없는 매끈한 가랑이 사이를 보여주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