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함부로 벌목 같이하지마라."


오랫만에 만나는 피골이 상접한 친구놈의 첫 한마디가 이 것이었다. 이 새끼가 뭐래?


"왜 또 썰 풀게 생겼냐?"

"내 아내 있잖냐..."


아내, 친구놈이 갑자기 결혼한다면서 청첩장 보내와서 결혼식 보러 갔더니 있던 부드러워보이는 실린의 여성을 기억해냈다. 생각해보니 이 놈이랑 만나는 것도 그 때 이래로 처음이군.


"아 그래, 니한테 겁나 아까워 보이는 실린 여성 분. 왜?"

"원래 그 여자랑 결혼할 생각 전혀 없었거든."

"뭐, 임신공격이라도 당했냐?"

"그렇단 말이지..."


그거랑 벌목이랑 무슨 상관인데?


"첫 만남은 파푸니카였어... 그... 알잖아? 배를 수리하려면 통나무하고 산화철 오지게 많이 들어가는거 말이야. 갑작스러운 태풍 때문에 할 수 없이 파푸니카에 정박해버려서 수리를 해야만 했던 상황이었거든."

"그래서?"

"철을 다 캐고 벌목을 하려고 했을 때, 그녀와 처음 만났어, 갑자기 내 반대편에 나타나 나와 갑자기 도끼질을 하기 시작하더니 내가 가는 나무마다 같이 벌목을 하기 시작하는 거야."

"퍽이나."

"시발놈아 난 진지하다고. 아무튼 그래서 혼자하기도 적적했으니까 같이 정수를 빨아가면서 나무를 캤어. 근데 내 쪽 정수가 다 떨어져서 오늘 일은 끝났다. 돌아가자고 생각해서 돌아가려했지."

"그래서."

"그래서 돌아가려는데 그 여자가 내 손을 잡더니 자기도 혼자하긴 적적하니까 좀 빌려줄테니 조금만 더 같이하제, 그래서 골드 좀 굳는다고 생각해서 준 정수를 마셨건만... 눈을 떠보니까 그 여자가 옆에서 나신으로 서방님이라고 부르고 있던거야."

"아 지랄노."

"아니 시발 진짜라니까."

"아니 형수님보니까 하프 들고다니는 거 보니 바드던데, 아무리 그래도 바드가 전투직을 이길 수 있을 거 같냐?"


내 말에 친구는 잠깐 두리번거리더니 고개를 숙여 나한테 가까이한 뒤,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바드들이 지니고 다니는 각인 기억하냐?"

"각인? 어... 각성, 절실한 구원, 정기 흡수, 중갑 착용... 그 외는 별거 없지 않냐? 아무리 그래도 니가 못 이길 각인은 없을텐데?"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근데 시발 침대 위에서 그렇게 저항하지 못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고서 친구는 칸다리안 라거를 손에 들고 거칠게 마셔버렸다. 이 새끼 술에 약하면서 왜 이래?


"시발 나 너 업고 가기 싫은데 왜 술 마시고 지랄이냐."

"시발, 술이 안 들어가면 말할 수가 없으니까 그렇지... 야, 바드랑 같은 침대에 있을 때는 조심해..."

"왜."

"나도... 처음에는 저항하려 했거든? 근데 시발 중갑 착용 각인 때문에 제대로 밀쳐지지도 않아. 오히려 귀엽다는 듯이 내 얼굴을 만지다니 날 밀어넘어뜨리더라"

"그 정도면 빠져나와야지."

"그러려했지. 근데, 정기 흡수 각인이 빛나더니, 고 년이 내 허리 위에 앉아버린거야. 그리고서는... 정말 정기가 다 빨려가는 줄 알았어."

"이 새끼가 지금 자랑이야기하냐?"

"아니 시발 계속 들어봐. 시발 서지 않을 때까지 했다니까? 그래서 기진맥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년이 왠 보라색 포션과 하프를 가지고 온거야. 그리고선 하프를 한 번 치더니 내 아들만 갑자기 살아나고, 그 다음엔 보라색 포션을 마시고 하프를 치더니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 정도만 몸이 회복되고... 그러고서는 다시 정기를 흡수 당하고... 시발 지옥이 끝나질 않아.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어도 끝나지가 않았어 시발..."

"근데 어떻게 여기 있냐?"

"그건..."

"자기야?"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친구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리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난 곳을 보니 친구의 아내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내 친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친구가 필사적인 눈빛으로 나를 봤으나, 나는...


"아, 일 다 끝났으니 데려가세요."

"이 배신자!"

"후후, 자기야 그러면 안되지. 남편의 한탄을 들어줘서 고마워요. 이만 돌아가도록 할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친구의 아내는 친구를 가벼이 끌고 가는 것이었다.



왜 그 때의 일이 생각났을까, 왜 주근깨 버섯이 보여서 채집하려는 순간, 맞닿은 실린의 손에 그 일이 생각났을까.


"아... 저기..."

"아, 먼저 캐세요, 저는 다른 곳으로 갈게요."


그 말만 하고 빠르게 나오려고 했으나, 그 실린 여성은 내 소매를 잡더니, 수줍어하면서 같이 캐자고 했다.

하지만 난 봤다. 사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검은 미소를, 그녀의 등에 있는 하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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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ca.live/b/lostark/29006709

이거 보고 갑자기 삘와서 써봄

사실 특화바드라서 아들만 오지게 살아났다던가 그런 거 넣으려고 했는데 넣을 타이밍이 없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