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들은 서로를 쳐다본다.

아재 끝나고 니나브 쓰다가 폭격맞고 죽은 공대장이,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홀나님, 저희 이제 3트밖에 안했잖아요. 누구나 실수 정도는 할 수 있죠. 마음 다잡고 1트만 더 해봐요 네?"

"중단"

"다시 한 번만 더 생각해보세요. 이대로 쫑내면 파티 새로 구해야 하잖아요 아무리 홀나님이 서폿이라도 3넴 파티는 별로 없을 걸요?"

"중단"

"알아요, 서폿님들 입장에서 보면 딜러한테 불만 많은 거. 그래도 홀나님도 배럭들 숙제 돌려야 할 거 많으실텐데 여기서 시간 끌리면 서로 짜증만 나잖아요? 미운 정이 있지 3트나 해서 촉수까진 봤으니까 다음엔 진짜 깰 것 같지 않아요?"

홀나는 파티원 정보창을 열어 각인 칸을 눌러본다.

3331, 전설 악세가 2개 섞인 원한 없는 유산스카.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한다.

"중단"

설득하던 공대장은, 도구 주제에 갑질이나 한다는 푸념을 길드 디코로 흘리면서, 던전 중단 투표를 누를 것이다. 파티원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홀나를 욕하면서, 찬성 버튼을 클릭하겠지.

파티 찾기 창에서, 방금 전까지 같이 했던 파티원의 탈을 쓴 침팬지들이 모두 같은 길드임을 확인하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켁켁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