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에는 로스트아크 '별빛 등대의 섬'의 스토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사람의 생활에는 필요한 것이 3가지 있다.

 

의식주.

 

아크라시아의 싸웠던 기억을 제외하면 저 3가지와 관련된 기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위에 3개를 구하는 법은 절대 쉽지는 않았다. 집이야 허구한 날 악마들이랑 싸우고, 전쟁 나고 하는 곳에서 멀쩡한 부동산 찾기가 힘들었고. 음식은 한식이 없어서 힘들었다. 아르데타인놈들 그렇게 기술력이 뛰어나면 콜라나 좀 만들어봐, 그나마 김치 같은 건 직접 김장해 먹을 수 있었지만 인스턴트 라면이 고향의 맛이 아니어서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모험의 서 요리 재료 구하기 힘든 건 게임이든 현실이든 힘들어서 모험가들을 돈 주고 고용해서 구했더니 요리 재료 품질이 엉망이라 결국 내가 직접 구했다.

 

 옷은…. 나쁘진 않긴 한데 더 많이 좀 아바타 좀 더 많이 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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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님? 옆에 앉아도 될까요?"

 

"오, 시라유리구나? 물론이지. 아무도 안 와서 쓸쓸했었다고?" 

 

"후훗, 그럼 감사히 앉을게요."

 

"그래서 요즘 오르카 생활은 어때?"

 

 

"저야 잘 지내고 있지요, 사령관은 어떠세요?"

 

"며칠 전에 LRL한태 간식거리 너무 자주 주지 말라고 에이미한테 혼났어."

 

 

"아, 그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네요, 에이미 씨가 LRL이 요즘 식사시간에 밥을 적게 먹는다고 걱정했거든요."

 

 

 

"그거 일러바친 게 너구나?"

 

 

 

 

 

 

 

사령관의 시선에 시라유리는 눈웃음으로 화답했다.

 

 

 

 

 

 

 

"안 그래도 그때 엄청나게 혼났단 말이야."

 

 

 

"하지만 사령관님께서 너무 간식을 남용하신 잘못도 있다고 생각하시죠?"

 

 

 

"내 잘못이긴 하지만 남용이라니."

 

 

 

"사령관님이 오신 곳에서 가져오신 음식들은 저희에게 미지의 것이니까요, 아무래도 어린 바아오로이드들에게는 신기할 수밖에요."

 

 

 

"확실히…."

 

 

 

 

 

확실히 알비스나 LRL같은 아이들이 간식을 달라고 조를 때마다 양치를 꼼꼼히 해라.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말만 할 뿐 간식은 꼬박꼬박 주었다, 그 대신 알비스와 LRL때문에 안드바리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오히려 안드바리도 가끔 간식을 받으러 온다.

 

 

 

 

 

"오늘 어린이집에 가서 애들과 같이 노시기로 하셨잖아요? 사령관이 오신다니 다른 바이오로이드들도 올 텐데 아이들이 달라는 대로 주다가 혼나지 마시라고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예요."

 

 

 

시라유리의 충고에 사령관은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웃었다.

 

 

 

"헤~ 시라유리 너라면 오히려 그렇게 혼난 나를 위로하면서 점수를 따갈 줄 알았는데? 의외네."

 

 

 

"물론 그것도 좋지만 이렇게 먼저 말씀드려서 미리 점수를 따는 것도 좋다고 생각을 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이쪽이 사령관님에게도 더 좋은 거 아니겠어요?"

 

 

 

"백만 번 옳으신 말씀."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시라유리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갑자기 일어난 사령관의 애정행각에 일순간 그들에게 식당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

 

 

 

"쳇."

 

"헷충…."

 

"까득."

 

 

 

사령관은 이마에 닿았던 감촉을 기억하려는지 눈을 감고 입을 우물거리고는 식판을 들고 한 손을 흔들며 식당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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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속의 마리아.

 

 

 

유모 겸 경호원 전문의 바이오로이드, 하지만 오르카호에는 마리아보다 더 뛰어난 경호원이 많았기에 그녀는 아직 어린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여 오르카호 내의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짝

 

 

 

마리아는 손뼉을 쳐서 보육원 내의 인원들의 시선을 모았다.

 

 

 

"자, 여러분 이제 사령관께서 곧 도착한다고 하세요. 다들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요?"

 

 

 

-네~

 

 

 

"히히, 권속이 어떤 공물을 가져올지 기대되는구나!"

 

 

 

"저는 지난번에 먹었던 일곱 가지 맛 사탕이 맛있었어요."

 

 

 

"저는 그 지렁이 모양 젤리가 좋았어요."

 

 

 

"나는 인형 모양 도넛이 좋았어!"

 

 

 

"사령관이 예전에 주셨던 간식은 매번 달랐으니 이번에도 다른 걸 주시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사령관이 오시면 무엇을 할지, 오늘은 어떤 간식을 받을지 기대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벌컥!

 

 

 

"다들 안녕~"

 

 

 

"안녕하세요~"

 

 

 

사령관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웃는 얼굴로 인사하자 아이들도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휴일이라 그런가? 오늘은 많이 모였네?"

 

 

 

원래 자주 모이는 LRL, 알비스, 코코, 엘리, 안드바리, 아쿠아를 포함해서 오늘은 닥터와 더치걸 까지 모였다.

 

 

 

"자, 그럼 사령관도 오셨으니. 사령관? 오늘은 어떤 활동을 하실 건가요?"

 

 

 

"엥? 뭐야 내가 진행하는 거야? 난 그냥 오늘 애들이랑 놀러 온 건데?"

 

 

 

"후후, 애들이 사령관님이 오신다고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사령관님이 해주시는 거면 뭐든 좋아할 테니 부담가지지 마시고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사령관은 팔짱을 끼고 고민에 잠겼고. 아이들은 기대가 득한 눈을 쳐다보았다. 마침 휴일이라 마리아가 짜준 일정대로 같이 움직이고 같이 간식 먹으면서 놀다가 저녁에 애들을 안전히 귀가시킨 다음 마리아와 비밀의 방 타임을 즐기려 했던 사령관이라 오늘 일정에 대해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급하게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살짝 아파졌지만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좋아, 그럼 오늘은 사령관의 옛날이야기 타임이 있겠다!"

 

-와~!

 

사령관은 결국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인 옛날이야기 들려주기로 정했다. 예전에도 가끔 왔을 때 마리아와 같이 동화책을 읽어주던 것이 반응이 좋아서 거기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닥터와 더치걸이 있어서 신데렐라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 그녀들은 시시해 할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라면 그들도 흥미를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없는 이야기니까.

 

"그전에 간식 먼저 나눠줄게. 오늘 다들 밥 꼭꼭 씹어먹고 안 남기고 잘 먹었겠지?"

 

-네!

 

사령관에 물음에 다들 힘차게 답하였고, 사령관은 그 대답에 만족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허공에 손을 집어넣었다.

 

"오빠가 저러는 건 언제봐도 신기하단 말이야? 도대체 무슨 원리일까?"

 

 

 

"그러게요, 정말 볼 때마다 신기해요, 저희 발할라 언니들도 저런걸 쓸 수가 있으시면 정말 편할 텐데."

 

 

 

"알비스도 저거 쓰고 싶어!"

 

 

 

"후후, 권속의 공간을 주무르는 힘은 언제봐도 신기하군."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사이 사령관은 자신과 마리아의 몫까지 10개의 젤라토를 꺼냈다.

 

 

 

"자, 이건 사령관이 점심 안 남기고 잘 먹은 친구들에게 주는 거니까. 이거 먹고 저녁도 안 남기고 잘 먹어야 한다? 특히 닥터 너 말이야. 요즘 연구한다고 간편식만 먹지 말고."

 

 

 

"헤헤, 알았어 오빠."

 

 

 

"어머 사령관님 저도 먹어도 되는 건가요?"

 

 

 

"물론이지, 난 먹을 거로 사람 차별 하지 않는다고?"

 

 

 

사령관은 마리아에게까지 젤라토를 나눠주면서 아이스크림 스푼까지 다 나누어주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에 살짝 웃으며 살짝 한입 떠먹었다.

 

 

 

사령관이 먼저 먹는 것을 본 아이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먹기 시작했다.

 

 

 

"! 사령관님! 너무 맛있어요!"

 

 

 

"사령관! 이거 아이스크림 뭐야? 어떻게 만든 거야? 아우로라가 해준 거보다 더 맛있어!"

 

 

 

"오빠, 나는 이거. 이거 커피 나 더 주면 안 돼? 제발 부탁이야. 이거면 일주일을 커피 마시며 철야해도 즐거울 거 같아!"

 

 

 

"닥터양, 잠을 자지 않고 밤을 보내는 건 건강에 해로워요. 그렇지만…. 이 커피는 정말로 맛있네요. 향도 좋고 풍미도 뛰어나요."

 

 

 

"주인님! 이거 더 주면 안 돼? 다른 언니들한테도 맛보여주고 싶어!"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뿌듯해진 사령관은 자신의 남은 젤라토를 입에 털어놓고는 입을 열었다.

 

 

 

"하하, 다들 맛있게 먹으니 다행이네. 그럼 먹으면서 들어.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사령관은 잠시 말끝을 흐리며 기대감을 살짝 고조시키고는 입을 열었다.

 

 

 

"영혼을 인도하는 등대가 있는 섬. 별빛 등대의 섬의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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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등대의 섬 

 

스토리도 좋고, 노래 또한 뛰어난 로아의 서브 콘텐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스토리와 음악 부분에서 빠지지 않는 섬.

 

사령관은 그 섬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아크라시아 세계로 갔을 때는 이미 아크의 계승자인 리퍼가 스토리를 전부 진행해 놓은 상태였다.

 

 

 

전생을 당하고서 직접 별빛 등대섬의 원래 스토리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사령관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스토리는 외울 때까지 보는 타입이었고, 그의 마음속에서 별등섬 스토리는 순위권에 뽑힐 정도였으니 말이다.

 

 

 

"영혼을 인도하는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는 수많은 별빛을 수 놓여 있는 하늘의 바다를 비추는 등대가 있는 섬 그 섬이 바로 별빛 등대의 섬이지."

 

 

 

사령관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모두 귀를 기울였다.

 

 

 

"그 섬은 정말로 아름다웠지, 섬의 아래쪽에 있는 갈대밭은 별빛을 머금어 마치 페어리 시리즈들이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정원 같았고, 섬에서 나오는 불빛은 적었지만, 하늘에서 비추는 달빛이 섬 전체를 아름답게 비춰주었지, 하지만 그 섬은 왠지 쓸쓸해 보였어. 그 이유는 들려오는 파도 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저기 날아가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때문일까? 섬에 도착한 모험가는 의문을 가지고 등대로 향했어."

 

 

 

사령관의 이야기에 마치 자신의 눈에 그려진다는 듯 눈을 빛내는 코코를 보며 사령관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등대 앞에는 너희와 같은 한 어린 소녀가 있었어. 그녀의 이름은 레나.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인 프랭크가 이제는 피아노를 치며 영혼을 인도해주지 않는다고 슬퍼했지. 그녀는 자신의 아빠가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길 원했고 모험가는 등대의 위로 올라가서 프랭크에게 부탁했어. '다시 피아노를 연주해서 영혼을 인도해주세요.'"

 

 

 

등대에 관해서 이야기가 나오자 LRL은 자신의 안대를 만지작거리며 이야기를 들었다.

 

 

 

"등대 위에는 신기하게도 등대의 아래보다 파도 소리가 더 잘 들렸어. 마치 이 파도 소리 말고는 이 세상에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야. 그 파도 소리가 몇 번 울려 퍼졌을까. 프랭크는 모험가가 아닌 피아노를 피하며 말했어. '난 그럴 자격이 없네.' 그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고, 그런 그에게 강제로 시키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 모험가는 아래로 내려가 레나와 이야기를 나누었지."

 

 

 

자신이 생각한 옛날이야기가 아니었는지 엘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야기를 경청했다.

 

 

 

"하지만 그의 딸은 포기하지 않았어. 레나는 그에게 프랭크의 일지에 쓰여 있던 한 영혼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 혹한의 땅 슈샤이어. 그곳에 있는 영혼을 이곳으로 데려온다면 그가 다시 피아노를 쳐줄 거라고 그의 딸은 생각했다. 그래서 모험가는 영원히 얼어붙은 땅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어린 아들이 걱정되어서 죽어서도 아직 이승을 떠나지 못한 어미의 영혼에게 그의 아들이 잘 지내는 소식을 전해줌으로써 그녀를 등대로 데려왔다."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에 공감하는지 마리아는 살짝 숙연해지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프랭크는 이번에도 피아노를 치지 않았고, 그는 자신을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절망은 딸에게 포기할 이유가 아닌 포기하지 않을 이유를 주었고 그녀는 모험가에게 과거의 일을 털어놓았다. '아빠는 피아노를 치는 걸 두려워하고 계세요…. 그날 이후로….'"

 

 

 

사령관의 말 흐림에 아쿠아는 궁금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날에 있었던 일이 어떤 일인지 모험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다시 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이번에는 난민들이 모이는 섬이었고 그곳에서 아픈 엄마를 위해 약을 구하기 위해 약을 구하다 죽은 한 소년의 영혼을 어머니에게 약을 건네주며 등대로 인도하고, 자신의 친구를 위해 자신의 마지막 남은 전력과 부품을 모두 전해준 로봇의 영혼까지 등대로 데려갔다."

 

 

소년의 이야기에 안드바리는 충격을 받았는지 손으로 입을 막았고, 닥터는 로봇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모험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프랭크는 여전히 피아노를 치기를 거부했고 레나는 결국 숨겨왔던 이야기를 해준다. '엄마의 영혼을 찾아주세요.' 레나의 엄마이자 프랭크의 아내인 에일린, 그녀는 병으로 죽었다. 프랭크는 아내인 에일린이 죽은 게 자신이 영혼들을 등대로 데려오기 위해 섬을 비웠기 때문이라며 자책했고 그 때문에 피아노를 치지 못하던 상태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모험가는 레나와 함께 에일리의 프랭크와의 추억이 기록된 일기를 가지고 엄마의 영혼을 찾기 위해 바닷길에 나섰다."

 

 

 

"그들은 많은 곳을 다녀갔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성당, 사랑의 맹세를 했던 하트모양의 섬, 결혼식을 올린 장소인 해바라기가 잔뜩 핀 언덕 또한 가보았지만, 어디에도 그녀의 영혼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무도가 들의 나라 애니츠의 커다란 등나무에 프랭크와 에일린이 그들의 염원을 묻어두었다는 이야기를 찾았고 그들은 그 즉시 애니츠로 향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알비스는 컵을 꼭 쥐며 눈을 빛냈다.

 

 

 

"나무의 아래에는 그녀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 자신들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영혼이 별이 되는 과정을 알려줄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들의 일인 영혼을 인도하는 별지기를 자신들의 자식 또한 자랑스러워할 거라며 그를 향한 사랑을 한 뼘의 종이에 가득 눌러 적은 편지가 있었다."

 

 

 

사령관은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물을 한잔 마시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하지만 그곳에도 에일리의 영혼은 없었지."

 

 

 

-헙!

 

 

 

어디선가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고 사령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엄마의 영혼을 끝까지 찾지 못했다는 사실에 레나는 계속 슬퍼할 아빠가 걱정되었다. 그녀는 엄마의 영혼이 자신과 아빠가 미워서 엄마의 영혼이 숨어서 나오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며 울었다.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만이 나던 섬에 어린 소녀의 울음소리가 울렸고, 모험가가 말리기 전에 에밀리는 바닷가로 도망치듯 발걸음을 옮겼다."

 

 

 

"모험가는 레나 에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프랭크에게 향했다. 그녀의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서. 프랭크는 레나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고 모험가는 레나와의 여정을 이야기해주었다. 프랭크는 레나의 부탁으로 에일린의 영혼을 찾으러 갔다는 소식에 놀라며 괴로워하듯이 그녀가 자신을 만난 건 재앙과도 같았다며 자신을 자책하였다."

 

 

 

아이들은 그런 프랭크가 불쌍했는지 울먹이는 눈으로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모험가는 프랭크에게 그녀의 편지를 건네주었고, 프랭크는 그 편지를 받아들고는 자신의 심장처럼 조심이 원래 있던 곳에 넣어야 하는 것처럼 편지를 품에 넣으며 에일린이 죽은 것은 자신 때문이라며 그날 자리를 비운 자신을 질책하였다. 그는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려는 듯 홀린 것처럼 피아노의 앞에 앉아 말했다. '오래전 나와 에일린은 피아노 선율을 따라 영혼이 별이 되는 것을 지켜봐 왔었지.' 그는 건반에 손을 올렸지만, 손가락만 떨릴 뿐 피아노를 치지 못했지."

 

 

 

사령관이 말을 멈추자 모두들 이대로 끝인가? 라 생각하며 사령관을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피아노의 위에 찬란한 영혼의 빛이 나타났어. 수많은 영혼을 봐온 프랭크였지만 그는 그 영혼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지 그는 떨리는 입으로 말했어 '에일린?' 바로 그녀의 아내 에일린의 영혼이 나타난 거야."

 

 

 

에일린의 영혼의 등장에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프랭크는 그녀의 영혼을 보자 하고 싶은 말이 수도 없이 생각났어. 하지만 해야 할 말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통해서 나왔지."

 

 

 

"에일린…! 내 곁에 있었다니…. 나를 원망하지 않는 건가…? 레나가 많이 컸어. 철없는 나 때문에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워졌지.

 

당신이 지켜봐 주지 않겠어? 서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그대로 걸어가 보육원의 피아노 앞에 앉았다. 마리아가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칠 때 쓰던 피아노. 피아노의 건반 덮개를 조심히 연 사령관은 건반 위에 손을 올리고는 연주를 시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q2lZusQaJ4&ab_channel=%EB%A1%9C%EC%8A%A4%ED%8A%B8%EC%95%84%ED%81%ACLOSTARK



(사령관이 연주한 노래)

 

 

 

연주를 끝낸 사령관은 건반 덮개를 조심히 닫고서 돌려 앉아 아이들을 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연주가 끝나자 레나가 등대 위로 뛰어 올라와 흥분하며 말했다. "엄마의 행복한 시간은 나랑 아빠 곁에 있었어요! 언제나 지켜보고 있던 거에요! 이젠 알 수 있어요. 저기 저 별이에요!" 레나는 하늘의 별 중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별이었다. "고마워요. 엄마의 행복한 시간이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을 알려줘서. 이제 아빠와 나는 괜찮을 거예요. 응. 분명 그럴 거예요." 모든 영혼은 아프고 힘들고 괴로운 순간을 겪었고 결국 사랑하는 이들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던 장소가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장소이며 기억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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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 사령관에게 박수~."

 

-짝짝짝짝

 

 

 

아이들은 이야기를 다 듣고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결국, 사령관과 마리아가 아이들을 달래는 데 시간을 많이 쏟았고 저녁 식사시간이 가까워지자 결국 마리아가 준비한 다른 놀이는 다음에 같이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자. 그럼 약속한 데로 다들 저녁은 안 남기고 꼭꼭 씹어먹기다?"

 

 

 

-네에~

 

 

 

사령관이 잔소리에 아이들은 웃으며 답하고 마리아의 인솔하에 아이들은 식당으로 향했다. 더치걸을 빼고.

 

 

 

"응? 더치는 밥 먹으러 안가?"

 

 

 

"아…. 난 조금 있다가 먹으려고. 그럼 사령관 저녁 맛있게 먹어."

 

 

 

더치걸을 사령관에게 손을 흔들며 아이들과 반대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 발걸음은 마치 육체가 아닌 영혼이 피로한 사람처럼 보였고 잠시 망설이던 사령관은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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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

 

 

 

달빛과 별빛이 조명을 대신 해주는 오르카호의 갑판 위 주황 머리의 소녀가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의 부싯돌을 굴리고 있었다.

 

 

 

"아…. 씨. 기름 다 썼네."

 

 

 

담배를 입에 문 상태로 우물거리며 잠시 고민을 했다. 딱하나 남아있던 돛대를 입에 문 것이라 좀 더 신중히 생각했다. 이대로 포기할지 아니면 라이터를 구해볼지. 결국, 라이터를 구하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옆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불필요해?"

 

 

 

"사령관?"

 

 

 

사령관이었다. 그는 한 손에 지포 라이터를 들고 불을 지펴 자신을 향해 내밀었고 더치는 쓰게 웃으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어릴 때부터 담배 피우면 몸에 안 좋을 텐데."

 

 

 

사령관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더치는 웃어넘기며 대꾸했다.

 

 

 

"사령관, 나 멸망 전 개체라 사령관보다 나이 많을걸?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아, 그런가? 그럼 누나라 불러줄까?"

 

 

 

"음…. 그건 좀 싫은걸? 사령관이 누나라 부르는 걸 생각해봤는데 나중 가면 징그러울 것 같아."

 

 

 

어떤 금발 머리 장교가 들으면 환장할 말을 둘은 웃으며 나누었다. 

 

 

 

사령관도 한 대 피우려는지 한 개비를 입에 꼬나물고는 라이터의 부싯돌을 굴렸지만, 탁탁거리는 소리만 날 뿐 불이 나오지 않았다.

 

 

 

"아…. 운이 없네."

 

 

 

"사령관. 이쪽 봐봐."

 

 

 

"응? 엇!"

 

 

 

사령관의 손의 절반보다 조금 더 큰 손. 그 작은 손이 사령관의 옷깃을 잡고 자신을 향해 당겼다. 평상시라면 끌려가지 않았겠지만, 사령관은 왠지 그녀의 손을 거부할 수 없었고 그대로 끌려갔다. 사령관을 잡아당긴 더치걸은 자신이 피우던 담배의 끝을 사령관의 담배 끝에 대어서 불을 붙여 주고는 손을 놓고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아까 불 빌려준 답례야."

 

 

 

"방금껀 좀 설렜는걸? 고마워."

 

 

 

둘은 같이 담배의 연기를 빨아들이고 뱉어내었다. 서로에게 건넬 말을 생각하며 나오는 생각의 찌꺼기를 뱉어내듯이.

 

 

 

먼저 입을 연 건 더치걸이었다. 그녀는 필터 앞까지 타들어 간 담배를 끄며 말했다.

 

 

 

"사령관, 아까 해준 이야기 있잖아."

 

 

 

"별빛 등대섬 이야기?"

 

 

 

"응, 그거. 사령관이 그랬잖아. 영혼들은 그들이 행복했던 기억이나 사람이 있는 땅에 머문다고."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자매들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걸까? 사령관. 기억나? 사령관이 나를 폐광에 매몰되어 있던 나를 구해준 거?"

 

 

 

"응, 기억해."

 

 

 

"거기엔 나 말고 다른 자매들도 많았어. 태어나서부터 그곳으로 이송되어 계속 땅을 팠지. 철충의 공격으로 모두 매장되기 전에 말이야."

 

 

 

좋지 않은 기억은 자신의 마음에 박힌 칼과도 같았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서 칼을 뽑아야 했기에 더치는 몸을 떨었고 사령관은 그런 그녀를 안아주었다.

 

 

 

"거기에서 우리가 행복했던 기억은 없다 싶었어. 일이 조금이나마 일찍 끝나서 다 같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잠깐이나마 이야기를 나누면 그게 즐거웠으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 애들은 여전히 그 광산에 있는 걸까?"

 

 

 

"더치."

 

 

 

사령관은 더치페이 걸을 안아 들어 자신의 앞에 앉히고는 하늘을 가리켰다.

 

 

 

"저 수많은 별 중에 분명 더치의 자매들의 별이 있을 거야."

 

 

 

"...그럴까?"

 

 

 

"그럼, 아니라면 지금부터 만들면 되는 거지. 기억나지? 영혼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장소에도 머무는 거 더치가 그녀들을 사랑하는 만큼 그녀들도 더치를 사랑할 거야."

 

 

 

사령관은 보육원에서처럼 공간에 손을 집어넣더니 비파를 꺼내 조율하였다."

 

 

 

"그들의 영혼이 안식을 찾기를, 그들의 영혼이 별빛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기를, 이 노래가 그들의 영혼을 데워주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lxuBmvOO0jQ&ab_channel=%EB%A1%9C%EC%8A%A4%ED%8A%B8%EC%95%84%ED%81%ACLOSTARK




 

 

사령관의 손가락에 맞추어 비파가 소리를 내었다. 

 

아까 들었던 피아노로 연주한 노래와는 달랐지만 뭔가 가슴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노래였다.

 

더치걸은 옛날 추억에 잠겼다. 다 같이 밤하늘의 별을 보자고 했던 추억, 이제 그 아이들은 별이 되었고, 자신은 그들을 보고, 그들은 자신을 비추는 별이 되었다.

 

더치걸은 연주를 하는 사령관의 가슴에 기대어 울었다.

 

달빛과 별빛이 바다를 비추어 온 세상이 빛나는 바다 위에 파도 소리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뿐 아니라 소녀의 울음소리와 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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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사령관."

 

 

 

"이런 거로 뭘, 나야말로 연주 들어줘서 고마워."

 

 

 

사령관은 더치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분명 에일린 씨처럼 그 아이들도 별이 되어 더치를 지켜볼 거야."

 

 

 

"응…. 나도 왠지 알 거 같아 저 하늘에 그 애들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꼬르륵

 

 

 

"아."

 

"아."

 

 

 

사령관의 배에서 난 소리에 둘은 동시에 소리를 내더니 서로를 바라보곤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일어나자. 배고프다. 같이 밥 먹으러 갈래?"

 

 

 

"좋아 사령관.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소완표 특제 돈가스."

 

 

 

"헐, 그럼 늦은 거 아냐? 우리가 갔을 때는 남은 게 없을 것 같은데?"

 

 

 

"그럼 안 늦게 가면 되지! 업혀 더치!"

 

 

 

사령관은 더치의 앞에 무릎을 꿇어앉았고 더치는 그런 사령관의 등에 업혔다.

 

 

 

둘은 그 상태로 소리 내 웃으며 달려갔다. 마치 이 세상에 더는 울음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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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등대의 섬은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로스트아크 스토리중 순위권에 드는 스토리입니다. 노래 또한 스토리와 아주 잘 어울려서 즐겨 듣고 있지요. 여러분께도 이 감정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