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종강을 맞이한 로붕이는 숙제도 달려서 다 빼놔서 로아온까지 뭐함? 상태였음.

그런데 친구가 종강 기념 브리스킷 도전한다길레 바베큐 해본 적 있냐고 물어보니까 첫트라더라


바비큐 한 번도 해본적이 없는데 바로 브리스킷 도전해본다길레

베른 남부 모험의 서 요리로만 접해봤던 브리스킷이 야랄맞았다는 걸 떠올렸지만

종강한 개백수 대학생들을 막을수는 없었고

브리스킷 계획이 로아온 날임에도 불구하고 로아온 녹방으로 보자 마음먹고 브리스킷을 도전하기로 함.

정확히 말하자면 앵간한 준비는 저 실행담당이 거의 다 했고 약간의 일손 거둔 정도밖에 안됨을 미리 밝힘.


그리고 사진을 많이 안 찍어서 이것저것 자료 사진으로 대체한 부분이 많은 점도 아쉬울 따름

아무튼 시작하겠슴


나도 모험의서 요리로만 볼떄는 브리스킷이 어떤 요리인지 몰랐는데


브리스킷(차돌양지)에 소금 후추 그 외 기타 시즈닝을 팍팍 쳐준 후, 120~130도 정도의 온도에서 8시간 정도를 푸욱 익혀주고,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2시간 정도를 더 익혀주는 진짜 시간 퍼먹는 괴물 같은 요리임. 괜히 모험의 서에서 시간 그렇게 퍼먹는거 아님


거기다가 8시간 구울때 대충 불판 위에 던져놓고 끝이 아니라 1시간 반~2시간 정도마다 겉에 사과주스 같은 걸 뿌려줘서 표면 촉촉하게 유지해주고

내부온도 어느정도 되면 그떄 랩으로 싸는데 그때도 연육작용(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거) 때문에 사과주스랑 꿀을 쳐발쳐발해주고 구워주는 요리임

맞음. 베르닐 브리스킷할 때 2시간마다 해주는게 이 사과주스 치익치익해주는거임.


(생고기 때 사진을 안 찍어놔서 대충 인터넷에서 주서옴)

 대충 이렇게 생긴 고기에다가 소금 후추를 쳐발쳐발하고나서, 이제 화로에 불 붙이고, 화로로 옮겨줌

 지방 붙어있으면 손질도 해줘야하지만, 다행히 지방 손질된 고기로 사서 시간을 좀 덜었음.

원래는 파프리카 가루나 다른 시즈닝도 추가해주지만, 첫 트이기에 심플하게 소금 후추로만 가능 함. 그래도 된다더라고

차콜(조개탄)에 불 붙이는데 진짜 불 더럽게 안붙더라. 고기 간 해주고 한참을 불 붙인듯


 불 붙이고 난 후 귀중한 고기님 운송중


고기 올려 놓기 전에 한 컷


화로 위에 올려 둔 사진


대충 사진보면 알겠지만, 소금 후추 범벅임. 근데 어차피 표면에만 저렇게 해주는거라

저렇게 해줘야 나중에 고기 안에 간이 밴다고함. 


이제 저렇게 세팅해주고 2시간마다 사과주스 치익치익 뿌려주면 되는거임.

시작을 얼추 2시 좀 넘어서 했었는데, 세팅 끝나고 보니까 3시 넘어가고 있더라. 불 붙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음.


불 올려놓고 나서는 좀 여유로워지긴 했는데 첫 사과주스 뿌려줄 때 바로 이슈가 발생함.

원래대로면 저렇게 차콜이 서서히 타들어가야하는데 차콜이 타들어가면서 부스러져서 연결이 끊겨버린것

사과주스 뿌리기 전에 차콜 보충해주긴 했는데 이떄부터 뭔가 낌새가 심상치가 않았음


그리고 두번째 사과주스 뿌릴 떄까지는 별 일 없어서 게임 좀 하다가 저녁 먹기 전에 한 번 더 사과주스 뿌려줬음.


그리고 저녁 먹고 나서 7시 반쯤  세 번째 사과주스 뿌리면서 온도체크를 한 번 하는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김.

참고영상으로 본 것들에서는 대부분 7~8시간 쯤 해줘야 내부온도가 73도까지 올라갔는데 

분명 4시간 좀 넘은 시간대인데 내부온도가 73도까지 가버린 것

 

바베큐 트라이인 사람들끼리 두뇌를 맡대서 고민한 결과 수치를 믿고 랩으로 싸자는 방향으로 갔고

5시간이 채 안된 상태에서 랩으로 싸고 굽게됨

랩으로 싸기 전 사진. 사진으로 봤을 때는 숯댕이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검붉은 빛임.

근데 고기가 그렇게 부드러워지진 않은 거 같아서 꿀이랑 사과주스가 열일해주길 빌었음.


랩으로 싸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과주스랑 꿀 좀 발라주고 이제 내부온도 93도 될 때까지 구워줘야함.

원래는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1시간 반 정도만에 93도에 도달해버리고

 그대로 스티로폼 박스 안에 넣어주고 2시간정도 레스팅을 했음


시간 압축의 상태가 심상치가 않아서 솔직히 큰 기대는 안하고 먹을 수 있을 정도만 나와주길 바랬음.

거기다가 더 오래 걸릴 줄 알고 저녁도 좀 든든하게 챙겨먹었는데 배가 채 꺼지기도 전에 완성되서 

많이 먹을 수 있을 지도 걱정이 됐고


그리고 레스팅이 끝난 후 꺼내 봤는데....

 


이게 왠걸 존나게 말랑말랑한 고기가 나옴

영상으로 봤을 때의 그 느낌이 나와버려서 놀랐음

쉬...벌... 육즙 흘러나오는거 봐라... 군침이 싹 돌지 아니할 수가 없다.


차돌 부분은 진짜 더할나위 없이 부드러웠는데, 양지 부분은 차돌 부분보다는 퍽퍽하더라.

이 부분이 시간 단축되면서 좀 덜 부드러워진 거 같음.

그래도 평소에 소고기무국 같은데에서 먹을 떄 양지보다는 훨씬 부드러웠음.


아무튼 첫 트에 이정도 결과물이 나온 게 놀라울 따름이었고, 바로 먹기 좋게 썬 다음



바로 식탁으로 가져가서  먹어치움

분명 저녁 든든하게 먹었고 그게 안꺼져서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엄청나게 들어감.

입 안에 넣었을 때부터 훈연 향이 나와서 삼키고도 한동안 입안을 계속 맴도는데 진짜 그게 미쳤음.

소금 후추로만 럽을 해줬는데도 그게 연기 먹으니까 그거 향도 장난이 아니더라.


친구가 사온 바게트에 케찹 마요네즈만 발라서 샌드위치도 싸먹었는데 진짜 다른게 필요없을 정도였음.

분명 양이 엄청 많았는데 30분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짐


최근 몇 개월간 먹어본 고기 중에 젤 맛있었음.

원래 인도어 파여서 캠핑같은거 왜 가는지 바베큐 같은거 왜 하는지 이해를 못 했었는데

솔직히 이런 바베큐 하나 때문에 캠핑간다해도 인정함. 그정도로 맛있음.


솔직히 대부분의 일을 일 벌린 사람이 해서 손 도운 거 정도 말고는 한게 없지만

그 손 돕고 얻은게 진짜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경험이었던 거 같음

덕분에 로아온 반쯤 놓치고 밤새고 나서 이제서야 깼지만

그럼 이제 로아온 놓친거 보러감 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