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장편소설은 메인 스토리와 창작을 엮어만들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창작 소설은 본편과 상관이 없습니다.


https://arca.live/b/lostark/59381426 < 2편



https://arca.live/b/lostark/60278399 < 3편


1. 세이크리아의 건국


때는 포튼쿨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의 시기..


아르테미스에서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그 균열 속에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기괴한 형상의 생물체들이 뛰쳐나와 모든 것을 부숴나가기 시작했었다.


어느 국가에 속해있었던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는 그 괴생명체들이 성쪽으로 돌진하는것을 목격했다.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는 기사단장급 지휘에 속해있었고.


그들의 지휘 아래 속해있는 모든 기사단원들을 소집하여 성을 지키기 위해 격전을 펼쳤다.


허나 결과는 속수무책으로 끝나버렸다.


그 괴생명체들은 우리를 무시한채, 성을 무너뜨리며 찾고있는것이 없었는지, 우리를 개미떼 무시하듯 지나가버렸다.


그러자, 그 허탈하고 절망적이었던 순간.


하늘에서 찬란한 빛무리가 그 괴생명체들을 한줄기의 섬광과 빛으로 소멸시키며,

균열 속에서 나타나는 괴생명체들의 출입구를 봉쇄해버리고.

찬란한 빛무리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빛무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형언할 수 없는 성스러운 기운이 맴돌았다.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보았다가. 모든것이 무너진 성을 보며 탄식의 한숨을 내쉴때..


기사단장의 지휘 아래 있던 병사가 무너진 성의 잔해 속에 아직 남겨진 금은보화가 있었다는 것을 찾아내었다.


왕국을 재건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만한 액수였다.


또다른 병사 한명이 뒤늦게 확인했을땐, 국왕은 이미 성에 깔려죽어버린지 오래였다..


한순간에 일어났던 그 침공에, 왕은 대처할 시간도 없이 허무하게 죽어버렸다..


절망해도 다시 돌아오는건 없었지만.


병사가 찾은 금은보화로 다시금 재건할 수 있으리라.


그 알 수 없는 형체를 띈 괴물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국을 세운다.


우리는 그들을 '악마'라고 불렀다.


또하나의 기적인것인가, 왕과 성만이 무너지고 백성들은 무사했다.


비탄에 탄식하는 백성과 병사들을 이끌 이들은,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밖에 없었다.


건국을 위해 주변 국가들에게 도움을 청해 흔쾌히 받아내었다.


남겨진 백성들과 주변 백성들의 힘을 합해 다시 무너진 것들을 일으켜 세웠고,


다시 쳐들어 올 악마들에 대비하고, 이번엔 누군가를 잃기 전에 그 악마들을 미리 처단하기 위해.


....


그로부터 몇달이 지나고, 무너진 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가며.


그때의 그 찬란한 왕국의 모양새를 다시 갖추어 갔다.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는 그때의 찬란한 빛무리를 기억하며, 그 빛무리들은 왜 우리를 도와주었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위해 악마들을 소멸시킨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를 도와준 주변 국가의 도서관이나 성직자를 찾아가 보았고, 보다 자세한 것들을 알 수 있었다.


도서관의 책에는 신들에 대한 이름들이,


'루페온' , '프로키온' , '알데바란' , '기에나' , '아크투르스' , '시리우스' , '크라테르' , '안타레스'


그들은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하며, 이 별 '아크라시아'의 균형을 유지하는 여덟 신.


인간은, '기에나'와 '시리우스'가 만든 합작이라고 한다.


이전 아크라시아 종족들은 신의 질서에 대항하기에 이르는 교만에 빠져 타락에 이르러 그들의 운명을 자초했다고 하나,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적혀있지 않았다.


성직자도 찾아가 보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전지전능하신 루페온께서는, 혼돈의 신 이라 불리는 자와 맞서 싸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그 '악마'들을 소환하는 균열을 발생시키는건, 질서와 혼돈이 부딪혀서 생기는 힘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때문에 저희같은 성직자나 기사들은 계속되는 싸움에 점점 지쳐가지만..


무고한 피해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기도하며, 다른 이들을 돕는 그대들의 모습에 저도 기도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는 재건중이던 왕국으로 돌아가서 성직자나 사제에 대한 육성을 집중했다.


주변 국가와 힘을 합쳐 더 많은 성직자나 사제를 배출해내었고,


성스러운 힘으로 악에 대항하고자 하는 제국의 이름을, 테르메르1세와 에메테스는 이렇게 이름 지었다.


'세이크리아'


....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고, 많은 사람들과 주변 국가들은 세이크리아에 대한 좋은 평가가 끊이질 않았고,


악마들을 소환하던 균열에 대한 관측 사례가 점점 보고되지 않고있다.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는 이것이 전부 루페온의 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수많은 여명의 사제단을 거느리며 사람들을 위해 앞장서서 도와야 한다는 이념 아래,


세이크리아 제국이 곧 굳건한 인류의 수호자임을 과시했다.


테르메르 1세는 질서의 신 루페온이 균열을 막았다는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환호성과 경배스런 태도에 테르메르 1세는 점차 오만함에 물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에메테스는 변하지 않는, 인류를 위한 굳건한 성실함으로, 더욱이 자신에 대한 신실함을 잊지도 잃지도 않았다.


테르메르와 에메테스, 그들도 신성력을 가지고 인류에게 구원의 손길을 항상 내밀어 주었다.


하지만, 테르메르는 과시하는듯 한 신성력을,


에메테스는 진정으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신성력을,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신념은 곧 테르메르가 먼저 깨뜨리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테르메르 1세는 여명의 사제단을 거느리고 우리를 도와주었던 주변 국가에도,


세이크리아의 입단을 강요하는듯 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테르메르는 인류를 위해 기도중이던 그에게 루페온이, 자신을 신의 대리인이자 사자라고 대변하였다는,


그런 믿지 못할 말로 여명의 사제단을 설득하려했다.


그런 증거로 이런 신성력을 보고도 믿지 못한다는 말이냐며, 의심할 여지도 없이


여명의 사제단 대부분의 생각을 사로잡았다.


아직 에메테스를 따르는 여명의 사제단들은,

"저희는 서로 어려울 때 돕고 구제하기 위하여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까." 라는 반론에,


테르메르는 같이 동고동락을 함께했던 에메테스에게 찡그린 듯한 인상을 내비치며.


에메테스는 해당 반론을 발언한 사제를 감싸주었다.


테르메르는 에메테스에게 실망한 듯한 기색을 보였으며.


이것이 여명의 사제단이 황혼의 사제단과 새벽의 사제단으로 찢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갈등은 그로부터 심화되었으나, 격한 감정으로 내비치진 않았다.


하지만 테르메르는 알고 있었다.


에메테스를 따르는 여명의 사제단들은 강력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자신들을 따르는 여명의 사제단보다 더한 강력함,


테르메르는 그들을 겉모습으로만 포용하기로 했지만, 에메테스 또한 알고있었다.


테르메르가 에메테스에게 보인 실망감, 에메테스는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의 제국을 다시 재건해준 그들의 행동과 자유는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그 무엇도 타인에게 자신(테르메르)의 교리는 강요될 수는 없다.


그들에겐 '존중'이 필요하다.


....


테르메르와 에메테스는 이제 늙고 새로운 후계자를 선정해야했다.


테르메르는 세이크리아를 무너지지 않고 강대한 힘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이를.


에메테스는 언젠가 세이크리아가 오만함에 찌들어 서로가 파멸하지 않게 막아줄 수 있는 이를.


그러나, 테르메르는 후손이 있었지만, 반평생을 인류를 위해 헌신한 에메테스는 후손이 없었다.


테르메르 1세는 후손에게 자신이 배운 모든 것들과 신성력을 전수했고.


에메테스는 자신을 가장 가깝게 따르는 사제중 신실한 사제 중 한명을 선택하여 모든 것들을 전수했다.


그 후에는 테르메르 1세와 에메테스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은거하며, 수명이 다한 그들은 루페온과 맞이했으리라.


......


2. 이나카일


에메테스를 따르는 사제 중 가장 신실하게 따랐던 레네게오.


레네게오에겐 아내 오포테아가 있었고, 에메테스를 따르다 서로가 눈이 맞아 사귀게 되어 부부가 되었다.


오포테아 또한 에메테스를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신실함과 신앙심만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따스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 이나카일,


레네게오의 은발에 가까운 백발,


오포테아의 주홍색에 가까운 눈동자를,


얼굴은 아버지를 닮은 깍듯한 인상,


손은 어머니를 닮은 부드러운 손가락들,


하염없이 빛나는 눈동자와 은발에 가까운 백발은 이나카일을 보석처럼 반짝이게 했고,


부모 또한 아낌없는 애정으로 돌보았다.


이나카일 또한 아버지 레네게오 에게서,


레네게오 또한 스승이자 지도자인 에메테스에게서 배운 인류에 대한 덧없는 사랑과 신실함,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신앙심과 신성력은 아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레네게오는 항상 아들이 그릇된 길로 가지 않게 걱정하며 관대하게 교육하고,


오포테아 또한 아들에게 어떻게 해야 모든 사람이 행복해 질수 있는 이상에 대해서 관심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아들의 관심사를 이끌어냈다.


이나카일은 호기심 많고, 부모의 교육 아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이상이 무엇인지 항상 궁금해 하면서도,


그들이 결코 불행한 일 없이 행복에 겨운 삶을 지내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며,


부족한 것 없는 부모님의 풍족함에 행복하면서도 고민 많은 행복한 삶을 보냈다.


때로는 타국의 도서관에서도, 또는 교회의 사제에게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항상 물어보는 이나카일의,

모든 사람들을 모두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그의 열망은,

부모 레네게오와 오포테아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물이었다.


....


이나카일은 아버지 레네게오와 어머니 오포테아와 같이 있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이나카일은 혼자 집을 보는 일에 싫증을 내어, 레네게오는 특별히 아들 이나카일에게 현장학습의 기회를

주었다.


이나카일은 기뻐하며, 어머니 오포테아가 직접 수선한 사제복을 갈아입혀 성경을 들고 현장으로 갔다.


가족들은 많이 다쳐있는 사람들을 발견하여 가족들은 그들의 신성력으로 부상당한 그들을 치료하였다.


아들 이나카일도 해보고싶다며, 아버지의 교육 아래 배웠던 방법과, 성경책 및 도서관에서 공부한 대로.


힘을 집중하는 이나카일.


부상당한 이들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힘을 집중할수록 이나카일은 아버지 레네게오 보다도 더욱 찬란한 빛을 방출하여,

부상자들의 아직 낫지 않은 부분도

생채기 하나 없이 치유되었다.


레네게오와 오포테아는 그 광경을 어디선가 본 적 있듯이 멍하니 쳐다보았다.


"저만치의 강력한 신성력은... 나의 스승.. 에메테스님..?"


레네게오는 넋놓듯이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힘들어하듯 주저앉은 이나카일은,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듯, 이나카일은 숨을 힘겹게 쉬고 있었고.


부모는 이나카일을 크게 걱정하였다.


"헤..아버지...저 잘한거.. 맞죠..?"


이나카일은 힘들어하면서도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오포테아는 이나카일을 무릎 위에 눕히고 잠시 쉬다가,

부상자들의 걱정 아래,

다시금 새벽의 사제단 본거지 세이크리아로 향했다.


레네게오에게 업혀서 오는 이나카일은,


"나.. 처음으로 아버지,어머니랑 같이 사람들을 구한걸까요..?"


"그럼!, 우리아들 정말 굉장하던데? 그런 강력한 신성력은 처음봤어..!"


"더.. 많이.. 배워서, 많이.. 수련하면.. 어머니가 바라던.. 이상을 더 빨리..볼 수 있을까요..?"


"반드시 볼 날이 올거야. 우리아들, 그러니 무리하지말렴.."


"..다행이네요.."


이야기를 나누며 이나카일은 레네게오의 등에서 곤히 잠들었다.


..


그때 뒤에서 사제복을 쓴 누군가는, 그들과 동행하지 않고


일부러 멀리가는 길을 택한 황혼의 사제단은 기록을 관찰한 수첩을 몰래 숨겨놓으며,


테르메르 2세에게 그간의 기록을 전하였다.


"테르메르 1세와 함께하던 에메테스가 이끈 새벽의 사제단입니다.


신성력은 에메테스가 보인것과 동급 혹은 그 이상입니다.


하지만 신성력을 무리하게 사용하다. 출혈이 일어난걸 발견했지만..


저 아이는 황제님의 앞날에 방해가 될까 염려됩니다.


어떻게 할것인지요. 폐하..?"


테르메르 2세가 말을 이었다.


"그저 아이 한명에 불과하지만.. 경계할 만 한 인물이다,


테르메르 1세께서 실망감을 내비친 자의 계승자라면..


하지만 우리의 목표가 먼저이니,


아크를 한시 빨리 찾아,


우리의 정의를 세상에 증명하고


전지전능하신 루페온 님의 힘을 증명하여 저들에게 보이는 것이 우리의 주 목표이다.


저런 아이는 나중에 처리할 수 있을터이니, 우리의 임무에 집중하라."


"그리하지요, 폐하.."


....


3. 뒤틀린 목적과 이상


과거 에메테스와 테르메르 1세의 반목 때문에 갈라진 여명의 사제단은, 황혼의 사제단과 새벽의 사제단으로 찢어진것은 세이크리아 내에서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상과 목적의 충돌로 인해 레네게오, 오포테아, 이나카일은 황혼의 사제단에게서 경시되고 있었다.


가장 많이 신경쓰고있는것은,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며 다툼없는 이상을 바라는 이나카일.


호기심 많은 성격 탓에,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어머니.. 우리는 같은 루페온을 섬기는 신도로서.. 뜻을 화합해야하지 않나요...?

어째서, 같은 사제인데도 반목하는건지.. 알고싶어요.. 이유를 물어도 답하질 않는 황혼의 사제단에게..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레네게오와 오포테아는 아들의 호소하는 눈빛에, 그간의 이야기를 알려주기로 했다.


레네게오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오래전.. 네가 아직 말도 못하던 시절에.. 테르메르님을 찾아가 보았단다..

네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던 그때, 테르메르 2세께선.. 태초의 신, 루페온께서 남기신 '아크'에 대해 혈안이었지..

하지만 네가 태어난 이후로.. 널 누군가에겐 맡겨놓기엔 불안해서.. 아크에 대한 원정을 포기했단다.."


-5년전


테르메르 2세 알현실..


"그래서.. 아크 탐사에 대한 원정을 포기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


"부모와 짧은 시간을 지내며 자란 아이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것도 있지만..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아이가 그릇된 방향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염려되어서.."


"육아에 대한 문제는.. 우리 세이크리아 제국에는 보모들도 많은데.. 내가 보기엔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을터..

사실대로 말해보게.. 레네게오."


"...사실.. 주변 국가에 세이크리아 입단의 강요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 했습니다.."


"....자네 말고도 다른 황혼의 사제단과 새벽의 사제단도 그런 이야기를 줄곧 꺼내오곤 하지..

하지만 지금, 자네도 알다시피..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자네 스승이신 에메테스님과 내 아버지이신 테르메르 1세께서

세이크리아를 건국하지않았나.."


"네.."


"아버지께서 내게 세이크리아를 가장 강대하게 하고 악에게 맞서 싸우라는 유언을 내게 말씀하셨지..

그렇기 위해선 앞으로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악을 확실하게, 견고하게 막을 방법은 더 많은 사제와 기사단을 배출하고,

이 세계 아크라시아를 수호하기 위함이네..

하지만, 내 아버지는 그런 강압적이고 강요적인 수단을 강구해오신건 나도 잘 아는 사실이네..

바르고 떳떳하지 못하다는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알고 있지만..

그런 강압적인 대책으로 인해.. 이제는 주위 사람들이 우리를 루페온에 빠진 미친 광신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시선도 느끼고있지..

수명이 얼마 남지 않는 내 나이엔.. '아크' 말고는 눈에 들어오는것이 없었네.. 더 위대하고도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것을..

그러기 위해선.. 신들이 남기신 태초의 빛 '아크'가 필요한 이유는, 아직 우리의 신실한 의미를 깨우치지 못하는 어린 양들에게,

깨달음을 전파하고 싶기에.. 갈구하고 있는것이지.. '아크'를..

뒤돌이킬 수 없다는것도 알지만.. 그대의 뜻이 그렇다면.. 알겠네.. 원정에 참여하지 않아도 좋다네..

황혼의 사제단은 많으니, 염려말게 레네게오.."


"..그렇군요, 하지만 하나 짚고넘어가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테르메르 2세님께선 어째서인지.. 지배자가 되고싶다는 욕구가 느껴집니다.."


"...?? 그게 무슨말인가..?"


테르메르 2세 입장에선 어이없는 의문이었다.


"테르메르 2세님의 아버지가 남긴 유언을 잘 이해합니다. 에메테스님의 친우였으시니까요.

하지만, 그럼으로서 잘못된걸 알았어도.. 아버지의 유언을 거스르는 행위가 된다 하더라도..

제게있어선 그것들은 하나의 궤변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개선하려는 시도 하나 없이 한가지 방법으로 밀고나가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세이크리아의 입단 강요를 부추겼던, 청중 앞에서 사과 한마디만 있었어도..

개선하려는 시도가 하나라도 있었어도..

주변 국가나 지나가던 사람들도 세이크리아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었을겁니다.

그저 아버지가 쌓아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리기 싫으며, 왕좌를 포기하기 싫은 아집스런 왕 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명의 사제단을 찢어놓지 않고도 서로간의 반목 없는,

서로간의 뜻을, 의지를 그리고 목적을 화합할 수 있는, 그러한 기회를 놓쳐버린 왕..


에메테스님께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세상을 보이는 그대로 믿지말고,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라고..

그런 무언가를 잃기 싫으며, 모두를 자신의 손 아래 놓고 싶어하는 그 욕망이 제게 비춰져 보였습니다.

테르메르 2세 께서.. 지배자가 되고싶다는 욕망이.."


"...."


한동안 침묵과 정적이 흐르며 테르메르 2세가 말을 잇는다.


"..자네 말이 맞는것 같군...

나는.. 변화를 두려워하면서, 아버지가 남긴 유언만이 살길이라고 맹목적으로 믿어왔지..

그렇게도 교육을 받아왔으니.. 지금 내가 한 짓을 보게..

완전히 서로가 돌아서게 하는 꼴이 되어버리고있지..

자네덕분에 눈이 뜨였다네, 고맙네 레네게오..

지금와서 늦긴 했어도 세이크리아 입단 강요에 대한 강압적인 태도는 폐지를 고려해보겠네..

내 아버지께서도.. 황혼의 사제단도, 새벽의 사제단도 서로가 반목하는걸 원하지 않을것이야..

그 말이 맞아.. 우리는 인류의 지배자가 아닌 구원자가 되야 하거늘..

'아크'에 혈안이 되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이 늙은이를.. 깨우치게 해주어서 정말 고맙네.."


"그렇게 생각해주시다니.. 제 의견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테르메르 2세님."


"아니, 내가 오히려 감사하지.. 반목만 하게 될 미래를 자네가 바꾸어 줄 수 있도록 눈을 뜨게 해주었으니 말일세.."


"그럼, 자네는 돌아가보게.."


서로 인사하는 레네게오와 오포테아, 그리고 테르메르 2세.

테르메르 2세는 그들이 완전히 떠난 걸 확인하고, 뒤에서 나타난 테르메르 측 새벽의 사제는 모두 듣고있었다.


.....




"....다 듣고있나..?"




"황제님에게 무모하고도 저런 망발을 일삼다니.. 무지한자들이 자신들이라는걸 모르는군요.."




"아니, 맞는말일지도 모르지만.. '아크'탐사 원정은 저들을 제외하고 강행한다.


넘어갈 수 없는건.. 내 아버지에 대한 의심이야..


내게서 지배자의 상이 보인다는건 아버지도 곧 지배자의 상이라는걸..


한평생 인류를 위해 헌신하신 내 아버지의 손자 이몸에게 지배자의 상이 보인다고?


그런 모독적인 망언을 일삼다니..




버러지같은놈들...


후대에 이 망언의 댓가를 크게 치루게 될것이다.."


......


이나카일과 오포테아는 말을 이었다.


 "..언제부터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하셨었나요?"


"네가 더 자라고 난 후에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많이 듣고싶어하는 것 같아서, 이 이야기를 꺼내게 된거란다.


테르메르 1세 이후에 2세마저도.. 그 아버지가 남기신 유언을 지키려고 지금같은 방법을 강행하셨지..


하지만.. 네 아버지가 그런 의견을 말씀하셨어도..


지금도, 타국에도 세이크리아 입단을 강요하는걸 보면, 완전히 바뀌진 않을 것 같구나.."


"...테르메르 2세님은 너무하신것같네요.."


"각 파견대에도 '아크'에 대한 아무런 성과가 없으셔서.. 세월이 흐를수록 늙으신 몸을 이끄시면서 아크에 대한 집착이 더 지나치시게되었지..


라사모아 신전에 있는 '아크'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있으시다고는 하지만.. 나머지 모두를 찾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신것같구나.."


아버지 레네게오도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최선이었을지는 모르겠구나.. '아크'가 정말 세이크리아가 원하는 것을 찾아줄지는.."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요 아버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크'가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찾아준다고 할지는 아무도 몰라..


테르메르 2세님께서 '아크'가 세이크리아의 백성들이나 모든 사제단 또는 기사단이 원하는 진정한 평화를 찾아준다고 선언하시기는 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테르메르 2세님께서 '지배자'가 되고싶다는 욕구, 상이 보였다고 했었거든.."


"..그 말은.. 테르메르 2세님 앞에선 좀 위험한 발언 아닌가요..?"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태초의 빛이라 불리던 '아크'는 루페온께서 이용하셔서 별을 창조하셨다고는 했지만..


내 생각엔.. 소유한 자에 따라서 다른 힘을 보일거라 생각해.."


"소유한 자에 따라서 다른 힘을 보인다구요..?"


"음... 만일, 착한사람이 쓰면 좋은 힘, "창조, 수호, 질서, 이상"


나쁜사람이 쓰면 나쁜 힘, "파괴, 타락, 혼돈, 지배"


이렇게 약 4가지로 나눠보긴 했지만..


아직 어린 네게 너무 이른 예시인것같구나..


나눠볼 수 있는 예시는 이정도밖에 없지만, 예시를 들건 더 많을거란다.."


"대충 알겠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말씀하신건.. 태초의 빛 '아크'도 쓰기 나름 이라 말씀이신거죠?


만일 그걸.. 테르메르 2세께서 모두 손에 넣으신다면, 어떻게 될지.."


"그렇다고 해도.. 테르메르 2세님도, 우리도, 모두가 아크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만일 있다 해도, 그건 루페온께서만 아시겠지.."


"그렇구나.. 그래도,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니, 아버지!"


....


테르메르 2세가 원하는건, 신을 증명하고 자신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기사단과 사제단에게는


그들의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아크의 힘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은 자들에게는 자신을 정당화 할 수단으로, 진정한 평화를 찾고자 하기 위해서라고 하였고,


하여금 자신에게 동화될 수 있도록 속임수를 쓴 것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아크에 끝없는 갈망을 유지한 테르메르 2세는 갖가지 병에 걸려, 결국 제명을 다하지 못하고,


혈연이 아닌 후임, 테르메르 3세에게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계속-







++추석때 한번 장황하게 써볼려고 했었는데, 일리아칸에 시간 꼬라박느라, 이게 정말 사람들에게

먹힐것인가에 대해서 몇번 생각하고 이제야 씁니다.


+++일리아칸이랑 이게 무슨 상관이냐 하실분들이 계실텐데

후속에 쓰일 예정입네다.


p.s illiakan -> inaka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