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작가는 좆같은 새끼들이다.

곰곰이 생각해 다시 결론을 내려보아도 

작가란 정말 좆같기 짝이없는 족속들이다.


독자와 작가는 전쟁 중인 두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독자의 철통방비 마지노선을 뚫기 전까지는 작가가 열세하다.

현존하는, 현존했던 그 어떤 난공불락 천혜의 요새를 빗대어도

사람 마음이란 이름의 성에는 감히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 성채를 함락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러나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그것을 뚫고 들어가는 순간,

전쟁의 판도는 그대로 뒤집히게 된다.


독자는 한번 작가의 공세에 당하면 빠져나올 수 없다.

현란한 글솜씨와 흡입력이 개미지옥이 되어 그를 계속 거꾸러뜨릴 것이다.

작가는 오로지 자기 머릿속에만 담겨있는 갖가지 아이디어 병기로 독자를 유린한다.


제 3의 히로인, 메리 수, 캐릭터 붕괴 같은 대형 폭탄은 물론이고

독자를 공략하던 도중에 타락하기 시작한 몇몇 작가들은

NTR, 게이 엔딩을 비롯한 온갖 드리프트 화생방 무기까지 서슴없이 투하한다.


그렇기에 작가들은 좆같은 새끼들이다.


다시 말해 싸움에서 좆같이 군다는 것은 존나 잘 싸운다는 뜻이다.

독자들은 대항할 수 없는 심대한 타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제 아무리 심적 대비로 꽁꽁 싸맨다 하여도, 

직접 눈으로 보는 순간 결국 충격은 전달되기 때문이다.


마치 작열하는 태양 아래 모래 퍼먹어가면서 생짜 야삽으로 기껏 참호를 파놨더니

항공폭탄 하나로 이 모든 노력을 퉁치는 미 공군을 보는 이라크 보병이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특히나 이 개자식은 세상에서 제일 좆같은 놈이다.

이 새끼는 좆같은 새끼들의 반열에서도 가장 개좆같은 새끼에 등극해야 함이 옳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 이 씨발아."


이런 지극히 논리적이고도 이성적인 화풀이를 내뱉어봐도,



[ "클레어.A.블랙하트" 를 대상으로 강간순애를 성립시키십시오. ]



이 시퍼런 네모박스는 무심하게 깜빡이고 있을 뿐이다.



 ****



존나 말도 안되는 내용을 담고있는 파란 창.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나한테만 보인다.


시스템, 메시지, 좆태창 등 별별 이름으로 불리지만

나는 이걸 쌍놈새끼라고 부르기로 했다.

쌍놈 작가가 창조한 것이니 쌍놈새끼라는 명칭이 옳다.


이 병신같은 내용을 담은 병신같은 것이 존재함에 걸맞게

이 세계관도 여간 병신같은 것이 아니었다.


로스트아크 세계관을 기반으로, 

이름도 면식도 없는 작가놈이 온갖 자기 판타지적 로망을 쑤셔넣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뭐 마나야 애초부터 게임에 존재하던 것이니까 인정할 수 있는 범위이다.

왕궁이야 베른에도 있고, 로헨델에도 있고, 루테란에도 있으니까 역시 용납할 수 있다.


그런데 아카데미부터 시작해서 사방에 산재된 로맨스 코미디 하렘 요소는 용납할 수 없다.

영지에, 귀족에, 영애와 영식, 하인, 시녀 등 로판에서나 볼 법한 용어가 보란듯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애초에 영식은 사용법도 잘못된 거잖아.


이 정보를 알아내는 데 치룬 댓가는 3일 동안의 방황, 패닉과 정신병자 취급이었다.

정신병원 입원 직전에 간신히 이성을 붙잡고 필사적인 정상인 흉내로 돌아올 수 있었지.

아직도 간담이 서늘하다.


그리고 이것.

온갖 태클걸 여지가 존재하는 러브코미디 속 가장 커다란 걸림돌.


정반대의 의미가 붙어서 새로운 신조어가 탄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군필 여고생

처녀 빗치

찐따 남친 등등


그런데 강간 순애라니.

순애를 짓밟는 행위가 어떻게 순애가 될 수 있어!

적어도 로맨스 판타지를 채용했으면, 이런 단어는 나오면 안되는 거잖아!


진성 순애충인 나를 잼민이 에디션 2차팬픽 동인지 수준의 세계관에 떨어뜨리는 것도 모자라서

이런 시련까지 안겨줘?


"...반드시 죽인다."





라고 이를 갈며 분노를 표출하여도 


[ "클레어.A.블랙하트" 를 대상으로 강간순애를 성립시키십시오. ]

이 저주받은 쌍놈새끼는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하면 되지 않느냐, 라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은

밑에 조그맣게 쓰인 독성 계약요소 ( 실패 패널티 : 사망 ) 가 해결해주었다.


그럼 미루면 되지 않느냐, 라는 또다른 의문은

그 밑에 함께 딸려온 주석 ( 기한 : 1일14시간32분16초 ) 가 역시 해결해주었다.

지금도 저 초시계는 흐르고 있다.


그리고 이 불합리함 결정체가 지정한 강간의 대상이 될 불쌍한 아가씨 클레어는 누구인고 하니.


이곳 루테란 왕도 아카데미에 재학중이신

유서깊은 아르카나 클래스 명문 "블랙하트" 백작가의 둘째 영애이다.


이 정보를 알아내는 데 치룬 댓가는 여학생들의 의심어린 눈초리와 스토커 취급, 그리고 이틀의 근신이었다.


아무튼 오랜 폭정, 내전과 발탄 때문에 개박살이 난 루테란에 아카데미는 웬 말이며

로헨델, 베른에 있어야 할 실린 클래스가 대체 왜 루테란에 유서깊은 가문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로스트아크에 오등작위는 어째서 존재하는가.


다시 말했지만, 이곳은 로아 기반 로판이다.

내 의견으론 개판도 과분하지만 아무튼 로판이다.


새삼 이 곳의 병신같은 세계관과 설정 충돌을 다시금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


"좆도 개시발. 시발. 시발."


삼좆구시발의 예를 취하며 가방을 싸고 등교준비를 한다.

"등교" 준비를 한다.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교복을 입고 거울을 보니 

로아 기반이 헛말이 아닌 듯 슈샤이어의 저주받은 비율은 그대로였다. 


명찰에는 이곳에서의 내 이름이 될 랜돌프 라고 적혀있다.

랜돌프라...

뭐 성은 룬드그렌이 되려나?

친구로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랑 실베스터 스탤론이 있워요.

시발.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교복에 투구를 쓰고 가게 될 모양이다.

왜냐.


벗겨지질 않으니까.


거울을 보니 모양새는 워로드 전압 도약셋 투구 같은데

그 어떤 야랄발광을 떨어도 전혀 벗겨지질 않았다.


처음엔 굉장히 당황했었지만

투구를 쓰고 있는데도 물은 물론 음식도 맨 입으로 먹는 것처럼 무리없이 먹을 수 있던 것은 꽤나 신선했다.


마음 편하게 이것도 작가의 농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고풍스런 기숙사 건물을 나서 얼마간 걷다 보면

앞에 거대하고 웅장한 건물이 반겨준다.

어릴 때 보았던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는 호그와트와 비슷하게 생겼다.


솔직히 슈헤리트가 왕성에서 지랄하는 게 아니라 저기 들어가서 농성하기 시작했으면 1년은 더 버티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 너머로 여학생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하얗고 깨끗한 백금발을 늘어뜨린 늘씬한 실린이다.

안 그래도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실린에다 교복까지 입혀놓으니 장난이 아니었다.

그 옆에 같은 실린 친구가 붙어 서로 꺄르륵대며 장난을 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니 절로 힐링이 된다.


참으로 한 폭의 그림같은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둘 다 몸매 비율 한번 끝내주는구만'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아파 오는 것은 무시했다.


여튼 등교길에도 친구에게 숨쉬듯 카드 마술을 공연하는 저 아름다운 실린 여학생이

지금 미친듯이 깜빡여대는 Mr.쌍놈새끼가 지정한 대상


[ "클레어.A.블랙하트" 를 대상으로 강간순애를 성립시키십시오. ]


클레어 블랙하트였다.


























진짜 학교가야대서 여기까지

19씬은 강의시간에 고민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