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장편소설은 메인 스토리와 창작을 엮어만들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창작 소설은 본편과 상관이 없습니다.


https://arca.live/b/lostark/58507019 <1편


4. 이단


테르메르 2세가 세상을 떠난 후, 후임 테르메르 3세는 그의 유언을 기반으로 삼아,


황혼의 사제단과 새벽의 사제단의 목표를 헛되이 하지 않게끔 강압적으로 통치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바로 '아크'를 찾는것.


테르메르 3세는 전임들보다도 더 간사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사람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크'를 찾기 위해 희생될 선발대들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테르메르 3세는 더 강압적인 세이크리아 입단 강요를 더욱이 부추겼고, 이나카일과 오포테아가 바라던 이상이 빛을 바래기 시작했다.


이나카일은 지금껏 믿어왔었던 세이크리아에 대해 점점 불신을 가지게 되면서도, 슬프게 느꼈다.


아버지 레네게오는 어디론가 나갔으며, 어머니와 이나카일은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 지금까지, 이야기 해주시던 이상은... 이제 어머니와 같이 볼 수 없는건가요..?


그렇지 않다면.. 싫어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서도.. 진정한 평화란건 그저 명분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저사람들을.. 저희와 사람들이 바라던 이상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아들, 아마도.. 우리생에.. 저들이 바라던 이상을, 확실히 이끌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러면.. 아무것도 못하고.. 사람들이 앞으로, 테르메르 3세 아래서.. 고통받기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건가요..?"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도 이제 불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단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포기한다면.. 지금껏 따라왔던 너의 아버지나.. 에메테스님이 일구어내신 의지가 빛을 잃게 되겠지..


하지만 아들.. 이상은 상대적인거란다.. 모두가 바라는 이상은.. 내가 가르치던것과는 많이 틀릴수도 있단다..


모두가 바라는건, 종족간 통합 아래 진정한 평화 라고 말은 하지만.. 지금 테르메르 3세께서 하시는 행동이


이상을 흐뜨러트린다고 말은 할 수 있어, 그래도 하나의 방법이나 기적이 있다면... 거기에 기대는게 좋겠지.."


"기적..?"


"기적이라하면.. 여기서 도망칠 수 밖에 없겠지.. 세이크리아 제국 아래 놓이지 않은 어딘가로...


다른 방법이 있다면 좋았겠지만.. 우린 맞설 수 없기에.. 다른 사제단들조차 공포 아래 지배당하시피 있기에...


남겨진 사제단들이 고통속에 몸부림치는걸 바라보는것만큼 끔직한 일은 없지만...


이나카일, 아들.. 너가 있기에 더욱이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단다..."


"네..?"


오포테아가 아들 이나카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넌 에메테스님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신앙심과 신성력을 가진 아이야..


하지만 그 힘을 사용하면 네 몸이 무리하면서 댓가를 치르겠지만...


짐작컨대, 테르메르 3세께선 그걸 마다하지 않으시겠지...


아버지가 소문을 들었어.. 테르메르 3세께서 이제는 '세뇌'까지 마다하지 않으신다고...


아마 우리가 여기있으면 아들.. 네가 잡히면.. 넌 그들의 앞잡이가 되어서 네 몸이 부서지더라도 악용할거야..


그러니 우리 모두 도망쳐야해... 알겠지..?"


"....알겠어요.."


말이 끝마치자,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아들.."


"아버지?"


"오늘은... 방에서 나오지 않는게 좋을 것 같구나.."


"..네..?"


"무슨 소리도 내면 안될것같아, 쥐 죽은듯 조용히 있어야해.. 누군가 볼 수도 없게 모든 창문을 보이지 않게끔 해야하고.."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아버지..? 알려주셨으면 해요.."


"여보, 아들을 위해 모든걸 챙겨줘.."


오포테아는 서둘러 아들을 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담기 시작했다.


"아버지..? 대체.. 무슨일이시길래... 제가 방 안에서 나오질 않길 바라시는거에요..? 아버지??"


".....이단 선고를 들었다..."


"..????"


몇시간 전..


.....


테르메르 3세 알현실.


"레네게오, 오포테아, 이나카일...


필시 이 망할것 들 때문에... 2세께서 돌아가셨다고 단정할 수 있다...


그놈들만 아니었다면... 2세께서 아직.. 살아계셨겠지.."


"그렇습니다, 이들은 필시 우리의 목표를 흐뜨려트릴 것입니다.


필시 제거해야하겠지요.."


"그래... 하지만 그 아들놈은 보기보다 쓸만한 놈일지도 몰라...


그 가족은, 조용히 독살하든가 죽여버려야해..


내부에서 일이 발설되지 않도록 흔적을 남기지 않게끔 한다..


그놈은 '세뇌'시켜서 선봉에서 부릴거다."


"그렇다면.. 독살을 담당하는 사제단들은 어떻게 할것인지요..?


덜미를 잡혀서 일이 피곤해지면..."


"아들놈한테 뒤집어 씌우면 된다. '존속살해죄'로..


만일 아들놈이 도망쳐버렸다 해도.. 


그 가족들의 사체는 썩히게 두거나 화장시키지는 마라,


놈은 도망쳤다 해도 언젠간 다시 돌아올 것이야... 부모의 사체를 미끼로 두고 그놈을 회유해서 '세뇌'시킬거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놈이야.. 그들을 이단으로 지정하고, 새벽에 독살을 시행한다.. 다가올 심판에 너는 이만 물러나거라.."


"....그리하겠습니다..."


.....


레네게오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넌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는거야.."


"....아버지, 어머니는요....?"


"걱정마렴, 때를 봐서 널 뒤쫓아갈거니까.."


"약속이에요..? 절대 죽지 않겠다고.."


"..그래.. 약속.. 그리고 아들..?"


"..네..?"


"..보이는것들이 아무리 절망적이라 해도.. 가능성을 보며 미래를 향해 뛰어서.. 기회를 찾아서, 기적을.. 네것으로 만들어주렴,


그리고 언제나 널 생각할게.. 사랑한다, 아들.."


"...저도 언제나.. 아버지, 어머니를 변함없이.. 사랑해요.."


"한가지 더, 이리 와보렴 아들.."


"네?"


레네게오가 이나카일의 머리를 만지며, 작고 조용하게 주문을 외운다.


"이제 우리 가족 말고는, 네 모습이나 소리가 다른사람에겐 전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거야.. 잠깐동안은.."


"..고마워요.."


오포테아는 아들을 위한 생필품들을 모두 준비해 주었고, 아버지는 미리 비상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밧줄과,


만에하나 아버지가 걸어주신 마법이 풀릴까봐, 은신로브를 주었다.


"이제.. 방 밖으로 절대 나오면 안된다..?"


"약속.. 잊지말아주세요..?"


"그래.. 죽지 않을게.. 그러니 아들 너도.. 우리를 잊지 말아주렴..?"


"이 엄마도, 너를 응원할게..?"


"절대.. 절대 잡히지 않을거에요..! 그러니까.. 아버지도 어머니도.. 죽지마세요!"


문은 굳게 닫히고.. 밖에는 새벽의 사제단 경비병들이 서있었다..


새벽이 다가오고, 약속했다는 듯이.. 황혼의 사제단이 쳐들어왔다.


"레네게오, 오포테아.. 네놈들은 테르메르 3세가 이단 낙인을 찍었으므로, 여기서 심판받을것이다!


루페온께서 내리시는 질서의 뜻에 의문과 불만을 품다니... 불경하기 짝이 없다!"


"...기다렸다.."


"네놈 아들은 왜 보이질 않지?, 순순히 아들을 이쪽으로 넘겨라! 이나카일은 우리들 신성제국 세이크리아의 앞잡이가 됨으로서,


우리들의 목적과 뜻을 널리 전파할 것이다!"


"...내 손으로.... 죽여주었다.."


"뭐라..!?"


"네놈들 손에 놀아날 바엔, 내가 직접 아들을 묻어주는게 낫다 생각했다..


아들 또한 미쳐버린 테르메르 3세가 내린 이단 선고를 듣고, 내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딜 도망가도 결국엔 손에 붙들려서 세뇌당하여 네놈들의 앞잡이가 될 바엔... 차라리 그냥 죽여달라고 하더군...


기가막혔다... 하지만.. 네놈들의 뜻과 목적을 지연시킬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는 선택지였겠지..


그러나, 차마 우리가 낳은 아들을 때려죽이는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어서,


시중에 파는 독약으로.. 보내주었다.. 루페온님 곁으로..


네놈들은 내 속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고, 나도 네놈들을 이해할 수 없어..


세이크리아 제국에 있는 백성들을 제외하고 너희들은 모두 미치광이란걸 아직도 모르겠나?


아마 네놈들은 그 신성력과 신앙심을 이용해먹으려고 내 아들 사체까지 파헤치고, 절대 금기시되는 사령술까지 동원해서,


끔찍한 몰골으로라도, 네놈들의 야망을 위해 끝까지 이용하려는것같은데, 산 어딘가에 사체를 묻었다.


어디있는진 우리도 모른다.. 찾고싶으면 찾아봐라.."


"감히..."


결과는 당연히 수세적 열세였기에.. 몇분 채 지나지 않아, 둘 모두 제압되었다.


둘은 안간힘으로 버텼지만 입에 독약이 들어갔고, 뱉어내서 독살되지 않게 하려 했지만,


사제 두명이 복부를 강하게 걷어차서, 독약을 들이킬 수 밖에 없게끔 했다.


...정적이 흐르고.. 조용히 열리는 문..


이나카일은 거실에서 벌어진 끔찍한 참상을 한눈에 보았다.


가구나 이런 저런 물품들이 깨어지고, 더욱이 끔찍한건, 그의 부모님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는 참상을..


"...어머니.."


"..아들..약속 지키지 못해 미안..하구나.. 네 아버지랑 절대 지지 않겠다...고.. 했지만..무리여ㅆ..."


"..어머니..? 어머니?... 엄마..제발..일어나주세요...제발..."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에, 이나카일은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ㅇ..ㅏ..들.."


"아버지..?"


"미..안..하구나.. 이런 약속 하나..못지키는 아버지라...정..말.. 미안해.."


"아버지.. 포기하지 말아요! 제가 어떻게든..!"


회복하려고 신성력을 끌어내는 이나카일.. 그러나 아버지가 팔을 잡고 제지시켰다.


"?! 아버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머니도..!"


"아니, 분명 들키고 말거야.. 우릴 버려두고.. 준비해..준.. 밧줄으로..여기서 몰래 내려가...


여기서 동쪽으로 쭉.. 항구가 보이는 곳...까지...도망가..."


"ㄱ..그래..아들... 멀리 도망가야..해...너는..잡히면..절..ㄷ...."


안간힘을 쥐어짜던 어머니는 마지막에 각혈을 하고, 완전히 숨을 거두었다.


"....."


숨죽이면서도 눈에는 눈물이 쏟아져내리는 이나카일,


하지만 아버지 레네게오는 말을 계속 이었다, 남은 힘을 쥐어짜면서..


"그곳까지...도망..가면.. 어떻게...해서든... 도망갈 수 있...을거야...


절..대... 그들에게 잡히..지 말...렴...


반드시.. 살아남..거라..."


아버지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쏟아질 듯 한 눈물을 머금고..


이나카일은 때를 노리며 준비된 밧줄과 은신로브와 배낭을 매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새벽의 사제단 경비병들을 뒤로 하고,


도망쳤다.


아무리 모습이나 기척을 감춰준다 하더라도, 발에 땅이 닿을때 나는 소리까진 감춰주진 못하기에..


틈을 노리고 도망쳤다.


계속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사제단이 쫓아올지도 모르니까...


숨쉬기조차 어려울때, 이나카일은 눈물이 터져나왔다..


"어머니, 아버지, 저는 꼭 기억할게요.. 아낌없이 주시던 사랑들도, 같이 쌓아올린 추억들도,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그날도,


빠짐없이 기억할게요..  저에게 해주셨던 말들도...  살아남아라.. 그저 살아남으라고..."


.....


동쪽 어딘가 항구 외진곳,


세이크리아 제국으로부터 도망친지 몇시간..


부모님이 준비해주신 각종 생필품이나 식품으로 버텨가고 있었다.


사제단이나 기사단이 배회할때마다, 숨죽이면서 긴장해야했다.


아버지가 걸어주신 주술도 풀려버렸지만, 은신로브는 아직 남아있다.


간혹 세이크리아 제국이나 사람에 대한 증오감이 피어오를때,


아버지가 남겨주신 책을 보면서.. 속을 달랬다..


"피를 피로 깨끗히 할 수는 없다."


"너에게 되돌아 올 화살을 쏘지 마라."


"눈에는 눈을 고집한다면, 모두가 장님이 되버릴것이다."


하지만 그 수많은 문단중 눈에 들어온건...


"살아남아라, 그저 살아남아라, 보란듯이 살아남아라, 그저 그렇게 하는것만이 최고의 복수다."


마지막에 내게 해주신 말과 동일하기에..


사제단이나 기사단의 배회가 끝나면.. 바닷바람에 슬픈 마음을 달래려고 찾아간다..


갑자기, 지속된 피로에 잠이 오면서.. 배낭을 등에 인채로.. 잠이 들었고, 강한 바람에 은신로브가 날아가버렸다..


.....


"어머, 몰골이 너무 처참하네... 가엾게도.."


어떤 여성분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알로스, 얘 옮겨주면 안될까..?"


"뭐야, 인간아냐? 얘는 왜?"


"어디선가 버림받았나봐.. 우리가 돌봐줄 순 없을까..?"


"하여간에, 넌 너무 순수한것도 탈이잖아.. 참.. 알았어.."


몸이 들려올려짐과 동시에 등에서 배낭이 빠져나가는걸 느꼈다.


한계까지 지친 몸으로 배낭을 잡으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배에 오른 둘은, 나를 침실에 눕혔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


5. 로헨델


긴 시간이 흐르고.. 다시금 몸이 누군가에게 업혀지고,


사람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인파속에 떠드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데..


'뭐지..? 귀가 뾰족하지 안잖아?'


'특이하게 생겼네...'


'꾀죄죄하게 생겼는데.. 대체 뭐지..?'


'인간..인가..?'


'머리가 새하얀데.. 약간 은빛이 섞인듯해..'


둘은 이나카일을 어디론가 데려갔다.


...


다시금 몸이 푹신한 곳에 뉘워진다...


"얘, 괜찮니..? 저기??"


"얼마나 자고있을거야? 일어나!"


"알로스! 아직 자고있는걸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오래 자고 있었는데, 피로가 안풀리는게 이상한거 아냐?"


"길바닥에 자고있는걸 봤잖아, 분명 무슨 일이 있었겠지.."


"에휴.."


아직도 풀리지 않은 피로에 몸을 움직이긴 어려웠다.


"소란스러운 인파에 시끄러웠다, 무슨일이지?"


"앗!, 여왕님!"


"여왕 폐하..!"


누군가의 강압적이면서도, 고압적인 목소리..


"..이자는 누구지..?"


"..그사람은.. 제가.."


"흠.."


고압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말을 이었다.


"거기 너, 일어나라."


목소리의 강압적인 어투에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긴.."


"어.. 안녕..?"


"눈이 좀 특이하네.. 희미한 빨간색..?"


"당신들은.. 누구..?"


하늘색의 장발과 옅은 파란색의 눈, 나와 비슷한 귀를 가진 한 여인,


갈색의 덤불처럼 생긴 머리, 살짝 긴듯한 귀, 안경을 쓴 금색의 눈동자를 가진 남자,

 

둘은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했다.


"나는 메데르, 아르테미스 항구에서 널 발견했어."


"난 알로스, 본명은 제이 오웬 알로스."


"어? 너는 본명은 잘 말하지 않는거 아냐?"


"..내맘이야.."


이어서 인사하는 이나카일.


"저는 이나카일, 항구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는것만으로도 강압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머리에 이상한듯한 장신구를 가진 여인..


"초면이니 인사는 기본이겠군, 내 이름은 아제나. 이 로헨델의 통치자이지.


수상한 인물은 아닌듯하나, 뭘 하고있든 지켜보겠다.


그래서, 메데르의 말이 사실이냐? 저기 동쪽 바다 항구 인근에서, 널 주웠다고 하던데."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때는... 피로에 몰려 길바닥에 잠든것밖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렇군, 그럼 메데르.. 네가 주워온 아이니 네가 책임져야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예의나 지식은 알고있는 듯 하나, 너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게 좋을 듯 하니, 내가 도와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여왕 폐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언젠가 널 보러 다시 오긴 할거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사람이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여왕 아제나는 물러났다.


아직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이나카일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일단 아직 하지못한 감사인사를 하는 이나카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절 태워주신건가요..?"


"길바닥에 꾀죄죄한 채로 누워있었는데.. 내버려두기엔..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아서.."


"그런데엔 왜 누워있던거고, 그리고.. 구해주다니..? 무엇으로부터..?"


이나카일은 멍하니 있다가, 일단 아직 사실을 말하기엔 두려워하여, 거짓말을 해버렸다.


"그..그게.. 도적들한테서 도망치다가.."


"큰일이었겠네..!"


"운이 좋았네.. 그런데 도적들이 뭐때문에 널 노린거야?"


"제가 매고있던 배낭.... 배낭..! 그건 어디있나요?!"


이나카일은 쓰러질때도 꼭 쥐고있던 배낭을 기억하자마자 찾아달라고 했다.


"여기!"


"아.. 다행이다.. 누군가한테 뺏기는줄 알고.."


"너한테 진짜 귀중한건가보네.."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소중한 배낭이라.."


이나카일은 자신의 귀중한 배낭을 꼭 안으며 안도했다.


그렇게 다시 쓰러지고 숨을 새근새근 쉬었다.


볼을 톡톡 만져보는 알로스.


"뭐야, 얘 또 자는데..?"


"막 일어난 사이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걸꺼야.. 우린 방해되지 않게 어디 나가있자."


"음.. 사람들이 몰려들면.. 곤란해질텐데.."


"그러면, 옆에서 지켜볼까? 누군가는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그럼 그렇게 해보자, 솔직히 말해서.. 뭔가 더 가까이서 보고싶었거든."


둘은 이나카일의 피로가 풀릴때까지 옆에서 지켜보았다.


.....


6. 공존


저녁놀이 질때까지도, 이나카일은 계속 잠을 자고 있었다.


간혹, 그 날에 있던 일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던 그는, 메데르 혹은 알로스가 번갈아가며, 이나카일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때, 누군가가 메데르의 집에 찾아왔다.


"여왕님!"


"여왕폐하, 다시 오셨군요!"


아제나의 몸에 공존하던 또 다른 인격, 이난나.


로헨델의 많은 일을 처리하느라 보지 못한 이나카일의 얼굴을 보러 온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깨워보았다.


"주무시는데 죄송하지만, 잠시 일어나 주실 수 있을까요?"


"..으음.."


부드러운 그녀의 목소리에 부스스 일어난 이나카일.


"..혹시, 여왕님..?"


"네, 저는 아제나의 또다른 인격, 이난나 입니다. 당신에 대한 것은, 옆에 계신 메데르, 알로스 에게 전해들었습니다."


온화한 목소리, 인상에 그는 인사했다.


"저는, 이나카일.. 메데르와 알로스에게 아르테미스 동쪽 항구에서, 구조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왕님."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보다는 저들에게 감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요?"


"자비로운 백성분들을 다스리는 여왕님에게 인사를 하는것이, 더 옳은 판단이었기에 감사를 드린것입니다, 여왕님."


경의를 표하며 그는 감사인사를 했다.


"후훗, 그렇다면.. 오늘은 아직 더 자두도록 하세요, 내일은 메데르와 같이 마법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왕님."


이난나는 메데르의 집에서 떠났다.


그리고 얘기를 이어오는 알로스, 메데르.


"흠... 잘 할수 있으려나..? 너는 단지 인간일 뿐일텐데.."


"나도 좀 걱정이야.. 마법을 쓸 줄 아는 인간은, 사제나 그런 사람들 밖에 없다고 들어서.."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여왕님이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기도 한데.."


이나카일은, 신성력을 다룬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마법이 단 하나도 없었다.


부모님 또한, 사람들을 위한 치유마법이 전부이기 때문에.


.....


몇주 후..


저기 멀리서 알로스와 메데르가 이나카일을 부르며 온다.


"카일! 시험성적 나왔다면서?"


"같이 좀 보자!"


"...후우..."


'이론 100점, 실전 10점'


"이번에도, 또 실전 점수가 이모양이야..."


"대체, 뭐가 문제인지도 감이 잡히질 않으니.."


"도서관에서도 도움 될만한 책이 하나도 없다면서?"


"꼼꼼히 찾아보면 있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


계속되는 실전 점수가 바닥을 치는 이나카일은 너무나도 침울한 상태로 답답해 있었다.


이론에는 강하지만, 실전에는 치유마법 말고는 온전한 실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기에.


또한, 치유마법은 곧 신성력으로 직결되기에, 체력을 기반으로 하는 신성력은, 몸에 부담을 불러왔다.


"앗.. 또 코피흘렸지! 여기, 피흘린거 닦으면 모를줄알고?"


"몇번이고 말하잖아.. 네가 무리하면 걱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도, 잘보이고 싶었는데.. 실전점수가 계속 이모양이니까.."


이번에도 시작된 메데르, 알로스의 걱정하는 소리.


몇번이고 들은 소리다, 가끔은 실전에 마법을 사용하다가, 무리해서 몸을 다친 실린 친구들을 보면 지나치질 못하는 선한 성격 때문에,


실린을 치유하느라 몸이 무리를 해서, 메데르의 집에서 종일 누운적이 많다.


심지어 여왕님에게도 '네 몸을 먼저 생각하고 아껴라.' 라는 말을 꽤 자주 듣는다..


그렇다고 해도, 상처입은 사람들을 한번씩 볼때마다, '그날'이 떠오를때가 종종 있었다.


강박증에 걸린듯한 이 성격은, 절대 떼놓을 수 없을것 같이..


......


학교 방학날,


메데르의 집에, 실린여왕 아제나가 오랜만에 왔다.


"여왕님!"


"여왕폐하.."


처음에 봤을때와는 달리, 풀어진 표정이 보였다.


"그래 카일.. 잘 지내고 있었느냐."


"예, 여왕님..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표정이 풀어져보이는군, 어쩌면 내가 널 너무 편애했을지도.."


"엇.."


아래로 내려다보며, 째려보는듯한 눈길...


"풉.. 그냥 농이었다."


"아.."


긴장이 풀리며 카일 자신도 모르게, 웃어보이고 말았다.


"헷.."


"여왕 앞에서 웃다니.."


큰 실수를 한듯, 손으로 입을 합 하며 가린 카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내 앞에서 그저 그렇게 웃어도 된다."


"감사합니다, 여왕님."


"음.. 내가 여기 온건, 네가 좀 신경쓰여서 그랬다, 입학할때도.. 마법을 쓸때도, 마법에 대한 이론을 공부할때도,


실린 학생들이, 마법을 무리하게 사용하다가 다칠때마다, 네가 내 백성들을 치유하며, 네가 힘들고 지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미소짓는 네 모습을,


기사들이 관찰하고 보고하면서, 늘 말해주었다.


이난나는 항상 너를 걱정하는 감정이, 나에게도 동화된것 같더군..


그런데 시험칠 때가 되면, 항상 넌 이론 말고는 실전때는 항상 침울한 얼굴을 하더구나,


모두 알고있었다, 실전마법에는 넌 재능이 없어보였다고..


하지만, 너에게 그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하나 상을 내려주기로 했다.


나 이외에는 누구도 볼수 없었던, '마력의 근원을 알 수 있는 책'을.


너라면 알아낼 수 있을거다. 이나카일, 너는 마법 이론에는 제일 강하니까.


마법 도서관 지하로 가면, 직원이 널 안내해 줄 거다.


내일 가보는게 어떻겠느냐..?"


"마력의 근원을 알 수 있는 책..."


"저도 들어보지 못한 책인데... 대체 무슨 책인가요?"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말 그대로, 마력의 근원을 알게 해주는 거다. 그 어떤 자라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끌어낼 수 있다면 그사람 또한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지.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것을 제한해 둔 것은, 그 어떤 자라고 해서 반드시 선한 자는 아니기에, 악용될 우려가 될 것 같기에,


마법 도서관 지하에, 단 한사람만 출입을 허가한 것이다. 나 말고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게.


여기, 단 하나뿐인 출입증을 주겠다."


은하수의 별빛처럼 반짝이는 출입증..


"이게, 그 출입증.."


"누구에게도 넘겨줘선 안될 소중한 출입증이다, 네 목숨보다 무거울 정도로,


그걸 너에게 잠시 빌려준 이유는, 네가 앞날에 많은 지식을 갈망하면서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끔,


지식에 대한 갈증을 축여줄 하나뿐인 선물. 절대로, 소중히 간직하고, 뺏겨선 안된다."


"소중히 하겠습니다, 여왕님."


"그리고, 너희 둘은.. 카일을 소중히 해주고, 그 출입증을 절대로 빼앗기지 않게끔, 카일이 다치지 않게끔 해주거라. 난 이만 가보겠다."


"예, 여왕님."


"네, 여왕님."


실린여왕 아제나는 메데르의 집에서 나가고, 셋은 피로한 몸을 이끌며 잠들었다.









-계속-










p.s 현생이랑 로생이랑 왓다갓다 거릴려니까 쓸 시간도 없었는데 어떻게 쥐어짰습니다..


아 물론 계속 연재하긴 할껍니담.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