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가 서린, 가혹한 땅 슈사이어.


그런 슈사이어에서 자라고 성장하고 수련한 워로드.


슈사이어 남자들의 덩치가 크다고 하지만 한 덩치하는 남자들 사이에서도 더욱 큰 덩치를 자랑하게 된 워로드.


2m를 훌쩍 넘은 키, 슈사이어를 가로지르는 산맥보다 더 큰 몸, 중후한 목소리, 등등 슈사이어의 남성성의 상징이라고 해도 부족할게 없었어.


그런 워로드가 성인이 되자마자 아크라시아를 구하기 위해 고향이던 슈사이어를 등지고 자신의 애병인 건랜스와 자신와 동료를 지켜줄 방패 하나만 들고 떠나게 되는거야.


그런 워로드가 아크라시아를 모험하게 되는 길에서 만나게 된 첫번째 동료, 바드.


바드 특유의 개병신딜링으로 몬스터 떼에 둘러 싸여버린 모습을 본 워로드.


몬스터를 다 잡아주고 바드를 구해준 워로드.


바드는 그런 워로드를 보고선 깜짝 놀랐어.


실린 종족은 다 연약하고 호리호리하고 미형에 가까운 모습이야, 남자도 마찬가지고.


로헨델에서만 살아온 바드는 로헨델에 있는 궁전 기둥만큼 큰 사람을 본적이 없었거든.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드가 감사 인사를 했어.


"아...감사합니다... 혹시 성함이..." 라고 바드가 물어봤어.


워로드는 순간 당황했어.


왜냐하면 워로드는 20살이 될때까지 수련만 해서 여자와 대화를 해본적이 없다는 것이었지.


그나마 스승님이 여자였으나 스승님은 몸만 여자지 정신은 남자에 가까운 사람이었거든.


그래서 워로드는 그 동안 본 소설에서 나온 남자 주인공의 말투를 따라했어.


"이름을 알려줄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오."


나름 머리를 쥐어짜서 대답한 것이었지만 바드는 대답을 듣고 감명받은 듯 더욱 집요하게 물어보기 시작했어.


"하지만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신걸요, 꼭 알고 싶어요."


바드는 질문을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워로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어.


20년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여자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중갑옷 너머에 있는 피부에 느껴지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자.


부끄러워진 워로드는 급하게 말했어.


"리켄스, 내 이름이오."


사실 리켄스는 자신의 고향 마을 이름이었는데 급하게 둘러대느라 말한 거였지.


촌장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미 늦어 버렸어.


바드는 "리켄스....리켄스..." 라며 중얼거리다가 박수를 짝- 치더니 방긋 웃으면서 말했어.


"좋은 선율이 생각났어요! 앗! 앞에서 야영이라도 할래요?!" 라면서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뛰어가기 시작했지.


워로드는 여자들은 다 저러냐면서 한숨을 푹 쉬고 그녀가 뛰어간 곳으로 뛰어갔어.


그날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바드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바드가 말했어.


"리켄스씨는...그, 갑옷 안벗으세요?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사실 불편했는데 벗을 타이밍을 놓친 것이었지.


"괜찮소, 그나저나 그대는 음악을 정말 잘하는 거 같소."

"에잇, 리켄스 씨! 제 이름은 르체에요! 르체! 말 돌리지 마시구요-!"


500년동안 살아온 바드는 워로드가 부탁에는 약하다는걸 이미 간파했어.


그래서 다시 한번 말하기로 했지.


"리켄스 씨, 이런 길에서 갑옷을 입고 있으면 사람들이 오해할지도 모르는데..."

"그런가, 어쩔 수 없군."


바드의 요구에 다시 한번 넘어가는 워로드, 워로드는 자리에서 갑옷을 벗기 시작했어.


앗싸-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바드, 하지만 그런 바드의 생각은 4초 뒤 완전히 사라지고 말아.


자신의 눈동자에 담긴 걸 믿기 어려워서 뇌가 고장난 탓이겠지.


갑옷을 벗자 드러난 완벽한 역삼각형을 형성하고 있는 우락부락한 몸.


고된 수련의 흔적이 새겨진 흉터 많은 팔뚝과 손바닥.

연약한 실린들에게선 볼 수 없는 선명한 목울대.


그리고 마침내 투구가 벗겨지자 나오는 워로드의 맨 얼굴.


'...로헨델 남자랑은 많이 다르게 잘 생겼네... 남자같이 잘 생겼다고 해야되려나..?'


바드의 생각대로 워로드는 남성 실린들처럼 미청년에 가까운 얼굴은 아니었어.


마치 슈사이어의 칭찬인 '남자처럼 생겼네!' 라는 칭찬이 걸맞는 외모였기 때문이야.


시원하게 자른 스포츠 컷 헤어 스타일.

눈가에 있는 긴 흉터.


그리고 앳되보이지만 남자같이 시원한 외모까지.


500년동안 로헨델에서 살아온 바드에게는 큰 충격이 되어 다가왔어.


바드가 살짝 상기된 얼굴로 워로드의 몸을 바라보기 시작했어.


바드가 1분 넘게 워로드의 몸에 시선을 떼지 못하자 머쓱해진 워로드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어.


"르체, 언제까지 볼꺼요? 침이 흐르기 시작했소."

"히히...네!? ㅊ...침이요!? ㅇ..어디..."

"하하하- 농이외다."

"ㅇ...이익 정말로오!! 리켄스씨!!!"


그렇게 만난 첫 번째 동료인 음유시인 바드.


바드와 워로드는 같이 여행을 하기 시작했어.


대부분 연약한 바드를 지켜주는 워로드가 되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나아갔어.


하지만 바드는 좀 다른가봐.


바드는 워로드에게 연심이 생겼어.


새내기 모험가인 자신을 계속해서 구해주는 워로드의 강함의 동경.


그리고 자신이 여자임을 계속해서 배려해주는 그런 따듯한 마음씨.


그리고 제일 중요한...


'...잘생겼잖아!! 목소리도 좋고!! 몸도 좋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질투도 하기 시작했지.


실린들 중에서도 많이 예쁘고 몸매도 좋은 편인 바드는 나름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었거든.


그런데 이 통나무보다 더 두꺼운 북방의 전사는 자신에게 음슴한 시선은 커녕 무심하게 바라볼 뿐이었어.


처음엔 게이인가 싶었지만 가끔씩 근처 강가에서 씻고 나올때 크흠- 하면서 무기를 손질하는 척 했지만 힐끔힐끔 바드를 쳐다봤지.


바드의 봉긋한 가슴, 잘록한 허리, 치마로도 가릴 수 없는 둥근 골반, 새하얀 피부까지.


20살 워로드는 처음보는 여성의 몸에 관심이 있었지만 스승님께 배운 지식인 '외간 남자가 여자 몸을 보는건 좋지 않다.' 라는 말 때문인지 바드의 몸을 힐끔힐끔 쳐다보게 된거야.


하지만 적극적인 여자인 바드는 답답해서 과감한 방법을 쓰기로 해.


모험하다가 워로드한테 무섭다고 안긴다던지.


일부러 꽃을 꺽는 척 하면서 자신의 둔부를 살짝 보여준다던지.


씻고 나서 몸을 말린다는 핑계로 와이셔츠만 입은 몸으로 워로드 옆에 앉아서 반응을 지켜본다던지.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넘어오지 않았어, 정확힌 워로드가 버텨낸거겠지.


그렇게 결국 목적지 베른에 도착했어.


베른에 도착하자 그들은 여행의 여독을 풀기로 했어.


방 하나씩 잡고 쉬기로 했지. 


한숨 자고 일어난 워로드와 바드는 바로 가디언 토벌에 참여했어.


토벌대 멤버를 구하던 도중 만난 같은 실린인 소서리스.


페이튼을 수호하는 아베스타인 블레이드.


이 4명은 가디언 토벌로 시작해서 점점 친해지기 시작했어.


서로 술도 마시고 쉬는 날에는 놀러다니기도 하고.


그들의 우정은 점점 깊어지는것만 같았지.


워로드만 그렇게 생각했을 뿐.


바드, 소서리스, 블레이드.


이 3명은 서로가 워로드를 좋아한다는걸 알았어, 바드랑 비슷한 이유로.


그래서 어느 날, 그들은 바드 방에 모여서 모종의 합의를 봤어.


서로 차례대로 워로드한테 어필하는 날이 있는걸로.


해당 날에는 그 누구도 워로드에게 어필이 불가능하다고.


그들은 흔쾌히 허락하고 합의를 이행하기로 약속했지.


그렇게 다음날, 월요일이 밝았어.


워로드는 개운하게 일어나서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 간단히 운동복을 입고 방 바깥으로 나갔지.


그러자 블레이드가 입구 앞에 서있는게 아니겠어?


워로드는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지.


"오? 바이올렛, 여긴 왠일이오?"

"나도 운동 좀 하려고, 아베스타잖아 꾸준한 운동은 필수야."


그렇게 둘은 운동을 시작했어.


하지만 워로드와 블레이드는 기초체력부터 차이가 났던 만큼 블레이드가 점점 뒤처지기 시작했지.


하지만 워로드는 블레이드에게 발을 맞춰줬어.


그것도 모잘라 팁까지 알려줬지.


베른 성 한바퀴를 돌고 다시 여관에 도착한 워로드와 블레이드.


헉헉 거리면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블레이드에게 워로드는 물을 건네줬지.


블레이드가 물을 받고 마시고 난 뒤 근처 의자에 앉았어.


실린만큼은 아니지만 매끈한 각선미, 둥근 골반, 탄탄해보이는 복근, 큰 가슴, 쇄골에 있는 점, 고양이같은 입과 눈까지.


워로드는 이런 블레이드의 몸매를 힐끔힐끔 쳐다볼 뿐이었지.


그런 블레이드는 워로드에게 다가가서 귀에 대고 속삭였어.


"그렇게 힐끔힐끔 안봐도 빤히 볼수있는 방법이 있는데."


워로드가 당황해 블레이드를 쳐다보자 이미 블레이드는 워로드의 가슴팍에 안긴 상태였지.


"스읍-- 하아- 스읍-- 하아-"


블레이드가 워로드의 냄새를 맡고 있자 일어난 소서리스가 하품을 하면서 문 바깥으로 나왔어.


소서리스가 이런 야시시한 광경을 목격하자 블레이드에게 "ㅂ...변태!" 라고 했지만 블레이드는 어깨를 으쓱- 할 뿐이었어.


이윽고 바드도 일어나서 이런 광경을 목격하자 한숨을 푹- 쉴 뿐이었지.


하지만 블레이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


씻으러 들어가는 워로드를 불렀지.


"리켄스."
"왜 그러시오?"


워로드가 뒤돌아 본 그 순간에 블레이드는 워로드의 목에 키스를 했어.


바드와 소서리스는 경악할 뿐이었지만 블레이드에게 뭐라고 할 근거는 없었어.


오늘은 그녀의 날이었으니까.


블레이드가 입을 떼자 목에 짙은 키스 마크가 생겼어.


그런 키스 마크를 보면서 블레이드는 그 키스 마크를 어루만진 후 워로드에게 말했어.


"페이튼에서는 사랑하는 대상에게 키스 마크를 남기는 전통이 있어."

"내 마음이야, 리켄스."


라고 하며 리켄스에게 아베스타의 맹세를 하며 자신의 사랑을 보여줬지.


블레이드는 경악한 바드와 소서리스를 뒤로 한 채 유유히 떠나갔어.


워로드는 어안이 벙벙해진 채로 느린 걸음으로 여관으로 들어갔지.


이날 블레이드는 워로드에게 온갖 유혹을 했어.


가디언 토벌중에 다친 상처에 상처약을 발라달라고 하던가.


힘든데 물약 좀 먹여달라고 하던가.


최근에 가슴이랑 엉덩이가 좀 커졌는데 같이 옷 좀 사러 가자는 등.


블레이드의 성격에 맞는 공세를 퍼부었지.


왠만한 남자라면 넘어올테지만 워로드는 넘어오지 않았어.


그녀들의 전쟁이 시작된거야.




다음은 내가 귀찮음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