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연구동의 81구역.
그 곳에서 삐이익 거리는 고통에 찬 비명과 작은 소란이 일었고, 두 사람이 그곳에서 급하게 달려나갔다.

"그릇이 클 거라고 생각했지만, 참으로 실망이군 그래.."

마레가는 코어에 과부하가 걸려 부서지기 시작한 호문쿨루스를 안고 재빠르게 멀어지는 모험가와 마리우를 보며 중얼거렸다.

"호문쿨루스란,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거늘.. 아, 그렇지. 네놈의 생각은 어떠한가? 라자람.."

마레가는 구속된 혼돈의 가디언, 라자람의 갑옷 사이로 손을 넣어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

라자람은 조금 전의 호문쿨루스를 이용한 충격으로 의식이 돌아온 듯, 흠칫 몸을 떨었다. 그 동안 마레가의 부드럽고도 추잡한 손길은, 라자람의 갑옷 사이로 드러난 치골과 겨드랑이를 거쳐, 단단히 씌워진 투구에 이르렀다.

"네놈.. 내가 이곳에서 나가기만 한다면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 죽여주마."

라자람의 분노에 찬 음성과는 상관없이, 마레가의 손은 멈추지 않았고, 거칠게 라자람의 투구를 벗겨 땅에 떨어뜨렸다. 동시에 투구 아래에 있던 라자람의 긴 은발, 붉은 빛이 도는 피부와 아름다운 얼굴 또한 드러났다.

"칭찬으로 듣도록 하지. 나도 네놈이 이런 존재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해부하였을 테니."

어느새 황금의 길을 발동한 듯, 밝게 빛나는 문신이 몸에 떠오르기 시작한 마레가는 라자람의 얼굴을 움켜잡았다.

"네놈...이번에는 또 뭘 하려는 ....으읏!!!!"

고문받을때 내지르던 중후한 괴성은 투구의 효과였는지, 투구가 벗겨진 지금의 라자람이 내지르는 목소리는 여기사의 그것이었다.

"평소처럼의 가디언 연구다. 방금 전의 일로 기분이 좋지 않으니, 오늘은 더 깊이 가디언의 약점을 연구해야겠지."

말을 마친 마레가는 황금의 길을 응용하여 라자람의 흉갑마저도 벗겨내기 시작했다. 분노와 수치심에 비명을 지르며 발악하는 라자람이었지만, 약화되어 구속된 지금의 몸상태로는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찬란한 빛이 걷히고, 나체가 된 라자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모양이 선명한 치골, 그것을 타고 올라가면 보이는 군살 없는 탄탄한 복근, 살짝 땀이 맺힌 피부, 그리고 쇄골 아래에 보이는 한 쌍의 거대한 붉은 달..

"혼돈이로다.."

혼잣말을 마친 마레가는 그중 하나의 붉은 달을 탐욕스레 움켜쥐고는, 입에 가져가 거칠게 빨기 시작했다.

츄르릅♡♡--쭈왑♡♡--쪼오오옥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이 마치 짐승처럼 자신의 가슴을 탐하는 마레가의 거친 입놀림. 라자람의 원래 붉은 얼굴은 수치심에 떠오른 홍조와 더해져, 마치 최상급 오레하 융화재료를 연상케 했다.

"읏....크으으윽!!! 죽여라!! 차라리 날 죽여!!"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지르는 라자람. 그 말을 들었는지 마레가의 입이 그녀의 붉은 달에서 잠시 떨어졌다.

"갇힌 주제에 목청만은 쓸만하구나. 쓰레기년. 네년의 약점은 이곳 뿐만이 아닐 터, 쓸모없는 네년의 하체가 고구마를 닮은 탓에 구멍을 찾을 수 없는걸 다행으로 여겨라."

"고구....마....."

충격을 받고 다시 가사상태에 빠져드는 라자람을 본 마레가는 황금의 길을 발동하여 냅다 그녀의 뺨을 후려갈겼다.

"일어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잠드려는 거지? 네년은 내 연구가 끝나기 전까지는 쉴 수 없다. 아, 그러고보니 시켜볼게 있었군."

차갑게 내뱉으며 공중에 떠오른 마레가는 라자람의 입에 손을 대고 무언가 조치한 후, 자신의 바지춤을 내리기 시작했다.

"네놈.. 이만하면 되지...않았...."

고개를 들며 쏘아붙이려던 라자람은 거대한 무언가를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보았던 것 같다. 슈샤이어 전사들이 휘두르는 말도 안되는 사이즈의 대검. 그것이 마레가의 허리춤에 달려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잠깐...으읍!!!!!"

라자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 대검은 그녀의 입에 거칠게 쑤셔박혔고, 몇번의 왕복운동 끝에 버스트 캐논을 쏘아내었다.

"오고곡....크읍..우욱....커헉!!"

헛구역질을 내뱉으며 버스트 캐논의 잔여물을 뱉어내는 라자람을 보며, 마레가는 냉소를 지을 뿐이었다.

"대처방법을 생각해내기 전에 빠르게 공격한다면 반격하지 못하는군. 혹시 몰라 해둔 안전장치가 아까울 뿐이네. 이것도 소중한 기록의 일부분이 되겠지. 인간을 얕보지 마라! 혼돈의 가디언 나리.. 오늘은 몇가지만 더 시켜보면 되고 마무리하면 되겠군."


가디언 연구동의 81구역. 그곳에는 라자람의 비명만이 울려퍼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