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이나 우울증이나 그런 거 극에 달하면

남이 했던 말이 귀에 맴돌면서 미칠 거 같습니다

고3인데요

예를 들어 지금은 귀에 학교서 말했던

열품타 0시간인데 존나 욕심부리네 

라던가

그따구로 사니까 그 꼬라지인 거다

라던가

분명 우스갯소리라는 거 따윈 아는데도 가슴속에 박혀서 미칠 거 같아요

귀를 막아도 귀 안에서 들리는 거 같고

그렇다고 제 상처를 낫겠답시고 정신과 가기에는

초딩때부터 벌어지고 헤집어져서 기껏 꼬멘 마음을 또 헤집어서 기우기에는 너무 시간낭비에 힘들 거 같아요

가뜩이나 올3등급따리가 스카이나 약대 가고싶다고 발버둥치는 것도 들켜서 걍 사는 게 버러지같지만서도

이루리라 진심이라면 이딴 핸드폰 끊고 친구랑도 안떠들고 쉬지 않고 계획대로 달리고 잡념을 싹 지우고 공부만을 생각해야 하는데

길 가면서 오늘 공부를 복기하다가도 갑자기 우울한 쪽으로 치우쳐져 버립니다

3차함수를 미분한 2차함수의 비율-> 사진은 순간을 현상해낸, 시간의 미분이자 순간의 적분-> 사진 속 첫사랑은 좋았는데, 지금도 좋아하는데 말이야-> 근데 내 꼴을 봐, 지방간에, 빡대가리에, 그녀는 한화고인데...-> 봄이라 커플도 지나다니네. 초딩때 들은 것처럼 평생 홀로 살다가 돼지처럼 뒤지겠지...-> 왜 이딴 생각하더라

걍 이런 거 반복입니다. 스스로에게 토할 거 같아요.

멋지게 변태하고 싶다는 주제에 과거에 묶여서는 스스로 침잠해버리는 길을 무의식적으로 정해버립니다.

이러면서도 스스로를 낮춰서 기껏 얻은 친구들은 버리고 싶지도 않아하고요.

어떻게 단호해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