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챈 들어왔다가 또 생각나서 적어봄. 

학창시절의 잊을 수 없는 전교1등친구.

일단 내 친구랑 나는 협력관계 비슷한거였음. 각자의 이유로 시험이 끝나든, 학교 축제날이든 점심시간엔 무조건 공부를 도서관에서 같이하면서 서로 감시해주는 역할.

친구에게 여친이 생겼을땐 친구는 여친과 함께 공부했고, 나는 나대로 공부했었으나, 매일 점심시간을 그렇게 쓰는게 쉬운건 아니었는지 시험기간에 돌입하기 전에는 친구여친은 점심시간을 즐기고, 나랑 친구는 공부했음.

나랑 친구는 '서로 같이 공부 안해준다고 식음을 전폐하고,공부를 포기할 정도까지는 아닌 인간'으로 규정하고 매일 함께 공부했었음. 러닝메이트 겸 친구였지.


암튼 내 친구는 웃겼던게 말하는 꼬라지 보면  얘가 사랑하는게 맞나 싶으면서도 사랑하지 않으면 나타날 수 없는 모습을 보였었다는거임

1.기념일을 기억 못해서 걔와 걔 여친이랑 동시에 친한 친구가 걔한테 기념일은 챙겨야하는 거라고 어떤날들이 기념일이 될 수 있는지를 속성강의 한 적있음. 

2.자기여친이랑 급식먹으면 시간 졸라끌면서 먹는다고 흉봄(돌이켜 생각해보면 이건 아마 좋으면서 이렇게 얘기한듯 싶긴함.)

3. 한동안 여친이랑 다니다 다시 나랑 도서관 갈때 "왜 다시 나랑 다니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원래 너랑 다니는데 그년이 꼽사리 낀거짆아."라는 정신나간 소리를 한적 있음.


근데 내 친구는 사실 저정도면 여친을 엄청사랑했던거긴 함.

내 친구는 애초에  "학창시절에는 공부해야지.연애는 미친짓이다."였는데 사랑에 빠져버려서는 연애시작했던거라. 천천히 배워가더라고. 사랑하면 하는 행동들을(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내가 당신을 좋아합니다' 전할수있는지를)

연애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지. 연애하면서 상대방 기분 안 상하게 하려고 옛날엔 에너지 낭비라고 남의 말에 맞장구 안치던 애가 맞장구를 치지않나, 같이 걷는 상대와 보폭을 맞추는 방법도 배우고.자기는 챙기는거 귀찮아하지만 기뻐할 상대를 위해 폰 달력에 기념일 메모하고

하나하나 배워가더라고. 사랑하니까.

음. 내게 말하는 싸가지는 아직 바가지지만.

여친한텐  스윗한듯하더라고.

얘 아직도 잘 사귐

아. 순붕이 추억 떠올리니 좋다.


여담으로 등수는 내친구는 전교 10등이내(정확한 등수는 기억 안남),친구 여친은 전교 1등이었다.

그리고 나는 순위권 밖이었다. 진짜로 함께 달렸을뿐 똑같이 달리진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