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저 만들어진 도구일 뿐이에요.

인간이 아니에요. 프로그램일 뿐이고, 금속 몸체일 뿐이에요...

이런 저를 사랑하시면 안돼요, 박사님.

저는 아내도, 엄마도 될 수 없고, 저는...그저 주어진대로 행동하는 기계일 뿐이에요. 그러니 박사님, 저는, 저는..."


"...이브.

인간은 그렇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야.

너의 베터리처럼 나는 무언가를 먹을 뿐이지.

너의 쿨링이나 점검처럼 나는 잠을 잘 뿐이지.

나도 너와 똑같단다, 이브.

계속 움직이기 위해 내게 주어진 일을 하고, 내 신체를 점검하고, 보호를 하지.

우리는 같단다, 이브. 

단지 유기물과 무기물의 재료 차이일 뿐이지.

너의 렌즈처럼 나도 액체로 찬 눈이 있을 뿐이란다.

너의 스피커처럼 나도 울리는 성대가 있을 뿐이란다.

그러니 너와 나를 구분짓지 마렴, 이브.

단지 너는 나의 창조물이고, 나는 신의 창조물일 뿐이란다.


그러니 이브.

나의 이브.

이제 내게 경칭은 그만해도 좋단다.

나를 이름으로 불러 줘. 

그것이 부부니까."



"...응.

고마워, 

아담."








피그말리온, 피노키오, 

혹은 금속의 에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