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중경삼림> 등을 만든 홍콩을 대표하는 명감독 왕가위의 영화들은 대부분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룸

하지만 왕가위 감독 본인은 이런 슬픈 사랑과는 정반대의 연애사를 가지고 있음

첫사랑이었던 연인과 10년 동안 연애한 뒤 그대로 결혼으로 골인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고 함


둘의 첫만남도 왕가위 영화 속 한 장면 같음

청바지 가게에서 알바를 같이하며 처음 만나게 됐는데, 일을 한참을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끌린다는 걸 둘 다 알긴 했지만 그 이상 진도가 안 나갔다고 함. 

아내는 (본인이 직접 묻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서) 왕가위가 자기 전화번호를 물어봐주길 기다렸으나 한참동안 물어보질 않았음 

결국 같이 알바하는 마지막 날이 돼서야 왕가위가 전화번호를 물어봤는데, 이때 아내는 "전화번호 6자리 중 5자리만 알려줄 거고 나한테 전화하고 싶으면 1자리 정도는 스스로 노력해줘"라고 대답함. 

왕가위가 아내에게 전화한 건 그로부터 3일이나 지난 뒤였음. 

왜 이제서야 전화했냐고 묻자 "세 번째로 시도했을 때 비로소 전화번호를 맞춰서"라고 왕가위가 대답했다고 함. 

왕가위 영화 주인공들의 멘트와 행동들은 감독 본인에게서도 꽤나 따오지 않았을까 싶은 썰임ㅋㅋ


이렇게 만드는 영화와 감독의 개인사가 정반대인 감독들이 은근히 있음. 

대표적으로 일본 고전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는 영화들은 가족 이야기, 특히 딸 시집 보내는 이야기를 주로 다뤘지만 감독 본인은 가정을 꾸리긴 커녕 평생 솔로로 살다 세상을 떠났음... 

예술가들 썰 들어보면 순애와 거리가 먼 삶을 산 사람들이 많은데, 왕가위 정도면 정말 순애에 걸맞는 삶을 산 예술가가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