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초고 뿐이지만 그냥 그대로 내놓음.)

2화

머리말

 전개가 어렵다. 장면전환이 어렵다. 열심히 연습중이다. 글좀 예쁘게 써보고 싶다.


3. 공평한 계약 1


 따뜻한 오후, 입학식이 끝난 학생들은 기숙사 혹은 집에 돌아가거나, 자신만의 연구를 하러 가거나, 혹은 친한 학우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사이 바알과 루시펠은 처음만난 공원의 뒷골목에 도착했다. 

“여기부턴 길 알고 있지? 난 갈게, 안녕.”

 안내를 마친 루시펠은 지체하지 않고 인사를 남기며 신관으로 유유히 떠나갔다.


“어휴, 이제 어쩐담.”

 입학 첫날부터 팔자가 꼬여버린 탓에 바알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말이야. 공부도 하고, 나만의 마법도 만들어보고, 내가 어디서 왔는지도…”

 

 그 짧은 시간 사이 초췌한 몰골이 된 바알은 공원 벤치에 털썩 주저 앉았다.

‘집에 가고 싶다..’


 정말로 협정을 어긴 것이 들통난다면 마계의 이미지가 전쟁통 당시로 돌아가는 건 물론이고 본인은 최소한 중간계에서 영원한 추방이 분명했다.


 그 순간, 누구나 생각할 법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잠깐, 나도 그 애의 약점을 잡으면 되는거잖아?”

 희열에 찬 주먹을 쥐며 벌떡 일어난 바알의 썩었던 피부가 말끔해졌다.


“으핳핳하하하 내가 그걸 떠올리지 못했다니, 녀석, 두고보라지! 하하!”

바알의 예쁘장한 얼굴이 사악하게 일그러졌다. 


공원에서 혼자 발광하는 자신을 향한 주변의 시선을 뒤로한 채, 바알은 집으로 돌아가 루시펠을 골탕먹일 작전을 세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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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학기의 두번째 아침이 밝아왔다. 마족 특유의 넘치는 체력은 밤샘작업에 특화되어있었고, 집념에 찬 바알은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걔에 대해 아는게 있어야 뭘 하든말든 하지..”


아무도 안보는데도 낯이 자줏빛으로 뜨거워진 바알은 손부채로 얼굴을 식히며 먼저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루시펠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로 했다.


“일단 학교부터 가봐야지.”


학교에 서둘러 도착한 바알은 첫 수업을 위해 상가를 지나고 있었다. 그 때 마침 

어제 루시펠 곁에 있었던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바알은 시간이 좀 남은 겸 그녀에게 루시펠의 정보를 캐기로 했다.


루시펠의 친구인 아마리는 카페 테이블에서 알사탕을 물고 마나 성질변환에 대한 심화과정이 빽빽이 적힌 공책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바알은 쭈뼛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루시펠 친구분 맞으시죠? 그 아이에 대해 궁금한게 있어서 찾아왔는데..”


“어? 아 너! 어제 루시펠 쫓아 갔던 애 맞지? 데이트는 잘 즐겼니?”


“네?”


어제의 뒷일에 대해 들어보니 본인이 루시펠을 쫒아서 나갈 땐 완전히 홀린 눈이었다고 했었다. 루시펠의 주변 사람들에겐 그녀에게 반했다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


‘학교생활은 진작에 꼬였구나.’


바알은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지만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둘러댔다.


“아니, 그.. 데이트는 아니었고요! 같이 이야기좀 나누다가 그 애가 갑자기 도망치더라고요. 그래서 평소에도 땡땡이를 자주 치나 해서..”


아마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아 또 그랬어? 종종 그래. 작년에도 거의 만날 강의 빼먹고 학교를 들쑤시고 다녀. 졸업은 할 수 있을까몰라. 뭐하는지 물어봐도 얼버무리기만 하고, 답답한 구석이 있어.”


솔깃한 정보를 얻은 바알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아 선배님이셨구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냐 별것도 아닌데, 그리고 말 놓아도 돼. 이 학교에선 재학기간보다 실적이 중요하니까.”


“응. 알았어.”


대화를 마치고 첫 강의를 들으려 신관으로 향하려던 찰나 아마리가 바알을 불러세웠다.


“루시펠 말이야, 사귀기엔 힘들거야. 일찌감치 포기하는게 나아. 아, 사탕 먹을래?”


“그런가..? 아, 그리고 난 음식 안먹어.”


“마족은 음식 없이도 살 수 있나보네, 알았어, 오리엔테이션 잘 들어~”


가볍게 작별을 고한 뒤 바알은 서둘러 강의실로 향했다.


“쓰읍.. 인기가 많아보이진 않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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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관은 지상 8층, 지하 2층으로 총 10개 층과 408여개에 달하는 방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건물이었다. 원형의 건물을 4개로 나누어 동쪽엔 학생 연구실, 서쪽엔 교사 사무실과 예체능활동을 위한 연습실과 훈련장, 남쪽엔 일반 강의실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북쪽엔 동아리실과 지하에 위치한 선배들이 개발한 수많은 마법공학 기술 보관실이 있었다.

이 방대한 규모는 초행이라면 길을 잃기 딱 좋은 곳이었다.


 바알은 길치다.


“건물 한번 엄청 복잡하네, 앞으로 10분밖에 안남았는데, 호 수 따라가면서 찾아가야 하나..”


 그 때 초조해하던 바알에게 순백색의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바알을 불렀다.


“저기, 바알 학생 맞나요?”


학생회장 에이렐, 모노리스의 유일한 천족이다. 입학식 연설중 뛰쳐나간 눈여겨봤던 신입생 한명이 헤매는 것 같길래 도와주려 온 것이다.


처음보는 천족의 모습에 바알은 무심코 대답 없이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와, 이게 천족인가. 근데 왜 눈을 감고 다니지? 만화로만 보던 실눈캐라는건가? 머리와 그 밑에 덩치가 매칭이 안되네, 웃는 상에 단정한 바가지머리구나. 어제 입학식에서 학생회장이라 했었지. 여기도 마계처럼 무력이 서열인가? 아닐텐데, 요즘 마계에서도 거의 있으나 마나 한다던데, 아 맞다 여기 마법학교였지 중얼중얼..’


 에이렐은 바알의 무례함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할 말을 꺼냈다.

“어제 여학생 따라갔다가 그대로 사라졌다던데, 선생님들께서 벼르고 계십니다.”


“앗.”


잊고 있었다. 데려오겠다며 뛰쳐나갔으면서 그대로 사라져버렸으니 찍힐 것이 분명했다.


‘아, 바보같이 어제 왜 그랬을까. 그냥 무시했다면 훨씬 나았을텐데. 분명 루시펠 옆에 있던 선생님이겠지? 오늘 강의 주제가 오리엔테이션이었나? 근데 그게 뭐지? 하, 왕자는 무슨 뿔달린 시골촌놈 꼴이잖아..’


바알은 멍하니 머리속에 후회와 자책을 채워넣는 사이 에이렐이 눈앞에 손을 흔들며 깨웠다.


“저기요오~ 서두르고 계신거 아닙니까? 길을 잃어서 그런가요?”

간신히 심연에서 빠져나온 바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었다.

“어.. 도와줘.”


자신의 차례가 왔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은 에이렐은 흔쾌히 수락했다.

“저도 마침 신입생 OT에 가는 중이었는데, 빠른 길로 안내해드리죠!”


“아야.”


앞장서는 에이렐의 거대한 날개에 부딫힌 바알은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 죄송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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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계약 2


(계속)


맺음말

 분량조절 실패해서 이번 편은 2개로 나눴어. 전편에 비해 1800자 정도 적지만 노력하다보면 나아질 것임. 글의 짜임새와 스토리에 문제가 있다면 충고 부탁해.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고. 남주여주 관계의 진전은 다음편에 나옴. 고민이 하나 있는데 한 화마다의 결말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겠음. 대충 개그랍시고 넣고 끝냈는데 독자의 흥미를 이끌 요소로는 안보여. 내 글은 이것도 저것도 문제구나.. 노력해야겠다. 


읽어줘서 고마워들.


+

에이렐 이렇게 생김.

운동을 따로 한건 아니고 크면서 그냥 이렇게 성장한 케이스. 나이는 32세, 중간계에 있는 학교라 인간처럼 많은걸 빠르게 배워서 이렇지 천족들 사이에선 응애응애 애기취급이야. 천족은 빛의 마나로 이루어졌기에 노화도 없어서 나이에 연연하진 않지만 콕 집어서 청년기를 대충대충 말하자면 300세쯤 돼. 천족의 수명은 50000년간 알려진 적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