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라지듯이 숨을 쉬는 것이 좋았다. 잠에서 깨어나며 몸을 작게 움찔거린 것이 좋았다. 책상 위에 놔두었던 물병이 떨어질까 급하게 덥썩 붙잡고는, 누구 본 사람은 없을까 눈치를 보던 네 모습이 좋았다. 눈이 마주친 나에게 웃지 말라고 하는 네 모습이 좋았다. 나는 내가 웃고 있는 줄도 몰랐다. 네가 옷걸이처럼, 집게처럼, 젓가락처럼 내 입고리를 들어올리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때 나는 너무나도 어려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첫사랑이었다. 내 첫사랑은 쉬는 시간, 자고 있던 네 바스락거리는 숨소리에서 시작했다. 혹 그 자체였다. 내 첫사랑은 네 숨결이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