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행복해서 자랑도 하고 기록도 남길 겸 쓴다


내 아내는 나보다 딱 열 살이 많음

직장 부장님임


같이 일하면서

흰 피부 슬림한 몸매 겁나게 예쁜 얼굴에다가

높은 직급 멋진 차 그러나 푼수같은 성격의 반전매력

일하면서 같이 울고 웃었던 공감능력.... 등에

내가 완전 반해버렸음

진짜 너무 예쁘게 생겨서 어떻게든 한번 더 보려고 내가 계속 말걸고 그랬음...

잘해보려고

퇴근하고 같이 저녁먹자고 매일 꼬시고

일 핑계대고 주말에도 만나서 커피 먹자고 하고

좋은 곳 알아보고 같이 가자고 조르고

시계 예쁘다면서 손도 은근히 터치해보고 

그렇게 꼬셨다

어느날

술마시고 장난으로 집가서 더 먹자고 했는데

그 말에 진짜로 아내 집에 갔고

거기서 분위기 묘해지고 내가 먼저 고백했다

웃으면서 나 너무 행복해 라고 하던 그 표정 진짜 녹아내릴 것 같더라.....

그러고 사귀었다

사귀기로 한 그날부터 동거했음

한참 동거하고는

열심히 설득해서 결혼했다


1. 이혼녀의 마음을 돌리기

아내는 젊었을 때 전남편 바람+주식으로 이혼하곤

결혼에 대해 좀 냉소적이었대

그래서 내가 청혼했을 때도 거절했었음

나한테 민폐 끼치는 것 같다고 싫다고 했음


그런데 오래 동거하면서

생활 전반에서 정말 잘 맞았고

무엇보다도

내가 강아지마냥

직진으로 자기한테 푹 빠져서 사랑해주는 게

너무 고맙고 행복했대, 그래서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대


사귀고 난 초기에는

내가 진짜 예뻐요, 사랑해요 라고 하면

그런 말 하지 마, 많이 하면 무게감이 없어ㅋㅋ

이런 식으로 말하던 사람이었거든

근데

조금씩 조금씩

내가 사랑한다고 하면 

웃으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자기도 사랑한다고 해 주기도 하더라


백화점에서 데이트하는데, 

옆모습이 진짜 말도 안 되게 예쁘길래

너 옆모습 진짜 예쁘다 사랑해 라고 했는데

뭐야~~~ 하더니

한 10분있다가 빨리 집에 가자고 하더라 

넘 설레서 백화점에 집중이 안된다고

얼굴 발그레해져서 말하는데 진짜 여신이었음..귀여움


마음이 열려가는 게 보였음


얼마 전에는

일하는데 뜬금없이 아내가

사랑해 하고 톡을 보내더라

나도 사랑한다고 보내니깐

하루 종일 니 생각밖에 안 나

라고 하더라

우리 20대 같다면서 막 웃었음 나중에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


결혼에 한 번 실패한 사람이

조금씩 변하면서, 날 동반자로 인정하고 믿어주고

소녀처럼 설레하면서 다시 행복할 준비를 하는 게

감동적이었고, 다시는 잊을 수 없을 순간들이었어


그렇게 결혼을 했음


2. 결혼 생활

결혼 결심했을 때, 주변에서

사귈땐 좋지~~ 결혼해봐라 이게 힘들고 저게 힘들고~~

다 그저그런 사이로 수렴해서 살게 된다~~

이런 얘기 많이 들었음


글쎄 난 결혼이 훨씬 좋아

택배 오면 같이 앉아서 뜯어보고

주말 아침에 맥모닝 먹으러 씻지도 않고 나가고

밤에 같이 누워서 하루동안 있었던 일 얘기하고..

이런 사소한 일상들이

동거할 때도 하던 거지만

결혼했기 때문에 더 행복하게 느껴짐

이제 가족이고 평생의 동반자니깐

법적으로도 함께여야만 하는 사람이라 

딱 안정감있는 포근함이 있어

사귈 때보다 훨씬 좋아



3. 의무방어전???

남들은 뭐 결혼하고 나면

가족끼리는 야한 거 하는거 아니라느니

의무방어전이라느니

그러더라고.. 그런 유부남 밈이 생겼더라고

나로선 이해가 잘 안 감


내 아내가 진짜 여신이거든

이렇게 예쁜 아내랑 스킨쉽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오히려 많이 시도하는 게 권장된다?

그게 왜 의무방어전이야? 포상이지...

동거 땐 "나랑 OO하려고 만나?" 이런 얘기 나올까봐

나름 좀 참기도 하고 그랬는데

결혼하고는 조금이라도 예뻐보일 때마다 막 들이댔음

첨엔 뭐야~~ 그만좀 해 오늘 이미 했잖아ㅋㅋㅋ 이러면서도 엄청 좋아하더라

근데 갈수록 좀 힘들어 보임....

은연중에

너한테 에너지 다 빨려서 힘이 없다느니

하기도 하고 그래

정작 나는 불붙었는데...

여튼 의무방어전?? 이런 말에는 절대 공감이 안 감


여튼 내 결혼해서 사는 얘기를 써 봤음

아내가 방금 읽어봤는데

왜 이렇게 대충 썼냐 그러네ㅋㅋ 왤케 순한맛이냐고 스토리가 얼마나 많은데 라며


뭐..

300페이지 책으로 써도 다 못 담을 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 아니겠어?

다들 행복한 스토리 한아름 담고 회상하면서 또 행복해지고 그렇게 사는 거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