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화: https://arca.live/b/lovelove/96018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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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누나와 나를 실은 스쿠터는 내 집에 도착했다. 


"이야~ 여기 정말 오랜만이네-"

누나가 반갑다는듯 말했다.


솔직히, 나는 아직까지 저 사람이 다예누나인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저 사람이 다예누나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른사람이 다예누나를 흉내내고 있다는것이 되는데, 다른 사람이 다예누나를 흉내낸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똑같게 흉내를 낼 수도 없을것이고, 또 그렇게 흉내를 낼 이유나 명분조차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 사람은, 아니, 저 '것' 은...


"뭘 그렇게 생각하고있어?"

다예누나가 갑자기 내 눈앞에 바로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와악--!!!!"

내가 깜짝 놀라자, 누나는 웃기다는듯 쿡쿡 웃으며 말했다.


"하여간~ 전부터 잘 놀랐다니까."


'진짜 누난가...?'

여러모로 머리만 복잡해지는것 같아, 일단 저 '누나 로 추정되는 무언가' 를 빨리 집으로 들여 이야기를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본인이 설명을 해주겠다고 했으니, 내 입장에서는 굳이 이 자리를 피하거나 골아프게 생각을 할 필요도 없는것이였다. 


집 안에서 펼져질 이야기에서 합당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기를  바라며, 혁은 누나(?) 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변한게 하나도 없네~ 너무 신기한데?"

누나가 신기한 듯 말했다. '10년 전 모습으로 갑자기 불쑥 다시 나타난 누나가 더 신기해'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나는 내 집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누나에게 말했다.


"누나, 그래서말이야..."

신기하듯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누나가  갑자기 몸을 뚝, 하고 멈췄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누나는 멈춘 그 자리에서, 고개만 슥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왜 이제야 나타났냐고?"

누나의 밝아보이던 표정이 어느덧 우수에 찬 듯한 눈빛으로 변해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으, 응... 난 솔직히 누나가 이런 때에, 이런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그래서 나는 궁금해. 누나가 왜 지금 나타났는지, 이제야 나타났는지. 또 왜 모습은 10년전 모습 그대로인건지..."


누나는 거실 바닥에 그대로 털썩, 앉았다.


"지금 내가 하는 말, 모두 사실이라고 믿어줄 수 있어?"


"하하...당연하지."

난 괜시리 웃으며 말했다. 속으로는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누나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깊게 후- 하며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게 있잖아... 일단 말하자면, 나는 지금 완전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속으로 '뭐?' 라는 말이 튀어나왔지만, 누나가 정말로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아 그저 누나를 응시하며 누나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었다.


"너... 태봉이라고, 알아?"


"당연하지. 전설속에 나오는 요괴잖아. 자신을 모시는 가문에는 언젠가 꼭 은혜를 보답한다는."


"그래. 그렇게들 알고있지. 나도 그렇게 알았고

... 그런데 혁아, 있잖아, 태봉이 꼭 전설속에만 있는건 아니더라."


"그렇다는건...?"


누나는 지금까지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누나의 말에 따르면, 누나는 학교가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산 속에서 놀다가 그만 친구들과 떨어졌다고 한다. 열심히 친구들을 찾으려 했지만, 친구들은 결국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길을 잃었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해가 지자 추운 기온과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누나는 추위에 벌벌떨다가 그만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깼더니, 생판 처음 보는 장소에 있었고, 그 장소에서 누나는  태봉을 보았다고 한다.


" 태봉은 '너는 원래 죽어야 할 운명이였으나, 너의 선대(先代) 들이 자신을 극진히 모셔왔으며,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여기에 불렀다' 며 자신이 내 몸의 일부를 취하는 대신 소원을 하나 이루어 주겠다고 했어. 난 고민 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 너무 갑작스러웠으니까 말이야. 아무튼, 고민끝에 난 소원을 말했고, 태봉은 '알겠다' 며 나를 갑자기 밀어버렸어. 그러자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니, 산 입구에서 다시 깨어났고, 길을 따라 가다가 혁이 너를 만나게 된거야. 아까 내 몸이 왜 그대로인지, 왜 지금 나타났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아마 내가 이 몸으로 정신을 잃은 뒤, 태봉을 만났으니 깨어났을때도 그대로인거겠고, 시간이 10년이나 흐른것도 태봉과 만날 동안 현실에서는 10년이 흐른거지. 그건 미리 태봉이 내게 말했어. 여기 있는동안 현실세계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고. 그러니 고민 빨리 하라고..."


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 못믿겠어?"

누나가 불안한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 솔직히 말해서 믿기 힘든 내용인건 맞지만, 누나가 한 말을 들으니 누나가 그런 모습인것도 납득이 가고, 또 내가 믿을 수 있다고 했으니까, 믿을 수 있어."


누나는 한시름 놓은듯, 안도의 한숨처럼 보이는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누나, 궁금한게 좀 있는데 말이야..."


"응, 말해봐."


 "대체 소원을 뭘로 빌었길래 다시 깨어나자마자 내 집으로 오려했어?"


"어...어?"

갑자기 내 말을 끝내자마자 누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까전의 안도하던 모습과는 딴판처럼 보였다.


"...그건 말 못해."

누나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나는 누나가 다시 심각해 지는 줄 알고 잠시 걱정했으나, 누나의 달아오르는 얼굴을 보고는 그런쪽은 아니구나, 하며 걱정을 놓았다. 오히려 예전처럼 놀리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누나가 부끄러운듯 얼굴이 달아오른 지금, 장난치기 딱 좋은 기회다.


"설마 나에 대한 소원을 말했다거나~"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놀려도 말 못해!!"

누나는 완전히 내 시선을 피해버렸다. 누나의 얼굴은 더 달아올라 토마토처럼 완전히 빨갛게 되었다. 나는 더 신이 나 말했다.


"어어? 사실인것같은데~ 찔려?"


"그래!!!!  평생 너 곁에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왜!!! 이제 속 후련하냐!!!"


".....뭐, 뭐?"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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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편정도 나오지 싶었는데,  더 길어졌네 아오ㅋㅋ

 오탈자 및 어색한 부분 있으면 댓글로 말해줘.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