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초등학교에서 막 중학교로 진학했을때임

난 초등학교때 키 .작고 뚱뚱한데다 목소리도 작고 소심해서 6년 내내 따돌림 비슷한걸 당했었음

안그래도 소심한 성격인데 학교에서도 계속되는 따돌림과 날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공황까지 오면서 중학교를 향한 막연한 걱정만이 커지고 있었음


그리고 중학교로 진학한 첫날, 청소 구역을 정하면서 그 친구와 처음 만났음

걔는 정말 굉장히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이어서 청소 도중에 잡담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됐음

그리고 그러던 중 어느날 내가 반에서 책상에 머리를 대고 자고 있었는데 약간 포근한 느낌이 들었음

일어나서 내 몸을 보니까 걔 외투를 입고있더라

자는데 추울 것 같아서 덮어줬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렸음


그렇게 내 마음을 어느정도 자각하고 나서 한동안은 그냥 한없이 행복하기만 했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옥같았던 학교가 이렇게까지 좋아질거란건 이전의 나로썬 상상이 불가능한 일이었어서 더 행복하기만 했었던 것 같음


그리고 시간이 또 어느정도 지나고 여름방학이 다가왔음

아마 그때부터가 짝사랑에 지쳐 힘들어지는 타이밍이었던 것 같음

짝사랑을 하면 그 대상은 한없이 높아보이고 자기 자신은 낮아진다는데 나는 실제로 타인에게 낮춰진적이 있어서 그게 더 심했음

하지만 처음으로 내게 호의를 베풀어주고, 사랑한다는것이 무엇인지 알게해준 그 아이의 존재 하나만으로 그 당시의 날 바꿀 의지는 충분했음

그렇게 난 여름방학 내내 꾸준히 노력해서 158/80 난쟁이 똥자루에서 170/60이라는 꽤나 큰 변화를 만들어냈음

뭐 객관적으로 좋은 비율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당시엔 내 노력에 걀과까지 나와주니 자신감도 생기고 조금은 사람들을 대하는것도 편해진걸 느꼈음.


그리고 대망의 개학날

나는 바로 그 아이한테 가서 학교 끝나고 잠깐 시간 되냐며 고백각을 잡기 시작함

마침 그날이 우리를 처음 만나게 해준 반청소가 있는 날이라 청소를 끝마치고 하교하는 그 시간에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음

그렇게 시간은 점점 흘러 어느새 둘만 남은 하교길

내 심장은 미친듯이 뛰기 시작함

오죽하면 옆에 있던 그 친구까지 눈치챌 정도로

그래도 어떻게든 내 마음을 억누르고 또 억누르며 계속 앞만보고 길을 걸었음

어느새 그 친구의 집 앞까지 다 왔고 나는 결국 입안에 숨갸둔 말들을 막지 못하고 내보낸 한마디

"좋아해"


그 뒤 꽤 길었던 공백을 끊고 나온 대답




"좋아...".


나는 그렇게 내 첫 연애를 첫사랑과 하게됐음

그 이후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기만 했음

그렇지만 언제나 행복한 순간이 지나가면 시련이 찾아오는듯 우리의 관계도 갈라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함

이 글 시작에도 말했던 것처럼 난 초등학교 시절 따돌림을 당했었어서 사교성 자체가 많이 떨어져있었음

당연히 눈치도 없고 그래서 그 친구가 보내는 시그널을 몇개씩 놓쳤던 것 같음

그런 순간순간이 쌓이면서 그 친구는 방학과 맞춰 서서히 잠수를 타기 시작했음

그렇지만 진짜 아무런 눈치도 없던 나는 알림이 지꾸 씹힌다는 그 친구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음

니만 놓으면 끝날 연애를 그렇게 지속하던 중, 그 친구의 생일이 찾아옴

만나서 선물을 직접 전해줄지 고민하던 나는 소심함을 아직 다 못버리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평소에 그 친구가 규ㅣ엽다고 하던 토끼 인형을 하나 사주기로 함

그렇게 생일 당일 12시에 딱 맞춰서 선물을 보냈고 내 선물은 1주일동안 씹혀 결국 배송지 미설정으로 반품 당함

그리고 드디어 나도 이 연애를 놓아야갰다고 결심하고 "혹시 내가 뭐 잘못했어?" 라고 뮨자를 보냄

그제서야 그 친구는 내 메세지를 읽고 잠시동안 긴 공백이 계속됐음

그리고 그 공백을 끊어내고 내가 본것은 장문의 메세지였음

대충 요약하자면 그 친구는 날 고백할때부터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사귀는 도중에도 한번도 이성으로 보인적이 없다는 내용이었음

아무리 메세지 내용이 길어도 난 그 한 문장만이 계속 눈에 아른거렸음

"이성으로 보인적이 없다"

난 그동안 무슨 바보같은 짓을 한거지? 싶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자기가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는 그 친구를, 날 사람답게 살게해준 그 친구를 미워할 수 없었음

그렇게 달콤했던 내 첫사랑은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떠나갔음

아직도 가끔씩 그 친구가 생각남 잘 지내려나 모르갰네





괜히 새벽에 챈 둘러보다 새벽감성에 젖어서 휘갈긴거라 가독성 이해 좀...장문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