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움에 저 분홍빛의 여린 제자를 끌어안노라면, 어째서 오공이 천도를 탐내어 먹었는지가 이해가 되겠지.
허리를 둘러싼 앙증맞은 팔을 비롯해 보드라운 머리칼 사이에서 베어나오는 복숭아향의 샴푸냄새가 침을 고이게 만들고, 이 과실을 먹고싶다는 그런 위험한 발상을 떠올리고 있노라면,
제자가 파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올려 뽀얀 솜털만큼이나 가지런한 치아를 보이며 베시시 웃는다.
오공이 먹었던 천도는 저 말랑한 입술처럼 보드랍고 배덕감이라는 과즙이 흐르며 시커먼 사랑만큼이나 달달했겠지.
과연.
이것은 분명 잘 익은 과실임이 틀림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