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동생은 남중 남고 트리를 탄 모쏠아다임

다행히 공대에 가는건 겨우 면하고 인서울 턱걸이로 들어감


당시 난 취직해서 동생쉑 굶고 다니지 말라고 용돈 두둑하게 챙겨주고 그랬는데


얘가 시발.. 모지리라 그렇지 성격은 착해서 굶고 다니는 친구들 있으면 밥먹인다고 정작 본인이 부족하게 사는게 아니겠음?


솔직히 가만 보면 찐따 같아서 등쳐먹히는게 아닌가 싶기도하고...


호구 잡혔나 걱정되서 대학 친구들 얼굴 좀 볼겸 밥먹이게 오라고 했음.



근데 데려온 애가


여자애 둘이더라



아무리 봐도 동생놈이 눈치를 보는게 동생 짝녀하고 짝녀랑 같이 온 여자애 였음.



그러니까 이 시발 동생 새끼는 인생 처음으로 연애 비슷한거 해보겠다고 용돈을 막 쓰고 다닌거였고


난 그걸 호구 잡혀서 등쳐먹히는게 아닌가 걱정했던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진짜...



근데 뭐 남중 남고 트리타느라 여자애 손 한번 못 잡아 본 남자애 새끼가 어쩔수 있냐.



꽃뱀 물린것만 아니면 됐지 라는 마인드로 걍 애기들 밥먹이러 대학가 근처 비싼 초밥집 감



비싼 초밥집이라 그런지 테이블이 일자로 길게 되어 있고 테이블 너머 안쪽은 주방으로 되어 있더라.



딱 보고


나-남동생-동생 짝녀


일케 앉게 하면 되겠다 싶었음.


바로 내가 좌측 쯤에 앉고 동생을 내 오른쪽인 가운데에 앉힘.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동생-동생 짝녀-짝녀 친구


일케 앉겠지? 이럼.




근데


생각치도 못했는데


동생 짝녀가 갑자기 내 옆 자리로 옴.


대학 선배한테 얼차려 받고

군대에서 개쳐맞고

직장에서 쿠사리 먹으면서 길렀던 내 눈치력으로 판단해봤는데



동생 짝녀는 정작 짝사랑하는 동생의 마음과는 다르게 동생 새끼를 부담스러워하는거 같았음.



그러면서 따라온거 보면 대학 생활 힘들고 배고픈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주 마음이 없지 않나 싶기도한데 거기 까진 아직 모르겠고.


일단은 친구이긴한데 썸 까지도 아닌 그런 사이 같아 보였음.



자연스럽게 동생 짝녀인 친구도 짝녀 따라 자리 앉으니까.


짝녀 친구-남동생 짝녀-나-남동생


일케 배치가 됨.



이건 시발 망했네 바로 이 생각 부터 들었음



그때 빠르게 머리를 굴려 봤는데


일 있다고 카드만 맡기고 가게에서 나오기


혹은 이유 가져다 대면서 동생이랑 자리 교체하기


대충 답이 두가지 보였는데



애가 부담스러워하는데 너무 티날 정도로 붙여주면 좀 그럴거 같아서 걍 자리에 앉음.


솔직히 비싼 초밥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동생 새끼 편이긴해도 싫어하는 애를 억지로 붙여둘수도 없잖아 ㅇㅇ..



당연하겠지만 동생쉑 존나 처량한 표정 짓고 있더라.



아무튼 자리 배치가 그 지랄 나니까


동생과 동생 친구들 밥 먹이는 자리에서 동생새끼 혼자 소외 되버림.


애기들도 물주인 내 눈치 보면서 말 걸어주는데. 동생 놈이 멀리 떨어지는 바람에...씁


아무튼 나이 차이만 일곱, 여덟살 나니까 걍 조카 대하듯이 허허허허 ㅇㅈㄹ 하면서 맞장구만 쳐줌



대충 그때 대화가


저 이렇게 비싼 초밥집은 첨 와봐요/저두요

ㅇㅇ 나도 첨 와봐. 많이 머겅


대학교 공부 어려워요

등록금 2 배 이벤트 뛰기 싫으면 열심히 하렴.


헉 디게 맛있어요

매운탕은 없나..중얼중얼(근데 이 말 듣고 셰프가 생선 뼈로 우린 스프? 같은걸 주긴 했음. 얼큰하진 않고 부드럽더라)



누가 봐도 1도 감흥 없이 맞장구만 쳐주는데 오히려 이게 편했는지 애들이 점점 말을 많이 함.


동생은 그냥 입 다물고 초밥만 먹었고.



여튼 그러다 별의 별 이야기 까지 다 듣게 됐는데



알고보니 동생 짝녀 사는 집이 내가 일한다고 살고 있던 자취방 근처더라


어! 아저씨도 거기 살아! 땡땡 마트 근처

와! 진짜 가깝네요!



그러다


주말에 동생 새끼 내 자취방에 재우고

동생 짝녀애랑 같이 만날 각 잡아주면 되겠다 싶더라



그리고 밥 다 먹고 집에 일 있으면 땡땡이(동생 이름) 전화 알지? 얘 한테 전화해서 아저씨 불러.


도둑은 아저씨도 무서우니까 그땐 아저씨 부르지 말고 경찰 부르고.


지금 생각해보면 대화가 걍 아저씨 그 자체 였는데 잘 웃어주는게 애기들이긴 했던거 같음.



아무튼 그러더니 


알겠데



진짜로 부를일은 없겠지만 뭐라도 동생하고 연락할 건덕지를 만들어줬음.


(하 시발 동생 새끼는 고마움을 알아야됨.)



뭐, 정말로 전화를 건다해도 내 전번을 준것도 아니고

또 경찰이나 소방관도 아닌 그냥 아저씨가 필요한 일이라면 동생 선에서도 해결 될일이니까 동생 놈도 생각 있으면 지가 알아서 해결 보겠지 싶었음.



근데


며칠 안 있다가 주말에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옴


시발 시발 회사는 아니겠지 이러면서 전화 받았는데



그 여자애더라



아니 시발 왜...진짜 전화를 하냐고



물어보니까 형광등을 갈아야하는데 키가 안 닿는다는거임


의자 가져와도 키가 안 닿는데 까치발 하기에는 무섭다나...



그래서 땡땡이는 뭐래?


걍 전화번호 주던데요


이럼



시발...내가 볼땐 연애 못하는 놈들은 다 이유가 있음


각을 못봐 이 새끼들은


들어갈때랑 나올때랑 피해야할때를 구분 못함


내 동생이 만년 플딱인건 이유가 있었음


멀어도 마음이 있으면 택시 라도 타고 바로 달려왔어야하는데 이걸 그냥 전화번호를 쳐 주고 있었음



아무튼, 에어컨 틀고 배 벅벅 긁으면서 겜 하려고 했는데 뜬금없이 남의 집 형광들 갈아주러 감.


집도 가까워서 난닝구에 반바지 차림으로 갈까 했는데 그래도 친구의 형이나 어쩌면 남자 친구의 형 까지 될 수는 있는 사이라. 남의 집 가는데 문제 없을 정도로만 차려 입고감.


일케 말하니까 이상한거 같긴한데 걍 검정색 트레이닝 복이었음.



대충 전화로 듣고 5분 정도 걸으니까


동생 짝녀가 마중 나와 있더라



형광등 대충 가는데


두꺼비 내릴까요?


걍 냅둬


(상남자 특. 걍 형광등 갈음.)


가는데 의자 가져와서 올라타고 형광등 빼고 끼우고


1분 걸렸나.


그리고 집 갈려는데


고맙다고 과일이라도 먹고 가래


참고로 사과, 포도, 배 같은 열매는 싫어하고 오렌지나 귤 먹으면 속 쓰리고 해서 걍 안 먹고 나올려고하는데


걔네 어머니가 수박 썰어 오시더라


아 시발 수박은 못 참지 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바깥 사람이 없어서 형광들 갈기가 힘들었는데 고마웠다고 하더라


그제서야 집 안 대충 보는데


남자 물건이 없긴 했음.


형광등 갈기 힘들다고 부를만하네 싶다가도


갑자기 숙연해져서 걍 잠자코 고개 끄덕거림.


그리고 수박 몇 조각 다 먹고


또 썰어 오시려고 하길래 만류 하고 나옴



"아저씨 간다~ 다음에 일 있으면 땡땡이 불러 걔 할 짓 없어"




그리고 집 들어가자마자 바로 전화해서 동생 갈궜다



닌 시발 이정도 노력도 안 할거면 연애 할 생각 말라고.



알겠다더래


아마 마음 있었던거 내 착각이 아니라 맞는거 같았음.




근데


이후로도 동생 짝녀인 여자애랑은 집이 가까워서 그런가.

주변에 남자 어른이 없어서 그런가 자주 만났음(걍 진짜 얼굴 마주쳤다는 이야기임)



심지어 이것도 좀 친해지니까


나중에는 아침에서는 아저씨 저 버스 놓쳤어요 ㅠㅠ 이러면서 차 까지 얻어 타더라


얘가 인싸라 그런지 나같은 I 는 어 그려 하고 태워줌


당시 회사 출근 시간이 좀 넉넉한것도 있었고. 얘가 아침 수업을 디게 이르게 받는 편이라 가끔 차 태워주는게 가능 했음. 조금 돌아서 가야하긴 했지만 회사 가는 길에 대학교 있는것도 있었고.


그리고 난 얘 가는 버스 정류장이나 시간대 기억해놓고. 몰래 동생한테 알려줌.


흡사 시라노 연애 조작단 아닌가 싶을 정도.



그렇게 시간 지나서 동생은 대학 1학년 마치고 2월에 입대함.


당연하겠지만 눈치도 없고 각도 못 보고 여자 앞에서 얼어버리기 까지 하는 동생 새끼는 고백 한번 못해보고 군대 갔음.


썸이라도 갔으면 다행일듯




병신



그리고 동생 짝녀는 동생한테 마음이 아예 없었는건지 동생 군대 가 있는 동안에도 면회는 일절 없었다더라.


사귀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면회 한번은 가는데...


이건 뭐 안봐도..


1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이러면 가능성 없겠다 싶었음.


어쩌면 기적이 닿아 인연이 될수도 있겠지만 그런 기적이 아무나 찾아오는것도 아니니 사실 뭐 뻔했음.




동생 짝녀랑은 그 이후로 데먼데먼 하게 지냈음


한달에 몇번 버스 놓쳤다고 우는 소리 내면서 전화하면 차 태워주면서 동생 이야기나 하고


창문틀도 한번 끼워준적 있고


가끔 뜸했다 싶으면 먼저 카톡이 오기도 했는데 단답으로만 보냈음



그러다 저녁 때인가.


일찍 퇴근해서 씻고 겜 하려고 하는데 저녁에는 전화 잘 안 하는 얘가 왠일인지 전화를 함.


진자 도둑 들었나? 이러면서 전화 받는데 얘가 술을 취했음



동생 친구인 애가 고주망태 됐는데 주변 소리 들어보니까


남자애들이 술을 먹이는거 같더라


좀 쎄해서 데리러 갔음


아니나 다를까 다른 남자애들이 술을 막 먹이고 있는게 맞았음



동생이 입대 하기전에는 동생이 꼴에 골키퍼 역할 비슷하게는 해서 남자애들이 접근할 일이 없었는데 입대 하고 나서 참견하는 애도 없고 하니까 술자리에 데려간거



대학 근처 술집은 나름 꿰고 있기도 해서 대충 들렀다가 취한 동생 짝녀 데려옴


애가 그래도 완전 인사불성으로 취한건 아니라 그런지 나 알아보고 따라 오더라


중간에 애들이 아저씨는 누군데 @@이 데려 가냐고 하니까


얘 삼촌.


이러고 혼나기 싫으면 술 못 마시는 애한테 술 억지로 맥이지 말라고 하고 나옴.



그리고 조수석에 안전벨트 채우고 걔 집에 직행함.


거리가 조금 있어서 그런지 중간에 의식 차리고


아저씨... 하고 조용히 부르더라


정신 차렸어? 술도 잘 못 마시는 애가 왜 술을 마셔


이후로 뭔가 웅얼거리긴 했는데 아직 정신이 덜 든건지 뭐라 말했는지는 모르겠음


술 깨라고 음료라도 사줄까 했는데




차마 차 시트에 쏟을까봐 사주지는 못하겠고 걍 바로 집에 직진함. 솔직히 동생 친구보단 내 차가 더 소중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얘 집에 다 왔는데


얘가 안 내려


잠이 들었나 해서 일어나렴~ 하는데


아저씨..이러면서 술에 취해 붉어진 얼굴로 나 보더라


술냄새 때문인지 왠지 분위기가 묘했음


그러더니


저..아저씨..좋아해요     라고 고백함.



......



내가 잘못 들은건가 싶었음



내가 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애가 목소리 크게


저도 아저씨 처럼 쌍검 좋아한다구요!!

이번에 엘나 상향 잘 되겠죠??? 이러고 큰 소리로 외침


시발 진짜 이번에는 근접 엘나 꼭 개선 가야한다. 가즈아아아아!!!


물론 여기 까지만 쓰면 마지막 부터 읽는 새끼들 있으니까 마저 씀


얘가 눈 질끈 감아서 대답 기다리는데


솔직히 사심 없이 평소 조카 대하듯이 대해서 여자로는 안보였음


내 취향은 찌찌 큰 누나 였는데 동생 짝녀는 그냥 귀염상이었기도 하고.


게다가 도리적으로 남동생 짝녀인데 내가 사귀는건 좋아 보이지도 않았으니까.


그래서 침착하게 말했음


난 그럴 마음도 없거니와 내 동생이 널 좋아하고 있는데 형으로서 어떻게 그 마음을 받아줄수가 있겠냐고.


그 말 듣더니 땡땡이가 좋아하는 애 저 아니에요..


거짓말마


이러니까. 진짜라고.


땡땡이가 좋아하는건 자기가 아니라 그때 초밥집에 같이 왔던 다른 여자애를 좋아하는거고.


자기는 걔 따라 같이 온거라 하더라.



하 시발


정작 눈치 없는건 동생이 아니라 나였던거임.


난 정작 엉뚱한 애를 연결해주려고 했던거고.



갑자기 민망해졌지만 그래도 여자애로 안봤던건 사실이고 반쯤 조카로 생각하고 있었다니까.


그럼 우선 썸 부터 시작하자고 하더라.






나머지 편은 2부로 다시 올리겠음.


아 썰 푸는것도 힘드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