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대표 사진 지정]


나도 책을 싫어하진 않아. 하지만 벚꽃이 피면 어쩔 수 없잖아?


일단 갖고 있는 책 다시 꽂고 나와봐. 응 이거 타면 돼. 자, 헬멧 쓰고. 던바튼 도서관에선... 서쪽이었던 것 같아.

난 이 때가 정말 좋더라. 그 많던 가게도, 사람도 점점 줄어들다가, 이내 큰 호수만 보이는 이 풍... 맞아. 좀 시골 같긴 하지? 곧 익숙한 풍경이 보일 거야. 거의 다 왔어.

저기, 도착했으니까 정신 좀 차려줄래? 이렇게 먼 줄 몰랐다고? 나도 가끔 오는 게 귀찮긴 해. 근데 얘가 꽃단장한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도 사라질걸? 우리 엄마가 심은 벚꽃나무. 언제봐도 정말 이쁘네. 자 가만히 있지 말고 너도 여기저기 만져봐. 그래.

그만 만지고 사진 찍게 여기 봐라. 오토바이 가져오라고? 세상에 벚꽃 배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찍는 애가 어딨냐?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벌써 날이 어둑어둑하네. 이제 집에 갈까?
혹시 몰라 물어보는 건데 오늘 재밌었어? 생각보다 재밌었지? 
너도 책 좀 그만 읽고 이렇게 바깥 구경 좀 하고 그래라. 꼭 내가 이렇게 데려오게 하지 말고.
나도 항상 도서관 오면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야, 그건 너가 항상 ...

... 됐네요. 헬멧이나 제대로 써. 뭐? 사진 하나 더 찍어달라고? 진짜 귀찮게 구네. 딱 한 장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