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겜이었음

한창 우울하고 방황할 때 하필 잡았던 겜이 이것

다른 겜이었으면 무지성 파밍, 스펙업만 하느라 바쁜데

전투가 좆망이라 그런가 던광에서 병신짓하는게 제일 재미있었다

듣기만 했던 무지성 뉴들박도 여러번 당해보고

좋은 사람 고인물 썩은물 안가리고 여러 사람 사귀며 어울렸음

좁은 게임 안에서도 사냥러 생활러 쌀먹 의장러 정병패거리 등등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 깨달았다


나답지 않게 다클라도 돌리면서 열심히 하고

그마, 승급 열심히 돌리며 길원들한테 뉴비 우쭈쭈당하는게 기분 좋앗슴....

나한테 과분한 사람들 만나면서 마비썰부터 인생썰까지 이야기로 밤을 지새기도 하고

힘든 일 있으면 상담 해주거나 받기도 하고

현생에서 못겪어보았던 인정, 관심 넘치는 느낌을 받으며

혼란했던 나날에 안정을 주었던 겜으로 추억하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병신인건 다름이 없어서

여러 실수도 저지르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도 하고

무엇보다 내 현생이 무너져가는게 보이더라

어릴 때는 정하지 않고 애매하게 살면서 위기를 모면했는데

커서 보니까 정하지 않는건 곧 행동하지 않는 것이더라고

그렇게 좋은 인연들한테 좋지 못한 추억만 남기면서

도망치듯 겜을 접은게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챈 광고를 보고 오랜만에 들어가봄

부끄러운 기억뿐인 게임이라, 허망한 기분으로 접속했는데

친하게 지내던 친구 한명이 알아주고 반겨주더라

말은 안했는데 좀 북받치는 기분이었음

부끄럽기만 한건 아니구나...나름 행복하게 게임했구나 하고

동시에 옛 실수로부터 도망치는게 맞는걸까? 생각이 들어서

상처줬던 사람한테 연락하고 사과하려 노력함

받아줬는지는 모르고 받아달라 할 수도 없지만


내 나름 감정을 정리하는 동안

옛 인연 만나서 근황도 물어보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기억도 떠올려보고

새 인연도 스치듯 만나며 어울리다가

이젠 미련을 지우려 떠나보내고 오는 길임.


챈 찾아서 반가웠고 챈 흥하길 바라고

너희들도 좋은 인연 만나며 즐거운 추억 쌓았으면 좋겠다.






물론 니들끼린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