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 내가 맥뎀이 2~300은 됐었나. 하여튼 누렙도 1만도 안 된 뉴비였어.


여기저기 구경한다고 타라 왕성 안에 놀러갔는데 룩이 꽤 좋았던 캐릭이 서 있더라고. 지금은 오래되어서 외형이 잘 기억 나지는 않지만 그때는 와, 잘 꾸몄다, 하고 감탄했지.


그래서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대뜸 친추시도를 했었어.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좀 뜬금없이 그러긴 했지만 그래도 순수한 마음으로 놀자고 그랬던 거거든.


왜 자기한테 말을 걸었냐. 그렇게 묻길래 나는 윗줄에 적은 이유처럼 얘기했지. 가까운 지인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식으로도 말했었고.


그런데 다짜고짜 욕부터 날아오는 거야. 진심으로 화났다는 듯이 얼탱이가 없다면서 모욕적인 말을 퍼붓더라고. 뭐랬더라. 하도 말을 우수수 쏟아내서 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지인이 뭔지는 알기는 하냐, 능지 꼬라지 봐라, 뭘 안다고 나한테 말 거냐 얼간아.' 등등. 지가 할 수 있는 욕은 저거 말고도 막 쓰더라.


나는 내가 순간 큰 죄를 지은줄 알았다? 일단 갑자기 말 걸었던 건 미안하다고 했지... 뭐하고 있는데 내가 방해한줄 알아가지고...


하지만 그냥 친추 좀 한 건데 그게 그렇게 잘못이냐고 했더니, 이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놈은 상종하면 안 된다고 인생이 피곤해진다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쓰레기인 것처럼 굴더라고.


더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그냥 그 자리를 떠났어. 그래도 그 인간이 메신저로 뭐라뭐라 지껄였지만 애써 무시하고 창을 껐지.


그리고 바로 꼬접하고 마비노기를 지웠어.


지금이야 뭐... 그때 속상했던 게 시들시들해질만큼 시간이 지났으니까... 연어처럼 복귀할만 해.


그렇지만 여전히 다른 유저들한테 말을 못 걸겠더라고. 왜 그런지는 굳이 언급 안 해도 짐작 갈 거라 생각해.


그나마 이제는 아오, 나쁜 ㄱㅅㄲ 하고 가벼운 짜증만 내는 기억이 되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엘나 세바 나왔어도 게임 할 생각 못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