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


꽃을 못 핀 식물의 한을 그대는 아는가. 


우리 뒤뜰에 매화나무 한 그루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은 매화나무.

동지 섣달을 추위에 떨다가 꽃을 포기한 매화나무. 


우리 집 나무가 피곤해 보인다.

추워서 그런 탓일까

밤새 운 탓일까.


꽃을 못 핀 식물의 한을 그대는 아는가.


광춘 


따뜻한 바람을 줄 것이니

우리 품에 들어오너라.


들어오고 나니


그대들의 들에는 찬바람만이 있으라

그의 뜻이었다. 


그날 라디오에서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날. 


그날 거리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날.  


그날 처음으로 우리의 들에

봄바람이 불었나니


그대도 소리쳐라

우리의 들에도 봄이 오리니.



절의가

낙목한천을 버텨낸 매화야

우리의 책무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立觀映川江

月光暳江水

風江邊打我

但江月光秀